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아메리칸드림'이라는 주제로 165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당신은 언제 성공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2위 : 행복한 결혼
3위 : 행복한 인간관계
4위 : 자신을 존경하는 친구를 갖는 것
5위 : 자기 분야의 정상에 서는 것
6위 : 권력 또는 영향력을 갖는 것
7위 : 부자가 되는 것
8위 : 명성을 얻는 것
그렇다면 1위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존경받는 부모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반성문> P56
존경받는 부모가 되는 것이 진짜 성공이라니! 생각 외에 답이 1위로 나와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부모님을 존경하나?"
답은 아니었다.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존경하지는 않았다. 소위 노다가(건설 노동자)라 부르는 일용직이었던 아빠의 삶은 고달팠다. 출장이 잦았고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하고 돌아온 아빠의 모습은 내 눈에는 멋져 보이지 않았다. 버스에서 아빠의 모습과 비슷한 사람을 보았다면 나는 피했을 것이다. 땀에 절은 작업복, 그리고 새까매진 얼굴과 손. 뼈 빠지게 일한다는 말이 우리 아빠를 보고 하는 말 같았다.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이었지만 하나뿐인 딸이 사달라는 양념통닭은 환하게 웃으며 사주시는 아빠였다.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가득이었지만 '존경'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한 번도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엄마의 직업은 주부. 아이를 낳고 나서 집안일이 얼마나 힘든 건지 새삼 깨달았지만, 그당시에는 몰랐다. 엄마의 빨래하고 밥을 차리는 모습이 매력적이지 않았다. 존경하고 싶은 모습은 아니었다. 위에 나온 설문에 의하면 우리 부모님은 진짜 성공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나만 이런 건가..
그 당시 나는 초등 6학년 영어전담교사였다. 마침 그때 배우는 주제가 What do you want to be? 였다. 장래희망과 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었다.
"선생님의 꿈은 '존경받는 부모' 에요. 여러분들은 지금 부모님을 존경하나요?"
아이들은 당황스러운 질문에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단 두 명만이 부모님을 존경한다고 대답했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자연스러운데, 존경하는 건 또 다른 문제이다. 곰곰이 손을 든 두 아이를 생각해보니 인성이 참 훌륭한 아이들이었다. 이런 아이들이 존경할 수 있는 부모라니..! 당연히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굉장히 훌륭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뜩 부러운 마음도 들었고... (어떻게 키우면 아이가 나의 부모님을 존경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부모로서 나의 꿈은 '존경받는 부모'가 되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고민할 때 하나의 기준이 생겼다. 우리 아이들이 나의 이 행동을 존경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을 때, 맞으면 해도 되고 아니다 라고 생각되면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엄마 반성문> 책의 저자이신 이유남 선생님께서는 한 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이시다. 선생님 명성에 걸맞게 아이들은 전교 회장,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다 고3 때 돌연 학교를 자퇴했다. 동생도 같이 자퇴를 하였다. 그 뒤로 변화된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책이다. 이 책 표지에 무릎 꿇고 있는 부모의 그림이 나오는데, 어찌나 웃었던지... 책 제목과 딱 어울린다.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인정, 존중, 지지, 칭찬의 중요성을 얘기해주신 부분이다.
이제 여러분들부터 보이는 모든 것에 감사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을 칭찬하여 우리의 세포와 문화를 바꾸는 데 앞장 서보는 것이 어떨까요? 앞으로는 누가 우리 집 아이를 칭찬해주면 이렇게 말합시다.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 예쁘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잘 키우도록 하겠습니다."라고요. 이스라엘 교육과 우리나라 교육의 아주 큰 차이점 중 하나가 '무엇에 중점을 두느냐'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하는 교육을 합니다. 이것을 '진로교육'이라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은 못하는 것을 더 잘하게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것을 '학습교육'이라고 합니다.
<엄마 반성문> p93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강점을 찾아 더 잘할 수 있도록 인정, 존중, 지지, 칭찬하기!
당연한 건데 아이를 바라볼 때, 왜 자꾸 부족한 부분만 눈에 띄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건 나 자신을 대할 때도 그랬다. 누군가 칭찬해주는 말에 나를 깎아내리기 바빴다.
"와 살 빠진 것 같아요~"
"에이 나 하비(하체비만)인데, 다리 안 보이는 옷 입어서 그래~"
내 아이를 어여삐 바라보는 시선에도 나는 비난의 말을 덧붙였다.
"어머, OO 이는 어쩜 저렇게 마음씨가 고와요~?"
"으이그 부모로서 바라보면 얼마나 속 터지는 줄 알아? 맨날 양보만 하고, 자기 꺼는 하나도 못 챙겨"
왜 그랬을까. 누군가 나를 칭찬해주는 말에 왜 그렇게밖에 대답하지 못한 걸까. 누군가 내게 칭찬해주면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쑥스러운 마음이 먼저 올라왔다. 내 아이를 어여삐 봐주는 마음을 왜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했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이 말들을 연습했다.
"우리 아이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대답하니 칭찬해주신 분들도 흐뭇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봐주셨다. 나 또한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칭찬을 받게 되어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 책 속에 대화의 세 종류, 코칭의 중요성 등 배울 내용이 가득하지만, 내가 바로 실천하고 깨달은 부분만 적어보았다.
'이거라도 읽어야지!' 책 속 모든 내용을 내가 다 배우고 실천할 순 없으니, 현재 내 상황과 맞닿은 것들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내 기준으로 추려낸 것이다.
교육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지 고민되시는 분들이라면 <엄마 반성문>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