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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정현 작가
May 20. 2019
두 명의 클라라 중
클라라 슈만은 단 한사람
"나의 마음을 괴롭히는 이 음울하고, 침울한 세상의 기운은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구나!
단 한가지
내 생에 있어서, 음악 만이 나의 힘이고 구원이다는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다.
나의 사랑을 거쳐간 메타 아베그, 에르네스티네 프리켄, 레이들라브와 마지막 내 사랑의 종결자이자 뮤즈인 클라라 비크에 이르기까지...
그녀들은 내 음악과 함께한 내 생에 관한 진실의 동반자이기도 하다. "
사랑의 고통을 창작
에너지로 승화시켜 자신만의 음악적 색채를 세상에 보여준 독일 낭만주의 음악가인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알렉산더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그에게 사랑하는 여성은 창작곡의 주제였으며, 문학은 자신의 예술세계를 넓히는 경지이자, 마치 캔버스 위에 그려진 화려한 색채와도 같았다.
슈만의 피아노 스승아자 클라라의 아버디 프리디리히 비크 교수
스승인 프리드리히 비크 밑에서 피아노를 배우던 당시에는 프리켄 남작의 딸인 에르네스티네를 사랑했었고, <교향적 연습곡 op.13>은 그녀를 위해 만든 곡이기도 했다.
이후에 크리스텔이라는 여인과의 사귐도 있었다.
스승 비크의 집을 오가면서 늘 보았던, 9살 클라라는 어느새 16살 어엿한 소녀로 자라 있었다.
1835년 16세의 클라라 비크
1835년 어느 여름날, 25세 청년 슈만의 가슴에 홀연히 들어온 16세 소녀 클라라는 마침내 자신이 그렇게 갈망하며 찾아 헤맸던 이상적인 여성임을 예감한다.
에르네스티네 폰 프리켄(Ernestine von Fricken, 1816~1844)
당시 슈만은 에르네스티네 폰 프리켄과의 파혼으로 인한 심적 고통이 있었기에 그 상처를 보듬어 줄 은신처와도 같은 연애 대상을 클라라로 굳히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슈만은 클라라를 향한 사랑의 맹세를 하지만, 처음에 클라라는 슈만의 사랑을 받아들일 결심을 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 슈만의 마음은 갈대처럼 흔들렸던 것일까?
아니면 그토록 사랑에
대해
목말랐던 것일까?
1837년 6월에 슈만은 라이프치히로 자신을 찾아 온 영국 출신 피아니스트인 레아들라브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게 되고 만다.
일부러 클라라의 질투심을 일으키고자 한 행동은 아니었겠지만, 슈만은 연인인 클라라에게 레아들라브와 사랑에 빠졌음을 편지에 고백하기도 한다.
레아들라브와의 만남은 비록 짧았지만, 슈만은 <환상소곡집, Op.12>을 작곡하여 그녀에게 헌정한다.
연인 관계가 된 그들에게 또 하나의 복병은 클라라의 아버지이자 슈만의 피아노 스승인 프리드리히 비크교수였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기 위해, 비크 교수에게 피아노를 배우던 중 손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어야만 할 운명에 처한 그에게 작곡가의 길은 필연적인 운명의 길이기도 했다.
그러나, 슈만의 직업상 불안정한 수입과 변변치 못한 생활을 알고 있는 비크로서는 클라라에게 청혼한 슈만의 청혼을 단호히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의 밀애는 계속됐다.
비크의 반대로 결혼을 할 수 없게 되자, 슈만과 클라라는 아버지 비크에 맞서서 '결혼을 위한 소송' 이라는 법정
다툼에까지 이르게 된다.
클라라 비크와 결혼을 위해 그녀의 아버지와 법적인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슈만 앞에는 또 다른 클라라가 등장하는 기이한 일이 생긴다.
슈만의 말을 빌리자면 '그녀는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절정에 달하는 여인'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영국태생 클라라 노벨로(Clara Novello, 1818~1908)
혜성처럼 나타난
클라라 노벨로
라는 미모의 가수의 등장이 클라라 비크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칫 슈만과의 결혼도 허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 나와 함께 도망가지 않겠소? 1840년 6월 8일까지...
결혼을 알리는 기사가 신문에 나지 않으면 나는 다른 클라라와 결혼할 테고, 당신은 당연히 절망에 빠지게 되겠지?"
라는 클라라 비크에게 보낸 편지 속에는 농담 같은 내용 속에 자신이 클라라 비크라는 여인 말고도, 클라라 노벨로라는 여인에게 사랑의 기차를 옮겨 탈 수 있다는 엄포로도 충분히 해석 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클라라의 아버지와 법적인 다툼에 지쳐 있었던 당시 슈만의 심경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약혼녀인 클라라 비크 입장에서는 그저 농담이라고 생각하기에는 과한, 용서하기 힘든 내용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후 슈만은 <노벨레텐, Op.21>을 작곡하였는데, 노벨레라는 소설의 의미 외에
클라라 노벨로
를 상징하는 곡을 만들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 1840년 8월 1일 결국 법원은 슈만의 손을 들어 주었고, 같은해 9월 12일 드디어, 슈만과 클라라는 염원하던 결혼식을 올린다.
1837년 8월 15일 슈만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하기로 결심했던 날 이후로, 아버지가 반대하는 결혼으로 인한 법적 소송의 지난 3년 동안의 모든 고통이 일시에 무장해제 되듯 팡파르가 울려퍼지는 결혼식을 맞이하였고, 클라라의 기쁨은 모든
것 위의 충만함이었다.
슈만과 클라라의 부조
1838년 2월 6일 슈만이 클라라에게 편지와 함께 보낸 <다비드 동맹무곡집>은 클라라가 슈만의 여인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작품속에 결혼 전후의 연회를 그려 넣어 그녀에게 헌정하였다.
슈만을 거쳐간 수 많은 여인들과의 이야기를 알고 있음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았던 클라라의 슈만을 향한 사랑에 대한 신뢰는 믿음 이상의 위대함이 숨어 있는 듯하다.
게다가, 그녀의 음악적 재능과 천재성은 슈만의 음악 인생에 있어 필연적이자 운명처럼 귀결되는 세기의 환상적인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그들은
죽음 이후에도 영원히 함께 누워
있
다.
본(Bohn)에 있는 슈만과 클러라의 묘비
클라라 비크에서 클라라 슈만이 되기까지
법정에
서며 사랑을
완성한
클라라를
읊조리다.
2019. 5. 19.
가원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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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결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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