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티어 '인사이트 리포트' 1호 게재 원고
본 글은 지난 2020년 12월 제가 소속한 플래티어에서 발행한 '인사이트 리포트 1호'에 실린 원고 전문입니다. 리포트 형식으로 쓴 글이라 온라인에서 읽기엔 분량이 길지만, 어렵지는 않은 내용이니 가볍게 읽어주세요. 예쁘게 편집된 PDF버전은 아래 링크에서 다운받으시면 됩니다. ^^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구분하는 다양한 요인들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코 ‘검색’일 것이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닷컴경제의 시작과 함께 바야흐로 ‘검색’의 시대가 열린 이래, 검색은 정보의 바다인 온라인 세상을 탐험하고(explore), 다양한 정보들을 발견하며(discover), 원하는 정보를 콕 집어 내는(select) ‘필수 행위’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정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검색을 어려워하는 이들 또한 갈수록 늘고 있다. ‘검색’은 고객의 니즈(needs)가 집중되는 곳인 만큼 고객의 필요를 ‘최대한으로’ 충족시켜주기 위해 아직도 발전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이커머스 산업이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커머스에 특화된 ‘상품 검색’을 새롭게 화두로 등장시켰다.
‘상품 검색’은 고객이 지갑을 열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소구하는 강력한 설득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일반 검색이 제목(키워드), 설명 문구, 랜딩/관련 페이지 URL로 구성된다면, 상품 검색은 판매할 제품의 ‘이미지’, ‘제품 카테고리’, ‘가격’, ‘성능’, ‘판매처’, ‘리뷰’, 그리고 결제 시스템이 장착된 ‘구매 페이지 URL’ 등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다.
따라서 상품 검색에서는 정보의 ‘연관성(Relevance)’과 ‘신뢰성(Reliability)’이 중요해진다(강은정, 최용순 2020; 김민정, 한은경, 2018). 고객이 입력한 검색 키워드와 매칭되는 ‘추천’과, 추천된 정보를 ‘믿고 구매할 수 있는가’가 상품 검색의 고도화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일반 검색에서 정보의 ‘정확성(Accuracy)’과 ‘양(Quantity)’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해외시장은 일찍부터 ‘아마존’, ‘이베이’ 등을 중심으로 일반 검색과 대비되는 상품 검색 서비스가 독자적으로 발전해왔다. 반면, 국내에서는 그동안 포털의 일반 검색 위주로 발전해 온 덕분에 상품 검색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됐다.
국내에서 상품 검색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인 2019년 이후부터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포털들이 본격적으로 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면서 종합 쇼핑몰, 소셜커머스, 브랜드몰 등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들과의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이로 인해 시장이 거의 무한경쟁 구도로 가게 되자,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상품 검색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검색 고도화로 고객의 쇼핑 경험을 향상시켜 경쟁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본 고에서는 이러한 국내 상황을 고려하여 이커머스 산업에서 ‘검색’이 고객의 ‘구매 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추천’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 영역에서 추천 기능을 강조한 ‘검색의 고도화’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개괄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국내 검색의 발전사는 6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 인터넷 자율정책 기구에 따르면, 검색은 1) 정보 검색의 시대 (1945~1988년), 2) 웹 검색 탄생기 (1989~1996년), 3) 웹 검색 성장기 (1997~2001년), 4) 웹 검색 성숙기 (2002~2010년), 5) 모바일 검색 성장기 (2011~2014년), 6) 인공지능 도입기 (2015년 이후~)로 나뉜다(박세용, KISO, 2016).
이 중 검색이 가장 급속도로 발전한 시기는 1997~2010년까지의 약 10여 년 간이다. 구글이 등장한 1997년부터 2001년까지는 웹 검색 성장기로, 닷컴버블의 열풍과 함께 인터넷 환경이 폭발적으로 발전했던 시기였다. 인터넷은 ‘검색’과 동의어 수준으로 치환되었으며, 유저들은 엄청난 양의 정보들을 키워드만으로 찾아낼 수 있다는 것에 열광했다.
하지만 당시 검색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 것은 아니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는 다음, 라이코스, 엠파스, 네이버 등 검색엔진을 탑재한 포털들이 난무했으나, 검색의 퀄리티는 언급하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구글이라고 해서 다를 바는 없었지만, 국내 검색시장은 한국어 기반이라 자료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그 상태가 더 심각했다.
그러다가 2002년 10월, 네이버 ‘지식인(지식 IN)’이 출시되면서 국내 검색 시장은 전환기를 맞게 된다. ‘지식인’ 서비스는 유저들이 보유한 정보를 ‘묻고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검색=집단지성’이라는 패러다임을 구축하며 국내 검색 시장의 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렸다. 경쟁사에 비해 한참 밀리던 네이버가 오늘날 부동의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도 이 지식인 서비스가 결정타였다.
2010년대 들어서는 모바일의 성장과 함께 검색의 ‘질(Quality)’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정보의 '취사선택(Select)’이 중요해진 것이다. ‘추천’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것도 이 때부터다. 2012년 등장한 ‘펭귄’(penguin)은 검색 알고리즘의 패널티 로직을 고도화하여 수많은 검색 정보에서 부자연스럽거나 필요없는 콘텐츠를 제외하고 보여주기 시작했고, 뒤이어 등장한 ‘피존’(Pigeon, 2014)은 유저의 ‘위치’까지 고려한 검색결과의 연결을 시도했다. 그리고 2015년 등장한 ‘랭크브레인’(Rankbrain)은 검색 결과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머신러닝이 처음으로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박세용, KISO, 2016).
2018 이후 검색의 패러다임은 일반 검색에서 ‘상품 검색’으로 넘어간다. 네이버는 2018년 전국을 뒤흔든 ‘드루킹 사태’ 이후 ‘쇼핑 서비스’를 강화했고, 비슷한 시기 구글도 ‘구글 쇼핑’을 테스트 런칭하며 커머스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 커머스(쇼핑) 검색의 최강자는 단연코 아마존이다. 세계적인 애널리스트 메리 미커의 <2019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시 49%가 아마존에서 검색한다.
반면 구글 검색은 36%였다(Mary Meeker, 2019). 아마존은 고객 데이터의 절대량에서는 구글에 못 미치지만, 수익을 발생시키는 ‘진성 고객’의 측면에서는 구글을 압도한다. 상품 검색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했다는 확신이 들었는지, 아마존은 2018년 구글과의 쇼핑 광고 계약을 해지했다.
네이버와 구글은 ‘검색’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점 때문에, 국내에서는 직접 경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이들 거대 플랫폼들은 아마존의 이커머스 모델을 지향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2019년 메인 화면 UI를 ‘쇼핑’ 서비스 위주로 전면 개편했다. 이어 8월에는 알리익스프레스와 제휴를 체결했고, 9월에는 반응형 개인화 쇼핑검색 광고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한 2020년 2월에는 인플루언서 쇼핑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으며(디지털투데이, 2020.2.13.), 6월부터는 멤버십 서비스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런칭하였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쇼핑 고객들에게 5%의 추가 적립과 네이버의 유료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아마존의 구독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과 비슷한 모델이다.
구글도 2018년 12월 상품검색 서비스인 ‘구글 쇼핑’을 출시하며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구글은 자타공인의 검색 최강자이지만 상품 검색은 아마존에 뒤쳐진 만큼, 매력적인 ‘마켓 플레이스’가 되기 위해 상품 검색 고도화를 적극 모색 중이다.
그 전략의 일환으로 구글은 10~15개 상품을 옆으로 넘겨보는 ‘캐러셀(carousel)’ 방식의 이미지 검색을 선보여 일반 검색 대비 2배 이상 높은 클릭율(CTR)을 이끌어내며 이용자 경험(UX)을 대폭 향상시켰다(머니S, 2020.10.26.).
또한 구글은 2020년부터 상품 정보의 무료 등록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했다(김명희, 테크플러스, 2020.5.19.). 검색 키워드 판매(검색 광고)라는 핵심 수익원 일부를 포기해서라도 이커머스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20년 가까이 자타공인 검색 최강자로 군림 중인 구글과 네이버가 ‘상품 검색’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상품 검색 유저들 모두가 ‘당장의’ 또는 ‘잠재의’ 고객이 되어 본인의 지갑을 열고자 하는 적극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 검색하는 고객들이 검색결과에 보이는 ‘모든’ 반응(행동)에는 자신들의 ‘니즈(needs)’, ‘구매 의도(Purchase Intent: PI)’, ‘지불의사(Willing to pay: WTP)’가 담겨 있다. 고객의 검색 행위는 구매를 위한 고객의 ‘능동성’을 반영하며 검색 결과는 구매 결정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때문에 상품 검색 데이터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다양한 커머스 사업 모델을 할 수 있게 하는 중요 자산이 된다. 일차적으로는 식품, 패션 등 유형의 재화를 판매하는 쇼핑 사업에 쓰일 수 있고, 넓게는 네이버나 아마존의 구독 서비스 사례에서와 같이, 엔터, 금융, 교육 등 무형 서비스 영역에서의 커머스, 즉 유료 콘텐츠 비즈니스로도 확장·적용될 수 있다.
이커머스에서 ‘검색’은 고객의 니즈를 넘어, 기업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일차 경로이자 허들이 된다. 이에 대해 이커머스 플랫폼 전문기업 플래티어의 그루비 데이터 사이언스(DS) 팀은 ‘검색 고객’과 ‘비검색 고객’ 그룹을 분류하고, 이 두 그룹 간의 구매의욕 차이를 살펴보고자 400만여개의 상품 데이터와 50억 건이 넘는 누적 고객 행동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검색 고객 그룹의 구매율이 비검색 고객 그룹보다 약 7배 가량 높았다. ‘검색 행위’가 고객의 적극적인 구매 의사 표현이라는 것은 예상했던 부분이었지만, ‘7배’ 차이는 예상을 추월하는 수치였다.
세부 결과에서는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해진다. 검색을 하지 않은 고객의 구매비율은 1.4%인 반면, 검색을 한 고객의 구매비율은 7.9%였으며, '검색에 성공(원하는 검색 결과를 얻은 경우, 이봉교, 2020.10.15.)' 한 고객이 해당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는 무려 67.5%에 달했다 (그루비, DS 내부 분석자료 2020).
반면, '검색에 실패(원하는 검색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 이봉교, 2020.10.15.)'한 고객 중 재 검색을 한 이들은 10%에 불과했고, 재검색 고객 10% 중에서 구매까지 가는 이들은 14%였다. 나머지 90%는 모두 그 즉시로 사이트를 이탈했는데, 이는 검색에 성공한 고객의 사이트 이탈과 비교했을 때 무려 2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를 통해 본다면, ‘검색’은 고객의 구매전환은 물론이고 사이트 ‘체류’ 또는 ‘이탈’ 여부도 좌우한다. 특히 자사몰인 경우라면, 이러한 사이트의 체류/이탈은 브랜드 충성도를 볼 수 있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심장하다.
커머스 사업자 입장에서 검색 실패로 인해 고객의 사이트 이탈이 우려되는 부분은 고객의 구매 여정을 살펴볼 때 더욱 커진다. 그루비 분석에 따르면, 고객들의 사이트 방문부터 이탈까지의 구매 여정 중에 ‘검색’ 단계는 두 번째 행동에 집중되어 있다. 고객들은 주로 사이트에 방문하여 '랜딩 페이지(외부에서 링크, 검색 등을 타고 사이트 내로 들어온 첫 페이지를 뜻함)'를 잠깐 탐색한 후(1번째 행동) ‘검색’ 행위로 넘어가는 경향을 보였는데(2번째 행동) 그 비율이 36%에 달했다 (<그림 3> 참고).
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앞서 <표 2>에서처럼 90%는 사이트를 이탈했다. 즉, 대부분의 고객들은 사이트를 오랜 기간 탐색하고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검색 결과’에 따라 즉각적으로 사이트 체류 혹은 이탈을 결정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검색에 성공한’ 고객들은 언제 구매행동을 결정할까. <그림 4>는 검색에 성공한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구매가 일어나는 ‘순서’의 빈도를 반영한 결과이다. <그림 4>를 보면 검색 성공 고객들이 가장 많이 구매(결제) 행위를 한 순서는 ‘검색 후 두 번째 단계’였다(29%).
반면, 첫 번째 단계에서 구매가 진행되는 경우는 3%에 불과했고, 나머지 97%는 첫 번째 단계에서 주로 ‘로그인’, ‘고객문의’, ‘후기/리뷰’ 등의 페이지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로그인 실패 시 ‘인증’ 등 추가행위를 하는 경우를 포함). 그러나 이들 페이지들이 모두 ‘결제 전 필수 단계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의 구매 행동 분석 결과들은 검색 성공과 구매확률이 비례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검색과 구매의 상관관계는 일본 ‘덴츠’사가 발표한 <5단계 구매 행동 프로세스: AISAS> 이론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Dentu, 2007). AISAS 모델에 따르면, ‘검색’과 ‘공유’가 활발한 고객일수록 ‘구매율’이 높으며, 이 때 검색 단계에서 얻는 정보의 ‘신뢰성’, ‘정확성’, ‘사용 편리성(Easiness)’은 구매에 영향을 주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강은정, 최용순, 2019).
구매 결정 요인으로서의 ‘검색’ 은 온라인 쇼핑이 일반화된 저관여/일상재 제품 군에서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온라인 쇼핑 거래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푸드’, ‘건기식’ 상품군에서는 ‘검색의 어려움’(Difficulty in getting information in online)이 비구매의 결정요인으로 나타났다. 그에 따라 이제는 상품 정보를 검색하고 선별하는 ‘검색 교육’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인터넷진흥원, 2017; 김효정, 김미라, 2019).
고객의 구매행위를 ‘판매 성공’으로 본다면, 앞서 <표 2>에서와 같이 ‘검색 성공’(정보의 신뢰성, 정확성, 사용편리성)이 ‘판매 성공’으로 이어질 확률은 상당히 높다. 고객들은 포털이나 가격비교 사이트 등에서 상품의 일부 정보(가격, 제품명 등)를 접했어도, 쇼핑 사이트에서 ‘다시 한 번’ 검색을 함으로써 상품 정보를 정확히 확인하려 한다. 일반 검색에 비해 상품 검색의 고객 니즈가 훨씬 강력하다고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에서의 구매 행위 대부분이 ‘페이지 랜딩’(유입)과 ‘검색’이라는 두 단계에서 좌우된다는 점에서, ‘검색 실패’는 커머스 사업자들 입장에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검색실패율(%)= (검색결과 없음/전체 검색량) X 100
고객의 강력한 구매의도(PI)에 대응하는 ‘상품 검색’ 기능을 획일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각 사이트의 운영 철학이나 비즈니스 전략, 고객 특성에 따라 사용하는 솔루션이 다르고, 그에 따른 검색 결과의 고도화도 사이트별로, 브랜드별로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검색에서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 이 중요하다는 것은 앞서 언급하였다. 이 때 ‘신뢰성’은 정보의 ‘적절성(Relevance)’으로 대치될 수 있다. 또한 임화연 외(2019)는 제품에 대한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구매의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정보의 ‘적시성(Timeliness)’도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포함하였다(임화연, 조성호, 고형석, 한경석, 2019).
이는 검색 서비스를 운영할 때, ‘정보의 양’ 뿐만 아니라 ‘정보의 품질(Quality)’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제한적 화면에서 고객경험(CX)을 제공하는 모바일 환경에서는 정보의 정확성, 적절성과 함께 빠른 업데이트의 ‘적시성’(또는 ‘최신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리고 고객들은 이 세 가지가 조화되었을 때 해당 정보를 ‘신뢰’하고 구매를 결정한다(임화연, 조성호, 고형석, 한경석, 2019).
하지만 문제는 상품 정보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패션, 식품 등 저관여 제품들은 상품의 종류도 많고 유사상품(대체재), 연계 상품(보완재)들도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기본 정보의 ‘양’만 해도 엄청나다.
여기에 각 상품마다 정보의 질(정확성, 적절성, 최신성)까지 고려하면서 상세 정보, 해시태그 등을 포함하려면, 상품별 정보관리에 투입되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은 계속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대다수 쇼핑 사이트에서 이러한 상품 정보들은 주로 상품기획자(MD)들이 담당한다. 그러나 상품의 종류와 수가 계속 다양해지고 있는 터라, 상품정보관리에 대한 담당 MD들의 업무 부담은 점점 더 가중될 것이다. 실제로 상품의 ‘태그 관리’는 이커머스의 대표적인 검색 실패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뷰저블 블로그, 2020.3.25.). 고객의 검색어에 담긴 ‘니즈’와 매칭되는 최적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추천’해주는 기술 개발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이유다(김석수, 2019).
현재 많은 커머스 사이트들은 각자의 전략과 주요 판매 상품군에 따라 적절한 검색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통계형’ 추천이다. 통계형 추천은 가령 ‘모직 코트’라고 검색했을 때, 검색어와 ‘일치하는 상품명’을 기준으로 ‘많이 판매되었거나’, ‘많이 찜하기를 눌렀거나’, ‘고객의 평점이 높거나’ 등의 ‘빈도’ 또는 ‘랭킹’ 순으로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을 의미한다.
아마존의 상품 추천 기준은 통계형 방식인 고객들의 ‘후기’와 ‘평점’ 데이터가 우선 적용된다.
통계형 추천 방식은 최신 트렌드와 고객들의 전반적인 반응들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또한 검색 결과의 ‘신뢰성’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추천 방식임에는 분명하다. 한편,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과 비례하여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비슷한 추천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오프라인에서의 추천은 통계형도 있지만 ‘연관 추천’ 방식이 보다 일반적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을 때, 매장 직원의 추천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된다. 설령 고객 본인이 원하는 물건을 정확히 규정하지 못하더라도, 어떤 느낌의 제품을 원하는지 말하면, 매장 직원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적합한 상품을 추천한다. 이러한 매장 직원의 센스는 경우에 따라 ‘추가 구매’(심지어는 ‘충동 구매)까지도 이끌어 낼 정도로 고객의 구매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와 비슷하게, 이제는 온라인에서도 검색을 통해 다양한 연관 상품 추천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연관 추천’은 ‘가격의식’(가격 경쟁력) 단계에서 ‘브랜드 의식’(충성도)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일 때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이에 대해 이미라와 이현경(2020)은 소비자들이 제공된 검색 결과들과 검색어의 ‘연관성’을 자각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이는 브랜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충성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궁극적으로 구매빈도를 높인다고 주장하였다(이미라, 이현경, 2020).
비슷한 맥락에서 김민정과 한은경(2018)도 ‘브랜드 의식’과 ‘연관 검색’은 구매의도를 높이는데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보았다. 이들에 따르면 고객은 ‘연관 검색어’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연관 검색 기능은 구매에 대한 고객의 불확실한 기대를 높이는데 영향을 미친다(김민정, 한은경, 2018). 다시 말해서, 검색의 ‘추천’ 기능은 판매자 입장에서 새로운 매출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커머스 플랫폼 전문 IT기업 ㈜플래티어의 ‘그루비’는 인공지능 개인화 마케팅 솔루션 브랜드다. 그루비 사업부는 오랜 기간 인공지능의 딥러닝(DL) 기술을 활용한 ‘검색 추천’을 연구한 끝에, 2020년 11월 23일 AI 검색 추천 서비스 <그루비 서치>를 출시했다.
<그루비 서치>에는 그루비 사업부가 4년간 축적한 400만 여 개의 상품데이터와 50억건 이상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서, 다양한 모델링과 수백번의 반복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가 반영되어 있다.
<그루비 서치>는 기존 검색 기능을 ‘보완’하여 구매 전환을 끌어올리는 ‘검색 추천’ 서비스로서, ‘연관 추천’을 비롯하여, ‘자연어/감성어 추천’, ‘T.P.O.(상황) 추천’, ‘오탈자’에 따른 검색 추천이 가능하다.
실제로 플래티어 고객사인 F사와 L사의 경우, 자사의 검색 기능과 <그루비 서치>를 같이 사용하여 성과를 얻고 있다. 이들 사이트에 최적화된 기존 검색 서비스는 정보의 ‘정확도’에서 이미 우수한 상태이지만, <그루비 서치>를 통해 정보의 정확성 외에도 ‘연관 추천’, ‘T.P.O 추천’ 등 상품의 추천 범위를 확장하면서 구매 전환율 상승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이후 이커머스 시장은 폭발적 진흥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 업계 종사자들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치열한 경쟁상황에서의 답은 언제나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단순히 고객이 원하는 정보/상품을 정확히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검색은 고객의 ‘니즈’를 확장시키고 그 니즈에 어울리는 상품을 다양하게 발견하게 해주는 ‘추천의 핵심(core)'으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검색’의 패러다임 또한 ‘정보의 양’에서 ‘정보의 질’로, 상품의 ‘나열’에서 ‘추천’으로 진화·확장되는 중이다.
지금까지의 검색이 고객 이탈을 막고 매출을 올리는 결정요인으로 작용했다면, ‘검색 추천’은 ‘고객 니즈’를 확장시키고 브랜드의 ‘충성도를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여기에 비용과 노력의 절감을 통한 ‘업무 효율의 극대화’가 이루어지면, 이커머스 사업자들로서는 고객 맞춤형 비즈니스도 보다 수월해진다.
고객의 니즈가 수시로 변하는 만큼, AI 딥러닝을 통한 고도화된 검색 추천은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다. 매장 직원의 따뜻함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검색은 이제 AI의 학습 기능을 통해 그들의 센스와 직관을 어느 정도 따라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발전했다.
고객들도 보다 긍정적인 온라인 쇼핑 경험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정확한 정보만을 찾던 검색의 시대는 이제 고객의 니즈와 잘 매칭되는 최적의 정보를 소개받는 검색 추천의 시대로 발전했고,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시대를 맞아 ‘검색 추천’은 시대적 요구로 부상하고 있다.
검색에서 검색 추천으로. 검색의 패러다임은 확장되었다.
그리고, 검색의 전성기도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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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루비 자체 자료
• 그루비(2020). 고객사 데이터 분석 자료, 데이터사이언스 팀, 플래티어
• 그루비(2016-2020). 고객 사례 자료, 마케팅팀, 플래티어
2. 논문/보고서
• 강은정, 최용순 (2019). <인공지능 스피커를 활용한 정보 검색이 온라인 구매 경험에 미치는 영향: AISAS 모델을 기반으로>, 한국 HCI 학회 학술대회, Proceedings, 425-430쪽.
• 김석수(2019). <이미지 기반의 특장점 정보를 이용한 제품 검색 서비스에 관한 연구>, 융합정보논문지, 9(9), 20-26쪽.
• 김민정, 한은경(2018). <소비자 기대와 연관 검색어의 상호작용이 브랜드 태도와 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 기대불일치 이론을 중심으로>, 광고연구, (116), 224-259쪽.
• 김효정, 김미라 (2019). <성인 소비자의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매 행동 및 구매 결정 영향 요인 분석>,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48(1), 97-108쪽.
• 박세용(2016). <<기획특집 ①> 검색엔진 알고리즘의 변천의 역사>, KISO 저널, 25호, 기획동향, https://journal.kiso.or.kr/?
• 이미라, 이현경(2020). <일반 검색광고와 쇼핑 검색광고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 특성과 지각된 검색광고 특성: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OOH 광고학연구, 17(3), 65-95쪽.
• 임화연, 조성호, 고형석, 한경석 (2019). <이미지 검색 서비스가 모바일 쇼핑몰 사용자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디지털콘텐츠학회, 20(2), 363-375쪽.
• Dentu(2007). Increase in Corporate Value-Digitization Changing the consumer purchasing Process: From AIDMA to AISAS. Annual Report 2007.
• J.Yao, J.Yao, R.Yang & Z.Chen(2012). “Product Recommendation Based on Search Keywords”. Web Information Systems and Applications Conference, Vol.9., pp.1~4.
• Mary Meeker(2019), <Internet Trends 2019>, Bond & Hillhouse Capital, pp.1~334.
• Ministry of Science and ICT, Korea Internet & Security Agency(2017), <Internet Usage survey summary in 2017>,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인터넷진흥원, https://isis.kisa.or.kr/board/?&
3. 기사, 칼럼 & 웹사이트
• 김명희(2020.5.19.), “검색 포털은 e커머스의 꿈을 꾸는가”, 테크플러스 블로그, https://m.blog.naver.com/tech-plus/221970195983
• 디지털투데이(2020.2.13.), “네이버, '인플루언서 검색' 서비스 정식 시작”, http://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
• 머니S(2020.10.26.), “네이버 쇼핑 VS 구글 쇼핑... 뭐가 더 좋을까?”, https://moneys.mt.co.kr/news/mwView.php?
• 뷰저블 블로그(2020.3.25.), “고객의 검색어 데이터로 서비스 개선하기”, https://www.beusable.net/blog/?)
• 이봉교(2020.10.15), “이커머스 고객이 원하는 것, ‘고객 행동 분석’으로 찾다!”, 어패럴 뉴스 칼럼, http://www.apparelnews.co.kr/news/new s_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