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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 Nov 12. 2020

12. 지독했던 장마, 그리고 전원주택 여름의 기록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주제로 꾸준히 전원주택의 삶을 기록해 보려 했는데, 벌써 겨울이 왔습니다. 늦기 전에 여름을 기록해 봅니다.


올해는 정말 즐겁기도 했지만, 시간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바빴던 한해입니다. 저에게는 너무나도 감사했던 한해기도 합니다.


전원주택에 이사오며 걱정했던 것은 추위 그리고 더위였는데, 작년 겨울은 별로 춥지 않아서 무리 없이 보내게 해 주었더니 이번 여름은 또 지독한 장마로 더위를 물러 가게 해주었습니다. 봄부터 뉴스에서 '올여름 최악의 위'라는 기사들로 저를 겁을 주었지만, 매일 같이 비가 내려 선선함을 주었던 올여름입니다.


하나 걱정했던 것은 목조주택이라서 곰팡이는 피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만, 워낙 걱정을 했던 덕에 집에 있을 땐 에어컨을 자주 틀어주고, 집에 없을 땐 난방을 틀어서 집을 바싹 말려주었더니 다행히 곰팡이가 많이 피진 않았습니다. 초반에는 무척 걱정이 되어 제습기를 구입할까 고민하였으나, 안 사길 잘했습니다. 난방을 틀어주는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름이 끝날 때쯤은 곰팡이가 조금씩 피어올랐습니다. 특히 나무로 만들어진 문이나 계단에 많이 피어 열심히 닦았습니다.

헝겁에 곰팡이가 피어 바로 버렸습니다.


비가 계속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야심 차게 준비했던 수영장이었습니다. 정말 덥지 않으면 물이 차가워서 들어가기 쉽지 않았고, 날씨가 좋은 날 마음먹고 수영장을 오픈하려 했더니 벌레가 빛의 속도로 물에 들어가는데, 첫째의 경우 벌레가 물에 들어가니 안 들어가겠다고 하여 여름 동안 한 3번 정도 썼습니다. 둘째랑 저랑만 즐겼습니다. 내년에는 과연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둘째랑 놀았습니다.


태풍이 심한 날은 조금은 무섭기도 했습니다. 나무들이 꺾여서 길을 막기도 했습니다. 저희도 작년에 큰 나무가 쓰러져서 고생했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올해 저희 집 나무들은 무사했습니다.

태풍에 나무도 꺾였습니다.


날씨 좋은 날은 저녁 먹고 동네 한 바퀴 돌았는데, 사슴벌레, 장수풍뎅이가 많이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 한 마리씩 잡아온 것 같아요. 그 사슴벌레들이 알도 낳았고, 그렇게 큰 애벌레도 키웠습니다.


집 앞 계단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했고요.


여름꽃도 곳곳에 피어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매일 같이 오는 날씨에 조금이라도 맑은 날은 하늘이 무척 맑았습니다.


눈 뜨자마자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며 팬티만 입고 집 앞에 나가기도 하고, 진짜 한 시간씩 개구리 잡으러 돌아다녔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야외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모기가 많아서 오래 앉아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전원주택에 산다면 모기는 함께 사는 가족 같이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기를 무척 싫어하는 남편은 모기기피제를 달고 살았습니다.



여름을 기록을 위해 사진을 찾아보는데, 비가 그렇게도 많이 왔는데 비 올 때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습니다. 너무 아쉽습니다. 낮에는 비 오는 것도 느낌이 있어 좋았는데 사진을 찍는 것도 무척 부지런한 일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비와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11.19


내년 여름을 기약하며,

올해의 여름의 기억은 이것으로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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