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경 추앙 ①

[평일의 의식의 흐름. 봄] #6

by 임재훈 N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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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에는 ‘꽃구경’이라는 명사와 ‘꽃구경하다’라는 동사가 등재되어 있다. 꽃을 구경하는 일은 특정 어휘로 언표해 두어야 할 만큼 특별한 활동인 걸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가령 인간의 기본 생활 양식인 ‘밥 먹기’와 ‘밥 먹다’, ‘옷 입기’와 ‘옷 입다’는 ‘밥먹기⋅밥먹다⋅옷입기⋅옷입다’ 형태의 명사화 또는 동사화의 편의를 누리지 못한다. 띄어쓰기를 대동한 채로만 올바른 표기로 인정받는다. 세 글자임에도 사실상 공백 포함 네 글자의 자리를 필요로 하는 낱말들이다. ‘꽃 (띄고) 구경’이 ‘꽃구경’으로 단축된 사례와 유사한 것이 ‘눈구경’이다. 명사만 있고 동사(‘눈구경하다’)는 없다. 꽃이나 눈과는 달리 비의 경우는 명사 ‘비구경’과 동사 ‘비구경하다’ 어느 쪽도 갖지 못했다. 눈은 명사적으로—가만히 제자리에서 바라볼 만한 것이기는 하나 굳이 동사적으로—직접 몸을 움직여 보러 갈 정도는 아니고, 비는 딱히 볼 것도 없다, 뭐 이런 논쟁적 뉘앙스를 자아낼 법도 하다. 어쨌거나 꽃을 구경하는 일은 언어적⋅문자적으로 상당히 은혜로운 행위라는 얘기. ‘숨쉬기’와 ‘숨쉬다’의 혜택을 입은 매 순간의 숨쉼처럼.






사진수필 『평일의 의식의 흐름』(2025)

- 글과 사진. 임재훈

- 저자 소개. 포트폴리오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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