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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낙서인간 Jun 11. 2022

'생각을 한다'는 착각

명상은 무엇인가. 

'관찰'입니다.


무엇을 관찰하는가.

마음과 몸을 관찰합니다.


몸과 마음을 관찰하면 무엇이 보이는가.

생각과 느낌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알게 됩니다. 


생각과 느낌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생각과 느낌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 일어납니다.


생각을 통제할 수 있나.

우리는 특정한 생각, 원하는 생각을 일으킬 수 없습니다. 해보면 압니다. 


우리는 수많은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은 그냥 일어나는 것이지 

내가 선택하는 것도 내가 일으키는 것도 아닙니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착각입니다. 

생각은 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것, 떠오르는 것입니다.


인간은 생각을 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한다.

아닙니다. 

행동을 하게 하는-심오하고 체계적인-내적 동기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명상을 해보면 대부분의 생각이 욕심, 분노, 어리석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행동과학자인 닉 채터 워릭경영대학원 교수는 말합니다.

"내면세계 같은 것은 없다. 

찰나적인 의식적 경험의 흐름은 광활한 생각의 바다 위로 반짝이는 수면이 아니라, 

그냥 그게 전부다. 

인간은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어떤 것에 영향을 받아서 행동한다기보다는 

-마치 즉흥 시인처럼- 스스로 계속해서 정체성을 만들고 끊임없이 즉흥적으로 행동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경험은 다시 행동과 마음에 영향을 끼친다."    


생각이 그렇다면 느낌도 그런가?

느낌과 감정그렇습니다. 

주어진 조건에 따라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번개가 치듯, 

느낌도 그렇게 일어납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감정을 원하는 대로 선택하거나 조정할 수 있습니까?


생각이 내 의지대로 하는 게 아니고 그에 따른 행동도 그렇다면 나는 무엇인가? 

주어진 조건에 반응하는 동물이나 식물과 무엇이 다른가?

조건에 관계없이 내 '의지'대로 생각을 낼 수는 없습니다. 

독립적인 의지란 것조차도 허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생각과 느낌이 언제 어떻게 왜 일어나는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생각과 느낌이 일어나는지를 알면, 

그것에 어떻게 반응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나 감정의 본질을 알게 되면 거기에 휩쓸리지 않게 됩니다. 

또 적절한 조건을 조성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생각과 느낌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생각이나 느낌이 떠오르는 '적절한 조건'은 어떻게 조성할 수 있나?

사람마다 다릅니다. 

자기가 어떤 조건과 상태에서 어떤 생각과 마음이 떠오르는지 관찰해 보고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려면 

어떤 조건과 상태에서 자기에게 그런 마음이 떠오르는지를 관찰해 보고 

그런 조건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과식을 하고 싶지 않다'면 

어떤 조건과 상태에서 자신에게 식욕이 강하게 떠오르는지를 관찰해 보고 

그런 상황과 조건에 처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분노와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감정과 욕구를 우선 자기 자신과 분리시켜 관찰해야 합니다.


다 헛소리 같은데?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자기가 직접 시도해 보고 결과를 체험하고 깨닫지 않는 한 

다 공허한 말일뿐입니다.


지금 바로 조용한 곳에 앉아 

자신의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일을 가만히 관찰해 봅시다. 

아무 판단이나 평가를 하지 말고.                    


신수정 作  Preikestolen Norway           Gouache and ink on pap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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