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비교하기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고요?
우선 나는 불안을 줄이거나 없애는 법을 알지 못한다. 대신 우울과 불안에게 6년째 시달리며 느낀 것은 크든 작든 누구에게나 마음의 상처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주어진 삶을 잘살아내는 거 같은데, 왜 나만 불편하고, 어렵고, 절망스러움을 느끼며 삶을 살아갈까? 어릴 적부터 내 최고의 궁금증이었다. 다니던 교회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신다고 귀가 닳도록 들었는데, 막상 내 하나님은 아빠에게 학대당하는 나와 동생을 가만 두셨고, 왕따 당하는 나를 버리신 거 같았다. 성인이 되어 칩거하는 동안 내 상황을 변화시켜주지 않으셨다.
보육원에서 퇴소한 어린 나는 늘 불안했고, 교회도 나가지 않게 되면서 내 삶의 목적을 잃은 채 방에 혼자 앉아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은둔생활 중 그나마 얻은 것이 있다면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깨달음과 생각의 깊어짐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삶이 좀 불안할 때 다른 사람의 인생을 본다. 그들도 그들 나름의 어려움과 불안이 존재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괜찮아진다.
처음엔 남과 비교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내가 나쁜 사람인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정신과 주치의 선생님은 이렇게 비교를 통해 스스로가 나아진다면 불편한 방법이라도 일단 하면 된다고 말해주셨다.
남들의 큰 불안을 보고 나의 불안은 작은 것이구나 생각할 때에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 하셨다.
말에 두서가 없지만 우리는 서로의 아픔의 크기를 몰래 나의 기준에서 측정해 보면 치료에 조금은 도움이 될 거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나에게 큰 시련은 누군가에겐 가벼운 일이고, 누군가의 무거운 아픔이 내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 않은가. 원래 사람은 자신의 아픔이 가장 커 보이고 아파 보인다.
그러니 착한 이미지는 나중에 생각하고 우리 조금씩 비교하며 살자. 위안을 얻자. 나의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조금은 이기적으로 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