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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Jun 23. 2020

61화. 집중하지 못한 이유 2

리분동지의 신혼(그림) 일기

 코로나 핑계를 대고 싶지만 사실 요즘의 게으른 상태는 분명 스스로의 마음 가짐 때문일 것입니다.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라는 이유로 꾸역꾸역 외면하고 있었던 마음이 요즘은 부쩍 자주 소리를 지르곤 합니다. 분명 쉽지 않은 삶이었던 호주에서는 어떻게 4년이라는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걸까요? 그 시절의 저는 분명 가진 것 없이 세상을 유랑하던 부랑자의 모습이었는데 말입니다. 일과 시간이 끝나면 호주인들의 사무실 청소를 하면서 그들의 삶을 부러워하고 많은 돈을 벌어 호주를 떠나는 이들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만 그곳에서는 돈보다 더 값지고 어려운 현실을 견딜 수 있었던 보석 같은 순간들이 매일 저를 위로해주었기에 버틸 수 있었던 것이었으리라 이제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쩌면 어렵게 돌아온 서울에선 그 위로의 순간이 오래 부재되어온 것은 아니었을까요. 

















 어렵게 마음을 다잡을 때마다 회사는 조직 개편과 해고를 이어갔고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동료들이 권고사직을 받아 떠났습니다. 갑작스레 떠난 이들의 일까지 맡아 해나가면서 자꾸만 의미와 보람, 동료도 없는 일에 의문을 품게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나만 유독 자주 흔들리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모습으로 살지만 매일을 인내하며 지내는 것인지 궁금할 때가 요즘은 참 많습니다. 어쨌든, 마음이 힘들 땐 몸을 매우 힘들게 해서 일찍 잠드는 방법이 아주 효과적입니다. 한 때는 달리기를 또 한 때는 복싱을 했지만 실내 운동이 제한되는 만큼 한동안은 한강으로 나가 달리는 일을 다시 시작해야 될 것만 같네요. 머릿속이 다시 깨끗하게 비워지는 그 경험을 위해서 말이죠. 







 아픔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하기에 달렸다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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