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이 중독이 이런 걸까?

by 장뚜기


도박을 통해서 돈을 벌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TV나 매체를 통해서 접하게 되는 이야기들은 모두 도박을 통해 재산을 탕진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진짜 극소수의 사람이 아니라면 도박에서 돈을 번다는 것은 로또를 맞을 확률만큼 낮다.

(참고로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약 815만 분의 1이다.)


도박을 통해 돈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도박에 중독되고 끊지 못하는 것일까?

자신이 잃은 본전만큼이라도 돈을 되찾기 위해서 계속 돈을 빌려서 도박을 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나올 수 없는 나락으로 빠진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안전과 균형을 추구한다. 안전과 균형이 틀어질 경우 불안감을 느끼며 불안정 상태에 빠진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인간의 특성이 도박에 중독되도록 이끄는데 일조한다.

앞서 말했듯, 본전을 찾기 위해 계속 도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원래의 상태 (안전한 상태)로 돌아가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돈을 땄을 때 느끼는 큰 자극과 쾌감이 도박 중독의 원인이다.


이 주장에 조금 더 신뢰성을 더하기 위해서 책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에 나오는 림빅 시스템 맵을 근거로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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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빅 시스템은 뇌과학을 이용해 인간의 감정 시스템을 세 가지 자극, 균형, 지배로 나눈다.

앞서 설명한 인간이 안전함을 추구하는 성질을 가진다는 것은 균형 시스템에 의함이고 큰 자극과 쾌감에 의해서 도박을 계속한다는 것은 자극 시스템에 의함이다.


그 둘의 사이를 보면 환상과 향유가 있다.

도박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자신이 큰돈을 딸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도박에 임한다.

(이미 돈을 많이 잃은 사람이라면 본전을 찾겠다는 환상)


이러한 시스템과 구조로 그들은 도박에 빠져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




최근 나는 도박을 하지는 않았지만 도박 중독이 이런 것과 비슷하지 않겠나? 싶은 경험을 하고 있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극-지배-균형 순의 우선순위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한다.

이를 위의 맵에서 대입시킨다면 여행은 모험/스릴에 해당한다. 또한 새로운 것을 배움으로써 나의 능력을 높이고 더 완벽하고 재능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함은 지배 시스템에 해당된다.

또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자유다.


내가 무언가를 함에 있어서 제약이 많다면 항상 마음속에 불만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규율과 통제를 견디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에서 자율성과 자유로움을 충족시켜 줄 요소가 있다면 타협이 가능하다.

(규율/통제하면 군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본인은 군대에서 전혀 문제없이 만기 전역을 했고 휴가라는 보상을 통해서 자유를 만족시켰다.)


균형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무언가에 도전함에 있어 주저하며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나 또한 새로운 것을 접하고 도전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 불안감이 주는 묘한 긴장감과 설렘을 더 크게 느낀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두렵긴 하지만 설렘을 느낀다.



현재의 내 상황도 그렇다.

나는 두 갈래 길에 서 있다. 왼쪽은 안전함, 어느 정도 앞이 보이는 길, 오른쪽은 앞이 보이지 않는다. 당장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행복한 고민이다.

어느 길로 가고 싶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주저 없이 오른쪽을 선택할 것이다.

오른쪽은 당장 한 치 앞을 알 수도 없지만, 결국은 오른쪽 길로 들어서 최종 목적지에 이른다면 거기서 얻는 성취감과 성장은 왼쪽보다 훨씬 클 것이고, 길을 걷는 과정에서 행복함을 느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


그냥 내 촉이, 마음이 오른쪽을 가리킨다.

역시 나는 모험, 스릴을 즐기는 자극과 지배시스템이 우선순위에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주위의 누군가는 분명 굳이 왜 안전한 길을 나 두고 도박을 하냐, 모험을 하냐고 물을 것이다. 이런 선택을 결정했을 때, 느꼈다. 도전에 성공했을 때 느낄 성취감과 쾌락이 안전과 안정을 포기할 만큼 크다는 것을.


도박 중독에 걸린 사람들도 이렇게 느끼지 않을까?

그들도 불안감이 주는 묘한 설렘과 긴장감에 중독되었다.


도전과 모험에 성공했을 때는 훨씬 큰 수확이 있겠지만, 실패를 한다면?

실패를 해도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이 분명 있을 것이고, 실패를 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또다시 도전하면 된다. 실패의 쓴 맛을 원동력으로 더욱 독한 마음으로 다음 스텝을 준비해야지.


하지만 내 계획과 청사진에는 실패라는 항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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