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와 KPI 간의 연결고리 이해하기
많은 사람들이 KPI가 곧 성과(또는 성과목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KPI 수치가 좋으면 그것이 곧 성과가 좋은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것은 1/4은 맞고 3/4은 틀린 생각입니다.
정확히는 KPI 수치를 좋게 만들면 성과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성과가 좋아지면 KPI 수치가 좋아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던 건강관리를 통한 성과관리의 비유를 통해 설명드리자면
위와 같은 지표들을 좋게 만들면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몸이 건강해지면 이런 지표들이 좋아지는 것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개별적인 수치는 내가 얼마나 건강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이고 몸이 건강해지는 습관을 유지하게 되면 지표들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회사에서도 나의(우리팀의) KPI만을 공략하는 경우가 엄청 많은데 그렇게 되면 '해당 지표'는 좋아질 수 있지만 자칫 성과라는 큰 가치를 놓치게될 수도 있습니다.
저 위의 지표들 중 몸무게, 공복혈당, 당화혈색소만을 KPI로 선정해 놓고 해당 지표만 당뇨약을 통해 낮춰놓았지만 KPI가 아닌 총콜레스테롤, HDL, LDL, 중성지방, ALT 수치는 형편없다면 그 사람은 절대 건강한 사람은 아니듯 말입니다.
성과와 KPI간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성과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성과의 개념은 과거 여러 글들을 통해 설명드린 바 있으니 오늘은 간략하게 핵심만 짚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말 중에 '하면 된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가지 일을 '하는'데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바를 '되게'끔 하기 위해 하는 것이고
그 일들을 성공적으로 실행 '하면' 결국 원하는 바를 '되게'끔 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성과는 '하는 것'일까요? '되는 것'일까요?
당연히 '되는 것'입니다. 되게끔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그것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하는 것이죠.
우리는 회사에서 다양한 일들을 '하고'있습니다. 그 일들을 하는 이유는 그 일을 통해서 원하는 바가 '되도록'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와 같은 예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우리 회사에 박과장과 이과장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올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슈는 '건강'입니다.
회사의 건강이라는 중요한 이슈를 위해 박과장은 위와 같은 ㄱ. 헬스클럽을 등록한다 ㄴ. 건강검진을 받는다 ㄷ. 보약을 챙겨먹는다와 같은 성과목표를 설정하였고,
김과장은 ㄱ. 5kg 감량을 한다 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ㄷ. 기초 대사량을 높인다와 같은 성과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이 둘 중에 누가 '성과'의 정의에 부합하는 성과목표를 설정했을까요?
김과장이겠죠?
박과장은 하면(Do)->된다(Be)에서 Do에 대한 목표를 설정한 것이니 성과목표를 설정한 것이 아닙니다.
김과장은 Be에 대한 목표를 설정한 것이니 성과의 개념에 부합하는 올바른 목표를 설정한 것이죠.
여러분들도 박과장처럼 잘못된 성과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성과목표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으시죠?
가령 내년엔 평가제도를 설계하겠다, 고객관리를 철저히 하겠다, 생산설비를 교체하겠다는 등 Do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경우가 엄청 많습니다. 모두 다 잘못된 성과목표를 설정한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 모든 것들이 다 Do에 해당하는, OKR에서 Initiatives에 해당하는 실행계획이고 이것들은 특정한 성과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지 이것 자체는 성과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성과의 개념에 부합하지 않는 잘못된 성과목표를 설정하게 되면 성과평가를 할 때에도 매우 큰 혼란에 봉착하게 됩니다.
박과장과 김과장이 연말에 평가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누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을까요? (누가 성과목표를 달성하기가 더 쉬울까요?)
당연히 박과장이 성과목표를 달성하기가 훨씬 더 쉽겠죠?
박과장은 그냥 헬스클럽에 등록하기만 하면 성과목표를 달성합니다. 건강검진 접수해서 받기만 하면 성과목표를 달성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과장은 헬스클럽에 등록'하는 것' 만으로는 목표달성이 안되겠죠. 헬스클럽 등록해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식사 조절을 통해서 실제 체중이 5kg이 감량 '되어야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이처럼 성과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해서 회사 내에 박과장 처럼 Do 목표를 세우는 사람과 Be 목표를 세우는 사람이 혼재하게 되면 연말에 성과평가를 실시할 때 Do 목표를 세웠던 사람들이 훨씬 더 유리합니다.
하지만 회사의 성과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성과는 Do목표일까요? Be 목표일까요?
당연히 Be목표가 회사의 성과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성과겠죠?
회사의 성과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성과목표를 설정한 사람들이 연말 성과평가에서 불리해지는 아이러니...성과에 대한 이해 부족이 초래한 대형사고죠.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바 또는 되고자 하는 바인 성과는 저절로 만들어지 않습니다.
물론 감나무 밑에서 하품 하다가 감이 떨어지는 일이 있긴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감을 따먹기 위해서는 막대기를 들고 나무에 올라야 합니다.
회사의 성과 또한 마찬가지인데요.
회사가(또는 회사의 구성원인 내가) 원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성과가 만들어지도록 하는데 필요한 일들을 실행해야만 성과가 만들어질 수 있는데 이것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 글을 자주 보신 분들은 익숙한 그림일텐데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것은 마치 도미노가 쓰러지는 원리와도 같은데요.
ㄱ. CSF 확보
최종적인 성과목표를 달성하려면 반드시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이것을 Critical Success Factor, 줄여서 CSF라고 부릅니다.
흔히 드는 예로는 행복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표적 CSF로 건강, 재정, 사람과 같은 것을 일반적으로 행복을 위한 CSF라고 하죠.
건강을 확보하지 못하면 행복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것만큼은 무조건 확보해야 하니까요.
단 하나의 CSF만 확보한다고 해서 성과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CSF는 다수가 되어야 하지만 너무 많으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분산되기 때문에 몇개로 추려 내는 것이 좋습니다.
ㄴ. 성과행동의 실행
그런데 CSF는 저절로 확보되지 않죠.
저절로 건강해지지 않듯 말입니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건강해지는데 필요한 행동들을 실천해야 합니다.
a.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적정량 섭취하고 건강에 나쁜 음식은 피한다.
b. 정기적으로 꾸준하게 일정시간 이상 운동을 실시한다
등과 같은 행동들이 실제 실천이 되고 유지가 되어야만 건강이라는 CSF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CSF를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행동을 우리는 성과행동이라 부릅니다.
여러분들이 회사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CSF를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성과행동들을 찾아서 실천을 해야 성과가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ㄷ. 필요역량(직무역량) 확보
그런데 위에서 말한 성과행동은 아무나 다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 여러분들이 'a.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적정량 섭취하고 건강에 나쁜 음식은 피한다'라는 행동을 하려면 바로 잘 할 수 있을까요?
잘 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a.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b. 그 음식의 적정 섭취량은 어느정도인지도 모를 뿐더러
c. 건강에 나쁜 음식은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것들을 알아야만 'a.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적정량 섭취하고 건강에 나쁜 음식은 피한다'라는 행동을 실천에 옮길 수 있지요.
이렇게 성과행동을 성공적으로 실천하는데 필요한 것을 우리는 '역량'이라 부릅니다.
이 역량을 갖춰야만 성과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죠.
여러분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들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직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성과행동을 성공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춰야만 성과행동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직무역량)
지금까지 설명드린 ㄱ. CSF 확보, ㄴ. 성과행동의 실행, ㄷ. 필요역량(직무역량) 확보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원하는 성과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과목표 달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ㄱ. CSF 확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ㄱ. CSF 확보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ㄴ. 성과행동의 실행이 이루어져야만 CSF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고,
ㄴ. 성과행동의 실행은 아무나 다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ㄷ. 필요역량(직무역량)을 갖춘 사람만 성공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죠.
역으로 설명드리면 일단 여러분들이 갖춰야 하는 ㄷ. 필요역량(직무역량)을 갖춰야만 ㄴ. 성과행동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ㄴ. 성과행동의 실행이 이루어지면 ㄱ. CSF가 확보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여러분들이 궁극적으로 원했던 성과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마치 노미노가 넘어가는 원리와 같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흐름 속에서 KPI는 성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위 그림에서와 같은 도미노 매커니즘으로 성과가 창출된다고 설명드렸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일련의 과정에서 ㄱ. CSF가 얼마나 확보되었는지, ㄴ. 성과행동은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ㄷ. 직무역량은 얼마나 갖춰졌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실제 구체적인 관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얼마나를 객관적인 수치로 알 수 있도록 알려주는 지표가 바로 KPI입니다.
이 KPI를 통해서 우리는 특정 CSF가 조금 덜 확보되었구나라고 판단하여 앞으로 이 CSF를 확보하는데 더 노력해야겠다 판단할 수 있거나
또는 이 CSF는 기대보다 많이 확보되었으니 앞으로는 부족한 저 CSF를 확보하는데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성과행동이나 직무역량 또한 동일한 방식으로 관리가 됩니다.
이 행동은 잘 하고 있나보다 객관적인 지표로 판단할 수 있고 이 역량은 부족한 것 같다 객관적인 지표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KPI는 성과가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앞에 두어야 할 궁극의 가치가 아니라 가장 뒤에서 일련의 과정을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Support의 역할을 하는 것이 KPI의 본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KPI를 가장 앞에 두고 그것을 위해 일을 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하게 되는데 그것은 성과관리의 기본 흐름에 분명히 위배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