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소재와 툴만 있으면 마케팅을 잘할 수 있다는 착각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어제의 매출을 확인한다.
왜 구매 건 수가 이렇게 밖에 안 나왔지?
왜 서비스 객단가가 이렇게 낮지?
내가 키워드 광고를 너무 적게 했나, 광고비를 더 쓸까, 인스타그램 광고를 더 할까.. 이런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책상에 앉아서 노트북을 열고, 내가 진행하고 있는 광고들을 점검한다.
노출이 잘 되고 있나?
광고 소재가 너무 뻔하지 않은가?
타깃 설정이 잘 되어 있는가?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지금 너무 오만한 것 같은데’
내가 진행하는 퍼포먼스 마케팅이 매출로 바로바로 이어지면 참 좋겠지만, 나는 물건을 파는 게 아니고 반려동물 장례식장 브랜드를 마케팅하는 사람이다.
디지털 광고 툴을 다룰 줄 안다고 해서, 내가 이 브랜드의 마케팅을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입사 후에 한 번이라도 장례식장에서 장례 과정을 세세히 본 적이 있었나.
현장에서 보호자분들과 직접 대면하며 장례를 지도하는 지도사 분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었나.
보호자 분들의 장례 후기를 모두 읽어보기는 했나.
우리 브랜드가 보호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존재인지에 대해, 피상적인 이미지만 알고 있는 건 아닌가.
내일은 현장에 가서 직접 세세히 관찰하고 느껴봐야겠다. 현장의 이야기와 공간의 온도를 느끼고 기록해야겠다.
광고 효율, 숫자 좀 잘 나왔다고 자만하지 말자.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브랜드가 보호자(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메시지는 더 넓고 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