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 셩완 제니쿠키, 딤섬스퀘어, 디스커버리 베이 편
제니쿠키를 사러가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숙소 근처 제니베이커리로 향했다. 몇달 전 회사 동료가 홍콩여행을 다녀와서 제니쿠키를 사왔다. 다들 맛있다고 하는데 '이게 뭐라고 난리야? 그냥 쿠키네 뭐' 라고 했는데 다 먹고나니 은근 생각난다. 여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여유로운 카페에 앉아 아메리카노 한 잔이랑 제니쿠키를 몇 조각 먹을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홍콩 외곽 지역인 셩완 지점임에도 불구하고 오픈 전부터 줄이 길다. 사진 속 기세등등한 아주머니가 대기줄을 관리하시는데, 골목 한편에 길게 늘어선 줄에서 매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인원만큼만 딱 잘라 입장을 시킨다. 허리춤에 두 손을 올린 대장부 아주머니 덕분인지 매우 질서있고 빠르게 쿠키를 살 수 있었다.
큰 것 2통, 작은 것 4통을 샀었나? 무거워서 쩔쩔맬 정도로 잔뜩 사놓고도 아 몇 통 더살걸 그랬나.. 돌아 나오자마자 후회가 됐다.
셩완 지역에서 딤섬 맛집으로 손에 꼽힌다는 <딤섬스퀘어>에 아침을 먹으러 왔다. 셩완 지역도 큰 쇼핑타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어떻게 주문을 하나 걱정했는데, 관광객들이 많아서인지 메뉴가 전부 사진으로 나와 있다. 사진과 영문 표기를 보고 주문한 이름 모를 빵과 새우딤섬. 찐빵처럼 생긴 빵은 겉은 소보로처럼 달콤하게 부서지는 식감이었고 안에는 바베큐 된 고기가 들어있었는데 꽤나 맛있었다. 그리고 새우딤섬은 어느 딤섬 판매점에가도 선방할 수 있는 메뉴, 홍콩 딤섬집에서 메뉴가 고민된다면 일단 새우딤섬을 시키시길.
홍콩 식당에서는 모두 물값을 받는다. 영수증 제일 하단에 차(茶)라고 표기된 것이 따뜻하게 제공된 물이다. 인당 3달러, 가격은 500원 정도로 저렴하지만, 음식을 사 먹으면서도 물값을 내야한다니 한국인 정서로는 영 불편하다. 더군다나 차를 마시겠냐고 묻지도 않고 자리에 앉자마자 차부터 내준다. 모르고 계속 마셨다가는 음식 값보다 물값이 더 나올수도 있는 상황. 홍콩에서는 당연한 문화이겠지만, 관광객으로서는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매장이 많아서 매번 마실 때 마다 물값이 얼마냐, 한 잔 더마시는건 프리냐 추가금액을 내야하냐 물어보기도 어렵고.. 물을 안 마실 수는 없으니 우리는 어딜가나 딱 한 잔씩 최소한의 물만 마시기로 했다.
1. 디스커버리베이
홍콩 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디스커버리베이였다. 당시 인기가 많았던 jtbc 마녀사냥에서 4MC가 홍콩여행을 갔는데, 디스커버리베이 해변에 돗자리를 깔고 피시앤칩스를 먹었었나? 촬영을 했던 그날따라 햇살도 정말 좋았고, 여유로운 풍경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런.데... 두둥. 우리가 디스커버리베이에 방문했던 날의 날씨는 대략 아래 사진과 같았다.
해변에서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이렇게나 예쁜 식당들이 줄지어 있다. 침사추이나 센트럴과 달리 관광객도 거의 없었고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식사를 하는 분위기가 좋았다.
디스커버리베이 뒤편으로는 쇼핑타운(이래봐야 아주 작지만), 카페, 서점, 어린이집, 아파트 등 주택가들이 자리하고 있다. 정말 아담하고 소박한 마을 한켠에 조그마한 해변까지 있는거다. '아 이 동네 참 살고 싶다' 싶었다. 굉장히 안정적이고 따뜻한 분위기였고, 아이들이 참 많았고, 작지만 없는건 없었다. 또 특이한 점이 한국사람들이 모여사는 LA 한인타운처럼, 디스커버리베이도 홍콩의 유럽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이었다. 그래서 홍콩임에도 중국인보다 유럽 사람들이 훨씬 많았는데..
덕분에 분위기가 이렇다. 디스커버리베이에 가 본 사람을 빼놓고는 모두 유럽이라고 생각할 듯한 분위기, 또 실제 이 마을의 모습이 유럽과 매우 닮았다.
마을이 아주 작아서 한 바퀴 금방 돌아보고 점심을 먹으러 쟉스(jarks)에 왔다. 얼마나 작길래 자꾸 작다작다 하냐고 물으신다면, 가보시면 안다 답하겠다. 발랄했던 직원분 덕분에 더 즐겁게 식사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여행왔다고 하니 집에 돌아가서 이 사진을 보여주며 꼭 자신을 남자친구라고 소개해달랬는데, 이름도 기억이 안난다.ㅋㅋ 쟉스는 음식 맛도 가격도 서비스도 모두 좋았다. 그리스식 샐러드와 수제버거를 시켰는데 양도 상당했고, 수제버거가 특히 맛있었다. 맥주는 블랑을 추천!
다시 페리를 타고 센트럴로 돌아간다. 그리고 빅버스로 침사추이 나이트 투어까지 참 길었던 하루,
포스팅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나이트 투어 빅버스는 다음 포스팅에서..
잊혀지기 전에, 홍콩&마카오 여행기 3일차 오후, 끝.
*잊혀지기 전에, 홍콩 여행기를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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