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하다
2년 6개월의 학교생활이 거의 타의로 끝이 나고, 새로운 직장을 구해 취직했다. 실은 학교에서 일을 계속할 수 있다면 하고 싶었다. 그러나 졸업한 초등교원은 점차 늘어날 것이고 학령기 인구의 감소로 인해 제 아무리 시골 같은 곳이더라도 내가 갈 수 있는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력이 겨우 몇 년이라 10년 이상된 쟁쟁한 기간제 교사 선배님들과 겨뤘을 때 쨉도 안 되는 수준이다. 단순행정업무에 잡무가 넘쳐나는 이곳이지만 우리 시의 시민들을 위해 영어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고 마치 외국인 직장동료랑 일하는 것도 참 신선한 경험인 것 같다. 비록 처음에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크게 싸우긴 했지만 말이다. 비가 온 뒤 땅이 굳는다고 싸우고 나서는 잘 지내게 되었다.
#2. 글쓰기
우연히 브런치글쓰기 3기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고 몇 년 전부터 "글을 써야 되는데"를 끊임없이 외쳤던 나를 이렇게 의자에 앉아서 쓰게 만드는 이 수업 덕분에 좋은 습관을 형성하게 되었다. 맞다. 그리고 이 힘든것을 (?) 함께 헤쳐나가고 공유할 수 있는 동기들이 생겨 없던 힘도 생기는 것 같다. 아직도 글쓰기가 많이 부족하다. 그래도 아침 30분 동안 몇 줄이라도 쓰게 만드는 이 위력 덕분에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글쓰기로 내 삶이 더 풍요로워졌으면.
#3. 책 읽기
학교에서 일할 때는 수업준비만으로도 참 버거웠다. 게다가 교실에서 일어나는 자질구레한 사건사고(?) 덕분에 초보교사는 숨 쉴 틈이 없었다.(여자아이들의 냉전, 사소한 다툼 등) 준비된 교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더 노력하고 수업자료 수집, 지도법 연구를 위해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끊임없이 일했었다. 수업준비에 치여서 평소에 책 읽기는 거의 뒷전이었다.(방학 때 몰아서 읽었던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더 시간을 알뜰하게 쓰게 된 것 같다. 좀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밑줄 그은 부분을 베껴 쓰는 것이다. 품이 많이 들어가는 게 아닌데 좀 더 시간을 계획적으로 써서 오늘 읽은 책은 오늘 정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4. 체중감량
5kg 감량에 성공했다. 운동은 간간히 했지만 걷기 위주의 운동만 했었다. 9월 다이어트에 도입하게 되면서 러닝을 시도하게 되었고 지금은 홈트로 근력운동도 시작하게 되었다. 원칙은 간단하다 최대한 가공되지 않은 식품을 위주로 먹고 밀가루음식 특히 빵 같은 것은 아껴서 먹어야 된다는 사실(이 부분이 가장 지키기 어렵지만 의도적으로 노력한다). 그리고 활동량에 비례해서 탄수화물 섭취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많이 움직인 날에는 탄수화물 섭취를 해주면 되고 움직임이 없었던 날에는 최소한으로만 하는 게 핵심 포인트다. 요요를 막기 위해선 근력을 키우고 끊임없이 단련하여 내년엔 조금 더 감량에 성공해 보리라!
#5. 아들과의 관계계선
극으로 치닫고 있을 때쯤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숙생 같은 남편이었지만 올 하반기에 한가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짬을 내서 아빠가 공부도 가르쳐주고 게임도 같이해주고 아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들의 짜증도 나의 짜증도 중화가 되었던 것 같다.(그렇다 내가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저놈의 자식. 만날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는데 커서 뭐가 되려나 걱정이 엄습해 왔다. 공부도 안 하려 하고 만날 놀기만 좋아하고 책은 한 자도 보질 않으니.. 아 그나마 다행인 건 학습만화라도 보는 건가... 어째 초등 저학년 때보다 더 안 본다. 트랩 안에 꿀을 잔뜩 뿌려 유혹할 수 있는 무언가를 다시 찾아서 글 한자라도 볼 수 있도록 힘써봐야겠다. 나의 원대했던 책육아는 망한 것 같기도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난 분명히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6. 영어공부시작
영어를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그동안 손을 놓고 있던 부분이다. 올해부터 외국인들과 일하게 되면서 안 하고는 안되게 되었고, 매일 50분 정도 시간을 내서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말이 잘 안 나온다... 무의식적으로 나오다 보니 영어적으로 사고하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 한국어를 생각했다가 번역을 해서 말하는 게 젤 문제인 것 같다. 내가 하는 말들의 70% 이상이 Broken English 인 것 같은데 낮에 내가 어떤 말을 했더라를 떠올리면서 시간 나면 다시 내 문장을 수정해보곤 한다. 2026년까지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그날까지 꾸준히 해야지.
내년에도 올해 습관으로 만들어 놓았던 나의 루틴들을 계속 이어나가려고 한다.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좀 더 다정한 아내이자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 될 것 같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