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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껀터: 박물관과 닌키에우 부두

(2021-11-20a) 배낭 하나 메고 또다시 동남아로

by 이재형

다음은 껀터 박물관으로서, 군사박물관에서 넓은 도로를 건너면 된다. 박물관 건물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큰 호찌민 동상이 서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전시실은 주로 베트남 전쟁에 관련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래서야 군사박물관과 차별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실망감이 들었는데, 이어지는 전시실에는 껀터 지역의 역사와 생활과 예술에 대한 전시물이 많았다.


껀터 지역은 오래전 인도와 크메르의 영향권 아래 있었다고 한다. 이후 북쪽의 베트남이 세력을 확장해 왔고, 화교들도 많이 이주해 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발달했고, 또 이들 문화가 서로 융합하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고 한다. 복식도 다양한데, 특히 여성들의 옷은 화려하기 짝이 없다.


더운데 계속 돌아다니니 지친다. 박물관 마당 한켠에 있는 카페에서 시원한 주스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오후 5시가 가까워지고 있어 닌키에우 부두를 향해 갔다. 모레 프놈펜으로 가야 하는데 교통편을 수배해야 한다. 베트남의 웬만한 도시에 가면 길을 가다 차이는 곳이 여행사인데, 여긴 관광지로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아 여행사가 잘 보이지 않는다. 겨우 한 곳을 찾아 프놈펜으로 가는 보트에 대해 물었더니 잘 모른다. 버스 요금과 시간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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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키에우 부두에 도착했다. 닌키에우 부도는 껀터의 중심지에 위치한 부두로서, 메콩강의 지류인 허우강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닌키에우 부두는 지역주민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지역으로서, 강변을 따라 산책로, 레스토랑, 카페, 야시장이 즐비하게 들어서있다. 이 부두는 과거에는 농산물과 과일을 주로 운송하던 역할을 하였으나, 지금은 관광객들을 위한 유람선을 위한 부두로 변모하였다.


밤의 닌키에우는 화려하다. 인터넷에서 본 닌키에우 부두의 모습은 환상적이었는데, 그런 경치는 찾을 수 없다. 그냥 강변의 공원 느낌이다. 강변 공원으로서의 닌키에우 부두는 최고이다. 아름다운 정원 조경이 마련되어 있고, 도중에는 큰 호찌민 동상도 서있다. 특히 해질 무렵 황혼에 붉게 물든 허우강의 모습은 환상적이다. 어두워지자 닌키에우 부두는 주민들과 관광객으로 넘친다.


껀터의 최고 명물은 까이랑 수상시장이다. 부두에는 까이랑 수상시장 투어를 판매하는 1인 여행사가 많다. 투어를 하려면 내일 새벽 5시 반까지는 와야 한다고 한다. 내일 투어를 하려고 하는데, 그 시간에 가능할지 모르겠다. 예약을 하려다가 혹시 내일 시간에 맞춰 나올 수 없을지 몰라 그만두고, 내일 직접 적당한 배에 승선하기로 하였다. 내친김에 프놈펜행 보트에 대해 물어보았다. 여기서 7킬로 정도 떨어진 껀터 부두에 가서 직접 표를 구입해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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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닌키에우의 명물은 허우강의 밤크루즈이다. 술과 음식을 즐기면서 크루즈를 타고 밤의 허우강을 즐기는 투어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미 메콩강 밤크루즈를 여러 번 타 보았다. 이전에 프놈펜과 비엔티안에서 메콩강 밤크루즈를 몇 번 타보았는데, 좋아 보이지만 별 것 없다. 닌키에우 부두를 산책하고, 야시장과 먹거리 시장을 둘러보고는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택시를 탈까 잠시 망설이다 걷기로 했다. 가다가 마트가 보이길래 내일 아침에 먹을 빵과 과자를 샀다. 그런데 걷다 보니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숙소를 검색하려고 보니 구글 지도에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호텔 이름도 기억나지 않아 구글지도에서 찾을 수도 없다. 다시 지도를 확대해서 잘 살펴보니 호텔의 위치를 알 수 있었고, 다행히 지금 걷고 있는 길은 어제 갔던 길과 평행하는 도로인 것 같다.


조금 걸으니 작은 강이 나오고, 사람들이 강가에서 옹기종기 둘러앉아 무슨 게임을 하고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들은 장기를 두고 있었다. 우리와 거의 같이 생긴 장기말과 장기판이다. 장기알은 붉은색의 한(漢)과 푸른색의 초(楚)는 우리와 똑같고, 장기판은 우리와 거의 같지만 중앙에 한 줄의 비무장지대가 있다. 바로 중국 장기이다. 이곳 사람들도 장기를 꽤 즐기는 모양이다. 다가가서 사진을 찍어도 괜찮냐고 물으니 좋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도 장기를 둘 줄 안다면서 말이 움직이는 방향을 손으로 표시하자 그들이 깜짝 놀란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세탁소에 가서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세탁물을 가져다주면 자신들이 세탁을 해준다고 한다. 이걸로 세탁 걱정도 덜었다. 내일 아침 일어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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