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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생이 Jul 16. 2021

스타트업에 영업맨이 없다면?

그로스 해킹의 대가 션 엘리스가 알려주는 <고객 유치의 비법>

한때 디자인계의 아마존이라는 극찬을 받고 실리콘밸리에 떠오르는 새로운 별이라고 환영을 받았던 '패브 fab'는 맹렬한 속도로 고객 기반을 늘려나갔다. 


유일한 문제는 광고와 고객 유치에 매년 4천만 달러를 쓰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는 매출의 35%가 넘는 규모였다. 과다한 비용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고 결국 이 신생 업체는 헐값에 매각되었다. 


회사가 고객 유치를 위해 써야하는 비용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비용은 각 회사의 사업 모델, 경쟁 구도, 성장 단계에 따른 많은 변수로 이루어진 함수다. 자금이 넉넉하면 TV광고와 같이 비싼 고객 유치 기법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금전적으로 어려운 스타트업들은 제한적이지만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방법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효율적으로 고객 유치를 하는 것을 반기지 않을 대표는 없다. 따라서 모든 기업은 강력한 입소문에 불을 붙여서 고객 유치 비용을 절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로스 해킹신규 고객을 끌어오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을 발견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활동"들을 최적화시키기 위해 고안되었다. 






앞서 포스팅한 <우리 제품이 고객을 짝사랑 하는 것 같은 스타트업에게>에서 제품이 '머스트 해브'임을 충분히 증명했다면, 이제 성장의 첫 단계인 <고객 유치>를 시작할 차례다. 쉽게 말해 최근 스타트업에서 자주 활용하고 있는 AARRR 퍼널의 획득(Acquisition) 단계로 볼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blog.naver.com/born08)


*AAARR 퍼널 :500스타트업 대표이자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엔젤 투자자인 데이브 매클루어(Dave Mcclure)가 개발한 분석 프레임워크. 서비스의 현재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선이 필요한 곳에 리소스를 투여하고자 고안되었다. 각 단계는 획득(Acquisition), 활성화(Activation), 유지(Retention), 수익(Revenue), 추천(Referral)을 의미한다. 신규 고객이 유입되어 추천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다섯 단계로 세분화하고 단계별 핵심 지표를 정의한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비즈니스를 위한 마케팅 tips> 


저자는 이 단계에서 크게 2가지 궁합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1) 언어/시장 궁합 Language/Market fit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방식/언어가 표적 청중의 공감을 얼마나 잘 이끌어내는가?


(2) 경로/제품 궁합 Channel/Product fit 
선택한 마케팅 경로가 제품을 표적 청중에게 이르게 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가? 



(1) 언어/시장 궁합 Language/Market fit 



언어(Language)란, 이메일, 모바일 푸쉬, 인쇄물, 온라인 광고 등 모든 마케팅 메시지와 제품 랜딩 페이지, 기능, 스크린, 페이지에 수반되는 모든 제품 메시지를 포함한다. (오늘날 모든 제품이 온라인/모바일에 입지를 두고 있고 사용자들이 오는 채널도 다양하다 보니 제품을 처음 마주하게 되는 페이지가 가지각색이다.) 


우리는 처음 만난 고객이 보는 첫 문장을 통해 
정확하고 빠르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평균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시간은 단 8초로 2000년에 연구했던 12초에 비해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고 한다. (이는 금붕어보다 못하다고 한다.)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시간이 정말 짧기 때문에, 제품이 어떤 혜택을 주는 지 즉시 알아차리게 해야 한다. 사용하는 언어가 그들의 니즈(욕구)에 설득력있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 제품의 핵심 가치를 아주 간결하게 말하면서 (아하 모먼트를 말하면서)

- '제품이 어떻게 내 삶을 나아지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소비자에게 대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의 '에어팟'은 MP3 플레이어와 다른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주머니 속에 있는 1,000개의 노래 1,000 songs in your porket'이라는 언어로 에어팟을 표현했다. 그러나 우리는 잡스와 같은 천재적인 마케팅 재능을 가지지 않았다. 하여, 그로스 해킹을 통해 끊임없이 실험해야 한다. 






사실 언어에 대한 인간의 반응은 대단히 감성적이며 잠재의식과도 큰 관련이 있다. 마케터들은 반짝이는 카피를 위해 고민하지만 실패하기 일쑤다. just do it 같은 표어가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은데 지구 곳곳에서 특별한 영감을 준다. 강력하면서, 잊혀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마케팅 문구는 정답이 있는 과학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로스 해킹은 창작 과정에 엄정한 과학적 실험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앞서 말한 A/B 테스트가 좋은 방법이다. 구글 옵티마이즐리, 페이스북과 같은 도구로 비교적 쉽게 바꾸고 실험할 수 있다. 


<사례> 바이럴 뉴스 매체 업워디 Upworthy 


대형 미디어 사이트 업워디는 기사의 제목을 선정하기 위해 최소한 25개의 후보를 기획한다고 한다. 이 중 우수한 헤드라인 4-5개를 선택하고 페이스북, 비틀리를 활용하여 제한시간안에 유저들의 클릭수와 점유율을 가장 많이 확보한 제목을 골라낸다고 한다. 이러한 실험은 기사의 입소문을 강화하면서 가장 매력적인 단어/문구를 알려준다. 


"표제(헤드라인)에 따라 기사를 읽는 사람이
1,000명에서 100만명까지 차이가 납니다." 


- 엘리 프레이저 Eli Pariser <업워디 설립자> - 



실험할 카피를 기획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1) 고객들이 제품의 장점에 대해 올린 SNS 게시글 혹은 온라인 리뷰에서 묘사한 언어를 사용한다. 

(2) 고객 설문조사 답변에서 나온 언어를 사용한다. 

(3) 고객지원팀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이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읽는다. 


포인트는 목표 고객이 어떤 종류의 언어를 사용하는지 참고하는 것이다. 



<사례2> 티클 Tickle 


티클은 초기에 서비스를 '사진을 온라인에 저장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크게 없었다고 한다. 하여, 그들은 사용자들이 '이미지 저장 공간'을 가치있게 보지 않는다는 가설을 세웠고 '사진을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방법'이라고 언어에 약간 변화를 주었다. 


'저장'에서 '공유'로 단어 하나를 바꾸자 사용자의 인식이 완전히 뒤바뀌었고 그들은 미친 듯이 사진을 업로드하고 공유했다. 6개월 만에 이용자는 5,300만명 증가했다고 한다. 


그들은 데이트 앱에도 같은 기법을 적용했다. '데이트 상대를 찾으세요' 라는 태그라인을 어필했지만 역시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그들은 제품의 정체성을 '데이트 상대를 찾기 위해 이용하는 앱' 이 아니라 '싱글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를 연결 시켜주는 소셜미디어'로 바꿔보는 실험을 했다. 태그라인은 '사람들이 데이트 상대를 찾게 도와주세요'라고 변경했다. 이후 친구들은 앱에 친구들을 초대하기 시작했고 8개월이 지나자 사용자 수가 2,900만명 증가했다. 이렇게 언어는 제품의 마케팅 메시지 뿐만 아니라 제품의 정체성(성격)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사례3> P&G 


페브리즈를 처음 출시하고 기능 중심으로 마케팅 언어를 기획했다. '페브리즈는 옷감으로부터 악취를 완전히 없애줍니다.' 페브리즈의 핵심 기능이 악취를 좋은 향기로 가리는 대신 냄새 자체를 정말 없애는 화학 혼합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매는 부진했고, 그들은 열성 구매자들이 페브리즈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청소과정에 포인트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청소한 방을 기분 좋은 향기로 채우는 제품'으로 포지셔닝 하고자 했고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당신을 둘러싸는 신선함'이라는 언어를 사용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2) 경로/제품 궁합 channel/product fit 


저자는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분산투자가 좋지만, 제품을 마케팅하고 유통하는 경로는 분산 투자가 옳은 전략이 아니라고 말한다. 


화살은 적고 나무는 많다
- 레리 페이지 larry page <구글 창립자> - 



하나의 경로가 최적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하지만 제대로 된 유통 경로를 하나도 개발하지 못하는 기업이 대다수다.
실패의 첫 번째 원인은 제품이 아닌 잘못된 유통이다.

하나의 유통 경로만이라도 개발할 수 있다면 훌륭한 회사를 만들 수 있다.
하나에 매달리지 않고 여러 경로를 만들려고 한다면 그 땐 끝이다.

- 피터 틸 peter thile <페이팔과 팔란티어의 공동창립자> - 



물론 초점을 맞춘 적절한 경로를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마케팅/유통 경로가 너무나 많고 새롭게 생겨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로스 해킹을 통해 실험을 실행하면 최적의 경로를 빠른 시간 안에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략은 크게 2가지다. 


(1단계) 발견 

다양한 선택지를 실험한다. (다만 철저한 조사를 거친 이후 실험할 경로를 선택해야 한다.) 우선 고려할 가치가 있는 경로들을 몇가지 리스트업 해본다. 이는 제품마다 다르다. 



첫째, 입소문 경로 

- 소셜 미디어 

- 내장형 위젯 

- 온라인 동영상 

- 커뮤니티 참여 

- 대회 개최 및 경품 증정 

- 크라우드 펀딩 

- 친구 추천 프로그램

- 게임과 퀴즈 


둘째, 자연 경로 

- 홍보와 강연

- 콘텐츠 마케팅 

- 앱스토어 최적화

- 이메일 마케팅 

- 커뮤니티 구축

- 전략적 동반자 관계

- 기사 기고

- 웹사이트를 통한 판매 


셋째, 유료 경로 

- 오프라인 광고 (TV, 인쇄 등) 

- 온라인 광고 

- 제휴/협찬/네이티브 광고 

- 인플루언서 활용 캠페인 

- 라디오 

- 리타겟팅 광고 

- 네트워크 광고 


콘텐츠 마케팅 측면에서는 푸쉬가르 케이쿼드 Pushkar Gaikwad 가 유용한 목록을 만들었다. 


[사례 연구] 

- 인포그래픽 

- PDF, e-book

- 동영상 

- 인터뷰

- 핀터레스트, 스냅챗, 트위터  

- 매체 포스팅 


[실행 방법 안내] 

- 프레젠테이션

- 웹 포럼

- 인스타그램

- 퀴즈 


[언론 발표] 

- 기사, 리뷰, 이미지, 사진, 질의응답, 팟캐스트, 페이스북, 추천의 글 등 



이렇게 여러 가지를 리스트업해보았다면 첫째, 사업 모델에 따라 제품에 맞는 경로를 추린다. 


B2B
- 영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영업 사원이 잠재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오프라인 박람회 등), - -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회사의 전문성을 강화한다.

전자상거래
- 사이트에 들어오는 잠재 쇼핑객 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검색 광고와 검색 엔진 최적화가 중요하다. 


물론 규모가 커지면 하나의 경로에 제한할 필요가 없다. 필요에 따라 커뮤니티 구축, 오프라인 광고 등도 유용할 수 있다. 핵심은 우선, 가장 효과적인 경로로 최적화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이 경로들 중 사용자의 성격과 행동을 참고하여 최적의 경로를 선별해야 한다. 사람들이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경로를 공략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이 크다. 링크드인 성장 부문 부사장인 아아티프 아완 Aatif Awan은 사용자를 1억명에서 4억명으로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경로를 줄일 때 지침을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이 <사용자 행동 유형에 대한 경로>를 만들었다. 



[사용자 행동 / 탐색경로]  

- 사람들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검색을 활용하고 있는가? / 검색엔진최적화 SEO 마케팅 SEM

- 기존 사용자가 입소문을 통해 제품을 공유하는가? / 바이럴 마케팅 혹은 추천 프로그램

- 사용자를 늘리는 것이 경험을 개선하는가? / 바이럴 마케팅 

- 표적 사용자가 이미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가? / 통합과 협력

- 사용자의 생애가치 lifetime value 가 높은가? / 유료 유치 



이렇게 경로/제품 궁합을 맞추는 과정에서도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하는데, 허브스폿의 성장 책임자였던 브라이언 밸푸어 Brian Balfour가 고안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1) 비용
- 논의 중인 실험을 진행할 때 얼마를 써야 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2) 표적 시장 선정 
- 표적 청중에 얼마나 쉽게 도달할 수 있는가? 
- 실험이 도달할 대상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가? 
(3) 통제 
- 실험을 어느 정도까지 통제할 수 있는가 
- 시작된 실험에 변화를 줄 수 있는가? 
- 실험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실험을 쉽게 중단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가? 
(4) 입력 시간 
- 팀이 실험을 시작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가? 
(5) 출력 시간 
- 실험이 시작된 이후 결과를 얻는 데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가
(6) 규모 
- 실험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청중의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벨푸어는 위의 6가지 요소에 따라 상,중,하의 점수를 매겨서 우선순위를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1~10점도 무방) 


실험에는 여러 아이디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팀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에 편향되기 마련이고, 객관적인 우선순위 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이러한 점수 산정 체계가 큰 가치를 발휘한다. 각 아이디어를 제안한 팀원이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해 초기 점수를 내고 이후 그로스 해킹 회의에서 팀이 이 점수를 지침으로 하여 어떤 아이디어를 먼저 시도할지 결정한다. 점수 산정에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리더가 조정에 나서야 한다. 이 점수를 궁극적인 기준으로 삼기 보다 결정의 토대가 되는 하나의 기준점으로 생각하면 좋다. 



(2단계) 최적화 optimization 


적절한 1-2개를 실험을 통해 발견했다면 지속적인 확장을 위해 채널의 비용 효율과 도달을 극대화 한다. 


사용자와 만날 수 있는 경로가 늘어나면서 전략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로스 해킹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아야 한다. 효과가 있는 경로를 발견한 이후에도 새로운 경로들을 탐색하고 실험해볼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사실, 이러한 전략들은 끊임없이 또 탄생하고, 탄생한다. 


그로스 해킹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데이터와 실험 중심의 접근법이 광대한 선택의 바다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자원과 비용을 쓸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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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 대한 짝사랑을 멈춰주세요> : 제품이 고객에게 외면받는 이유 알아보기 





*이 글은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 <션 엘리스> 북리뷰의 일환으로 상당 부분 요약 및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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