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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그날

84. 행복해지기 20210813

by 지금은 Dec 06. 2024

드디어 노인 복지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받으려다 잠시 멈칫했습니다. 수강생들에게 카림바 악기를 나눠주면서 연습 후 결과를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연습했지만 아직은 서툴기에 잠시 미루고 있었습니다. 연주의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려달라고 재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수화기를 들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복지관입니다.”


여인의 목소리입니다. 음성으로 보아 목쉰 할머니임이 틀림없습니다.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낯 모르는 여인의 말에 잠시 침묵했습니다. 그녀는 봉사활동으로 복지관 이용 어르신께 안부 전화를 하는 거랍니다. 신분이 밝혀지자 자연스레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바깥 활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거라며 건강에 관해 물었습니다. 얼굴도 본 일이 없는 사람이 안부를 묻는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는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전화 통화도 거리 두기만큼이나 줄었습니다. 보지 않으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더니 틀린 말은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서로의 일상생활에 대해 말을 나누었습니다. 도서관을 찾아가서 책을 읽고 집에서는 짬짬이 글을 쓴다고 했습니다. 더 물어보기에 음악 감상을 하며 그럭저럭 지낸다고 말했습니다.


통화를 끝낸 후 다 읽지 못한 신문을 들었습니다. 제목이 ‘한정된 자원으로 행복해지는 법’입니다. 내용을 집약해 봅니다. 경제 소득은 일정액을 넘으면 행복과 무관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사랑과 우정이라는 보완재가 있어야 합니다. 보통은 소득이 늘면 행복도 증가하지만, 소득이 기준 이상을 넘기면 이것만으로는 지수가 높아지지 않습니다. 즉 한계 효용 체감 법칙과 연관이 있습니다. 재화나 서비스의 소비량이 증가할수록 만족도는 떨어집니다. 한 그릇의 밥을 예로 들어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 숟갈의 밥이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점차 그릇에 담긴 밥의 양이 줄어들수록 행복감은 떨어집니다. 위에 음식이 쌓일수록 만족도는 떨어집니다. 남겨야 해, 말아야 해, 나머지 몇 숟갈의 밥은 행복과는 무관하다고 느껴집니다. 이럴 경우 더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주위 사람들과 좋은 관계 유지가 필요합니다. 사랑과 우정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외로운 사람은 행복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소득만큼이나 사람과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양쪽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나라도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소득이 줄더라도 여가생활을 생각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한때 ‘저녁이 있는 삶’의 구호를 내걸고 퇴근을 독려한 일이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를 위해 근로 시간의 단축을 장려하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공부나 취미생활을 권장합니다. 


예전에는 먹고살기가 힘들었습니다. 가난하다 보니 돈이 곧 행복이라고 여겼던 때가 있습니다. 근면, 성실은 어느새 우리를 최빈국에서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시켰습니다. 의식주의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의 가치관도 달라졌습니다. 잘 산다는 의미도 행복의 의미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기본 소득과 사람 사이의 돈독한 관계의 유지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행복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행복의 기준은 자기만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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