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자전거 - 여행 07
당연했던 것들이 간절할 때
자전거 국토종주길에서 편의점이 흔하다면 좋겠지만 수도권을 벗어나면 편의점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십 킬로미터 이상을 달려도 편의점은 커녕 사람 한 명 못 만날 때도 있다. 수도권의 끝자락인 여주를 벗어나 충주까지의 길이 그렇다.
일상에서 초등학생 아들이 마실 물이 간절한 상황을 경험할 일은 좀처럼 없다. 평상시 라이딩에서도 아빠 잔소리에 마지못해 물을 챙기기는 하지만 도착지에서 투덜거리며 항상 버렸던 물이었다. 그런데 한여름 길 위에서 물이 떨어졌다. 뜨거운 햇볕에 아껴먹던 물을 모두 마시고 아빠 물통까지 비웠는데도 물을 살만한 곳은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 도움을 청하기보다는 참는 쪽을 선택했지만 아들은 빈 물통인지 뻔히 알면서도 푹푹 다시 눌러본다. 그런 아들이 안쓰러웠지만 동시에 저 간절함이 아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기를 바랐다.
흔히들 요즘 아이들을 뭉뚱그려 결핍이 없어 간절함을 모른다고 얘기한다. 간절함이 다져져 포기를 모르는 강한 사람이 만들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나도 지인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분류되곤 해서 따뜻하고 온순하게 성장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괜한 걱정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간절함으로 강해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포기를 모르고 살아가느라 포기한지도 몰랐던 행복을 이제는 알기 되었기 때문에.
다만 당연한 것을 소중하게 느낄 수 있고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