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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 Sep 23. 2020

11.층간 소음에 주택으로 이사를 고민하는 분께

주택에는 예상치 못한 소음이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동네 대청소가 있었습니다. 저희 동네는 크게 일 년에 2번 다 같이 모여서 동네 청소를 합니다. 아무래도 전원주택 단지이다 보니 동네 곳곳에 푸르게 자라고 있는 나무들도 많고, 잡초의 자라는 속도를 보고 있으면 무서울 정도입니다. 아파트에서 공동으로 관리해 주는 것과는 달리 저희는 모든 것을 다 직접 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추석 때는 평소에 비해 동네에 손님들도 많이 올 테니 그전에 치우자고 결정이 되어 대대적인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가족도 장갑을 끼고 다 같이 빗자루, 나무가위 등 청소 도구를 하나씩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다 같이 모여 잡초를 뽑고, 나무 가지를 쳤습니다. 낙엽을 쓸고 분리수거장도 깔끔하게 정리를 했습니다. 매일 같이 다니던 길이라 지저분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청소를 하고 나니 깨끗해진 저희 마을에 마음이 다 맑아졌습니다. 첫째는 어른들을 따라 잡초를 뽑는 것이 꽤 재밌었는지, 다른 어른들 못지않게 열심히 잡초를 뽑았습니다. 잡초를 뽑다 나오는 곤충들을 보며 즐거워하였습니다. 


그렇게 약 2시간의 노동이 끝나고 회장님께서 본인 집에서 같이 짜장면을 시켜 먹자고 저희 모두를 초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여 거절을 했지만, 이웃분들과 더 친하게 지내고 싶었고 매일 같이 보는 앞집을 드디어 들어가 본다는 것이 설레어 초대에 응했습니다. 왁자지껄 떠들고 먹으면서 이웃집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집이 보입니다.


저는 이번 이사로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즉흥적인 선택임에도 집에 대한 만족도는 뒤로 하더라도, 동네가 너무 좋습니다. 주택 생활에 대해 만족도가 높다 보니 나중에 직접 집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정보를 찾다 보면 주택에 대한 불만을 가진 분들도 많습니다. 다시는 주택에 못살겠다며 아파트로 이사 갔다는 글이 종종 보입니다. 그중 자주 나오는 불만은 첫째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 둘째 시끄럽다입니다. 이웃에 대해서는 저는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라 소음에 대한 제 경험을 공유해 보려 합니다.


제가 주택에 처음 이사를 온 이유는 “층간소음의 가해자에서 벗어나고 싶다"였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소음에 매우 둔감하며 관대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상상하지 못한 소음에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파트의 층간소음으로 고통받으시는 분들이 주택으로 이사를 고민하신다면 참고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택의 사례는 무척 다양하기에 저의 상황이 전체를 대표하긴 어려우며 다른 상황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저의 개인적 경험에 대한 내용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소음'이란 '시끄러워 불쾌감을 주는 소리'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음은 상대적이기에 누구에게 신나는 소리가 누구에게는 불쾌한 소리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황과 장소에 따라 불편하기도 하고,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파트에서 생활소음으로 이웃 간 불쾌한 일이 발생하는 것에는 많은 원인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다른 소음보다 생활 소음이 크게 들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주택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소음이 납니다. 저는 소음에 둔감한 데다 제가 이사를 왔던 이유가 소음의 피해를 주기 싫기 때문이었기 때문이어서, 오히려 주변 소음이 싫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 편히 제가 소음을 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러나, 아파트에서 다른 집 소음 때문에 주택으로 이사를 가야겠다고 생각을 한다면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을 공유해 드립니다.




우선, 개 짖는 소리입니다. 주택에 산다면 이웃집이 개를 키울 확률은 매우 높습니다. 개 때문에 주택으로 이사 왔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기에 전원주택 단지에는 꽤 많은 개가 살고 있을 겁니다. 그 개들이 꽤 자주 짖습니다. 그리고 한 개가 짖기 시작하면 동네에 있는 개들이 차례로 따라 짖습니다. 다 같이 짖을 때는 소리가 잘 들립니다. 저는 개를 키우고 싶지만,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이웃집 개들을 보고 반갑지만,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는 잔디 깎는 기계 소리 등 정원 정리하는 소리입니다. 소음에 둔감한 저도 조금은 불편한 소음이라고 하면 잔디 깎는 기계 소리입니다. 특히 주말이면 온 동네에서 시간차를 두고 잔디 깎는 기계를 돌리십니다. 낮시간에 돌리면 그나마 괜찮은데, 저희 단지 내 세컨드 하우스로 주말에만 가끔씩 오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분들은 잠깐 들려서 잔디만 깎고 가실 때도 있어서 그럴 땐 시간 고려 안 하시고 깎으십니다. 매일 같이 하시지는 않기에 항의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 소리에 눈을 뜨거나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몇 번 있습니다.


셋째는 야외 활동 시 나는 소리입니다. 각 집에 정원이 있다 보니 날씨가 좋으면 많은 사람들이 밖에 나와 고기를 구워 먹기도 하고 차를 마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말이 되면 집집마다 손님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가끔 한 번씩은 대가족이 놀러 와서 즐겁게 보내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수다 떠는소리 노랫소리 등 다양한 소리들이 납니다. 가끔씩은 정말 늦은 밤까지 즐거운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저희 단지는 산책하기 매우 좋은 구조라 늦은 밤이 되면 이웃분들끼리 산책을 하십니다. 산책을 하시면서 하는 즐거운 수다를 나누시는데, 밤에는 소리가 더 잘 들려서 그런지 저희 집을 지나가실 때면 옆에서 얘기하시는 것처럼 잘 들립니다. 저도 애들 재우려 자주 산책을 나서는데, 저희 애들이 내는 소리도 아마 이웃집에 들리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단, 집안에서 내는 소리가  옆집까지 들리지는 않습니다.


산책로가 이렇게 있습니다.


넷째는 야생동물들 소리입니다. 저희 동네는 산속에 있다 보니 야생 고양이와 고라니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또한 조금은 떨어진 곳에 소 축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동물들의 번식기가 되면 밤에 애타게 울기도 합니다. 그 소리가 으스스하여 밤에 잠을 자지 못한 적도 몇 번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공사장 소리입니다. 제가 사는 곳은 개발이 한참 진행이 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곳곳에 도로공사 아파트 공사가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돌 깨는 소리, 큰 차가 돌아다니는 소리가 수시로 납니다. 주택단지를 볼 때 주변에 공사하는 곳이 많은지 보는 것도 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빠방 보고 신이난 둘째

마지막은 집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저희 집은 10년 정도 된 목조주택입니다. 그러다 보니 나무들의 수축, 팽창으로 조금씩 이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삐그덕' 하는 출처를 알기 어려운 소리가 간헐적으로 납니다. 모두가 다 잠든 밤에 그런 소리가 나면 너무 무섭습니다.




저는 어떤 소음이 나든 제가 마음껏 소음을 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좋습니다. 다른 건 다 빼고 애들이 마음껏 뛰고 소리 지를 수 있고, 제가 아무 때나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10배 이상은 좋아진 것 같습니다.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단독주택이기 때문에 옆집의 소리가 들리지 않고, 프라이버시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타운하우스 같이 옆집과 벽이 붙어있으면 옆 집의 소음이 다 넘어와서 층간소음 이상의 불편을 야기한다고 합니다. 또한 이층에서는 옆집 마당이 보이는 등의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런 것도 참고하여 선택하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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