안으로 깊어지기 위한 방법
청춘을 구성하고 있는 비율을 가만히 나열하자면 불안이라는 요소가 아마도 7할 즈음은 차지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가 가야하는 길이, 내가 있어야 하는 자리가,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맞는지에 대한 끝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대며 그 질문의 가장 깊은 곳에는 불안이 자그맣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오랜 시간 나를 들여다 본 끝에 발견한 적이 있었다. 타인의 삶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자그마한 액정을 들여다 보며 그들의 삶과 나의 삶 사이에 하얀 안개가 끼었다가 그친 적이 몇 번이고 있었다. 느린 속도로 살아가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닐까를 고민하며 새벽까지 잠 못이루던 그런 밤들이 엄마가 이따금 내쉬는 한숨과 버무러져 모래사장에 흩뿌려진 모래알만큼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유난히 천천히 흘러가는 고민의 밤, 7년 전 친구가 보내 온 편지를 꺼내 읽다 그 속에 담겨있는 불안의 무게와 오늘의 내가 마주하고 있는 그 것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알아차리곤 그제서야 나는 웃어버리고 말았다. 불안이라는 것은 어쩌면 청춘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꿈이자, 안으로 넓어져가는 시간이며, 끊임없는 고민의 흔적이었으니까.
불안이 없다면 그 것은 청춘이라 부를 수 없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흔들려본 사람은, 깊은 불안을 겪고 온 사람은 조금 다른 눈을 가지고 있다. 나는 당신이 그 지독한 불안을 겪어내고 비로소 세상으로 나온 사람이길 바란다.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불안이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님을 그래서 그 불안조차 감사로 바라볼 수 있길
그 불안이 언젠가 누군가의 걸음에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작은 희망이 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