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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낙서인간
Sep 09. 2021
명상을 시작해 봅시다
자, 이제 명상을 시작해 봅시다.
먼저, 조용한 곳에 방석을 놓고 편안한 자세로 앉습니다.
명상에 익숙한 분들은 시끄러운 소음조차 알아차림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꼭 조용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처음 명상을 시작할 때는 아무래도 조용한 곳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줍니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 편이 좋겠죠.
일반적으로 앉는 자세는 반가부좌를 추천합니다.
한쪽 발을 다른 쪽 무릎 위에 얹어 놓는 자세이지요.
이 자세가 불편한 분은 그냥 편한 자세로 앉으면 됩니다.
무릎을 꿇고 해도 되고 의자에 앉아서 해도 괜찮습니다.
가부좌가 안 되는 서양 사람들이 고안한 명상용 의자도 있다고 하는데,
굳이 마련할 필요는 없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할 때는 등을 기대지 않도록 합니다.
지나치게 편한 자세는 잠을 부르니까요.
정수리에 실이 달려있어 공중에서 잡아당긴다는 느낌으로 허리를 폅니다.
눈을 가볍게 감습니다.
졸릴 것 같으면 눈을 떠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눈꺼풀에 힘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눈뿐 아니라 몸의 모든 곳에서 불필요한 힘을 빼고 근육을 이완시킵니다.
팔은 무릎 위에 놓거나 두 손을 모아서 단전 앞에 놓습니다.
사찰에 있는 불상의 자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명상은 훈련인 동시에 휴식입니다.
최대한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심지어 누워서 해도 됩니다.
처음부터 오래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타이머를 5분에 맞춰 놓습니다.
시간은 차차 늘려나가면 됩니다.
명상을 처음 하면 시간이 정말 더디게
갑
니다.
십
분이 한 시간
같습
니다.
목이 뻐근하고 다리가 저리고 안면이 가렵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처음 할 것은 호흡의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숨을 내쉬고 들이쉴 때 호흡의 감각이 가장 생생하게 느껴지는 곳에 주의를 모읍니다.
복부(단전) 일 수도 있고 코 끝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숨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숨을 통제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숨 쉬는 것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숨이 코로 들어와 폐 속으로 깊숙이 퍼져나가고
잠시 멈췄다가 다시 몸
밖
으로 나가는 사이클을 계속 자각합니다.
마치 서핑 보드에 올라 밀려오는 숨의 파도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아마도 (틀림없이) 당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의 파도를 잃어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더 이상 숨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호흡에서 생각이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처음 주의를 모았던 신체부위(복부 혹은 코끝)로 되돌아옵니다.
아마 당신은 이렇게 주의를 잃었다가 다시 호흡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수없이 겪게 될 것입니다.
'나는 명상에 소질이 없나 보다'라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하려고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그저 매 순간, 호흡 하나하나를 알아차릴 뿐입니다.
이것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명상은 세수할 때 코
만지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쉽다는 것입니다.
잘하려고 하는 순간 명상은 고통스럽고 어려운 것이 됩니다.
지루해서 힘들거나 잡념이 너무 많이 들어서 가만히 앉아있기 어렵다면,
숨을 세어봅니다.
숨을 내쉴 때마다 하나, 둘, 셋, 넷...... 이런
식으로 30까지 셉니다.
중간에 숫자를 잊었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하나부터 세기 시작합니다.
이를 수식관(數息觀)이라고 합니다.
수식관의 목적은 숫자를 정확하게 세는 것이 아닙니다.
알아차림 속에 머무는 것입니다.
따라서 숫자를 몇까지 세었느냐는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아마 당신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당신의 말과 행동을 통제하거나 생각을 일으키는 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쏟았을 것입니다.
어떤 마음을 먹느냐, 어떤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결정된다고 믿고 있으니까요.
명상은 행동이 아니라 존재의 영역에 머무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하루 중 어느 때라도 잠시 동안 자신의 호흡을 자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자신
의 존재를 더욱 생생하게 자각할 수 있습니다.
신수정 作 San Francisco 종이에 과슈와 잉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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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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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신수정과 방송기자 조현진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씁니다. 둘이 함께 살고 놀러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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