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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쥬르 Jul 14. 2022

6. 미국 유학생, 출국 전 챙겨야 할 5가지

#6. 합격 발표와 함께 시작된 미국 이주 준비


2월 15일. 두둥~ 대망의 대학원 심사 발표일이 왔다. 지난해 11월 말에 지원했던 1순위 희망 대학원 지원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목이 빠지게 이메일을 기다렸건만, 메일함은 실시간 업데이트를 해도 그대로였다. 한숨도 자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어드미션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더니, 다음 날 아래와 같은 답장이 왔다.

 

"Your decision has been posted in your online application account. Please log on and scroll down to the appropriate link to view it."


세상에, 친절하시기도 하지. 미국 대학원의 시크함이란... 지원했던 온라인 계정에 접속해 "Application Decision" 링크를 클릭할 때 벌벌 떨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I. 대학원 합격 발표 및 최종 결정


그해 1-3월 사이 지원했던 세 개 대학원의 합격 여부 발표가 났다. 일편단심 민들레, 언제나 1순위였던 IMC 전공 학교는 인터뷰가 폭망 했다고 생각했으나 '합격'이었다. 2순위 커뮤니케이션 전공 학교도 합격, 펀딩을 주겠다고 연락이 왔다. 인터뷰는 나쁘지 않게 했으나, 진심은 아니었던 3순위(지난 글 참조) 홍보 (Public Relations) 전공 학교는 불합격이었다.


이미지 출처: 작가 나봄 블로그

지원 학교에서만큼은 ‘미니멀리스트’가 되고자 했던 나의 선택이 맞았다. 여러 학교를 지원했으면 에세이와 보충 서류를 학교마다 다르게 각색하느라 엄청나게 시간을 썼을 거다. 아마 내가 좀 더 대범했더라면 1순위 학교 한 군데만 지원했을 수도.


4월 초까지 1순위 IMC(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공과 2순위 커뮤니케이션 전공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2순위 학교는 커뮤니케이션 쪽으로는 꽤 명성이 높았고, 펀딩까지 주는 데다, 나의 의지에 따라 졸업 후 취직 또는 박사 과정을 이어갈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 IMC 전공은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코스라, 박사 코스로 가는 것은 어려운 트랙이었다. 약 두 달간 고민했지만, 결국 나의 첫 번째 목표였던 IMC 전공을 택했다. 너무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온 학교라 포기할 수 없었고, 석사까지는 어떻게 해보겠지만 박사까지 이어 나갈 학자금은 없었다.


합격 소식은 뛸 뜻이 기쁘고 감사했으나 그 기분도 잠시, 몸과 마음은 이미 미국으로 ‘이주할 채비’로 분주했다. 유학 준비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지인과 주말 만남을 이어 나가며, 조금씩 이주 준비를 시작했다.



II. 미국 출국을 위한 준비 목록 총정리


1. 준비 서류, 2. 방 정리, 3. 이민 가방 챙기기, 4. 전공 예습, 5. 치과 및 건강 검진 순으로 정리해 보았다.


1. 준비 서류


일단 대학원에 합격하면, 학교 입학 및 미국 학생 비자 (F-1 Visa)와 관련된 대대적인 준비가 시작된다. 내가 기록해놓은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졸업 증명서 (Transcripts): wes.org를 통해 학교로 보내게 된다.           

2) 등록금: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본인이 지원한 학교는 부분적인 등록금을 미리 받았다.           

3) I-20 관련 서류: 비자의 종류는 아님. 미국 대학(원)/어학교 등에서 발급하는 입학허가서(I-20), 학생비자(F-1)를 신청할 때 대사관에 제출하는 필수 서류 중 하나.           

4) AHR (Admissoin Health Record): 미국 입국용 결핵 검사 및 필수 예방 접종 증명서 제출.

5) 학생 비자 (F-1 Visa) 인터뷰: I-20 가 나와야 미국 대사관에 비자 인터뷰를 신청할 수 있다.            


본인은 졸업 증명서 및 등록금 일부를 내고 나서야 '공식 합격 레터(Offcial Admission Letter)'를 받았다. 공식 레터를 받기까지는 도통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한국에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더라도, 한국에 있는 은행 계좌들은 꼭 유지하시길 바란다. 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 계좌로 송금하거나, 계좌이체 (책 구입, 국민연금 등)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위의 서류 목록들은 모두 학교에서 알려준다.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것들은 무엇을 가져갈지, 어떤 공부를 미리 할지 등이다. 아래 4. 이민 가방 싸기와 5. 전공 예습에서 아래에서 설명을 이어나가겠다.



2. 방 정리 -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공식 합격 레터를 받고, 가장 먼저 돌입한 것은 바로 ‘정리’였다. 학부 때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1년 정도 간 적이 있었는데, 이때 아버지께서 내 방을 서재로 사용하셨다. 책과 노트가 빼곡히 들어찬 방을 보며 조금씩 화를 키우시다, 내가 어학연수에서 돌아왔을 때, 그동안 쌓인 분노를 한꺼번에 뿜으셨다. 그때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나는 정리가 시급했다. 당시 한참 유행하던 정리 정돈/수납에 대한 책이 있었다. 2012년 4월, 초판 1쇄가 발행된 곤도 마리에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었다. 이 책을 통해 단기간에 습득한 정리 정돈 노하우를 바탕으로 방 정리를 시작했다. 버릴 것은 버리고, 킵할 것을 박스에 정리하고, 이민 가방에 넣을 것은 한 귀퉁이에 모았다.


트라우마도 한몫했지만, 이왕이면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혹여나 가족들이 이사할 일이 생겼을 때, 내 물건을 버린다거나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고생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은 싫었다. 박스에 정리해 놓으면 그것만 옮기면 되니까. 유학 전 이렇게 한번 물품을 정리하며,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물건을 끌어안고 살았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방 정리는 유학 생활 동안 단출한 삶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방 정리 전 밑줄 치며 읽었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3. 이민 가방 싸기 - 유학생, 이것만은 꼭 챙깁시다!


이미지 출처: Pixabay

당시 미국에 가져갈 수 있는 수화물은 23kg 가방 두 개. 2년 남짓 미국에 머물게 되면, 가방에 뭘 넣어야 할까? 뭘 넣기를 고민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대학원이 있는 지역에 대한 리서치다. 만약 주변에 H-mart 등 한인 마트가 없는 시골 동네라면, 김, 라면, 참치캔 등 당장의 끼니를 해결한 만한 음식을 챙겨야 한다. 이런 마트가 주변에 있는 지역이라면, 웬만한 K-물품들은 마트에서 판매하므로 괜히 짐을 무겁게 챙길 필요가 없다. 당시 챙겼던 물건들은 다음과 같다.


1) 식료품: 라면, 김, 참치캔, 엄마표 반찬 조금         

2) 노트북: 학교에서 구입할 것을 추천드린다 (요구되는 소프트웨어와 함께 묶어 파는 경우가 있음)              

3) 생필품: 전기담요, 전기 변환 콘센트 4-5개, 화장품    

4) 의류: 자주 입는 옷, (인터뷰나 미팅을 위한) 정장 2-3벌, 스타킹 (팬티, 발목 스타킹), 덧버선 등           

5) 책가방: 한국 책가방처럼 콤팩트하고 예쁜 가방은 미국에서 찾기 어렵다.       

6) 문구류: (미국에도 문구류는 널렸지만) 한국에서만 팔 것 같은 문구류, 쓰던 일기장 등             

7) 약품: 본인이 평소 먹는 약이나 '우먼스 타이레놀'처럼 미국에 없는 약품들           

8) 현금: 미국 은행 계좌 계설 시까지 쓸 현금

9) 뱅킹: 온라인 공인 인증서 (요즘은 아이핀 등 본인 인증 수단이 필요해 '알뜰폰'을 준비해 가는 것도 좋다)  

10) 기타: 한글 책, 호루라기 등              


당시에는 이북(e-book) 리더기가 지금처럼 보편화되지 않았었는데, 한국어 책이 사무치게 그리울 것 같은 분들은 전자책이라도 읽을 수 있도록, 크레마, 리디 페이퍼 등의  ‘이북 리더기’도 하나 챙겨 오시면 좋을 듯하다. 미국에도 한국 종이책을 주문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서점들(kbookstore, 알라딘 US, 반디북 등)이 있지만, 유학생에겐 다소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처음에는 룸메이트가 있는 방을 구하는 것이 좋다. 이미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유학생이면 금상첨화. 기숙사도 좋지만, 아파트/가정집 렌트보다 비싼 편이다. 같은 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친구가 첫 룸메이트라, 고맙게도 미국 이주 초반, 이케아나 대형 마트에 갈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미안하다면, 미국에서 구하기 힘든 한국 제품을 하나 사 가면 된다.



4. 전공 예습 - 실력도 미리 준비하자


'전공 예습'이라. 이것은 충분히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나도 합격 발표 후 탱자 탱자 놀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으니까. 떠날 날이 가까워질수록, 대학원 공부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수업 내용 못 따라가면 어쩌지? 제때 영어로 리포트 제출 못하면 어쩌지? 등등. 그래서 영국문화원 주말 회화반을 등록해 짬짬이 스피킹 연습을 했고, 통계 및 SPSS 기초 수업도 들었다. 영어 라이팅은 영어를 잘하시는 동료분께서 봐주신다고 해서 맛있는 밥을 사드리고 종종 에세이 첨삭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예습한 것들이 결코 헛되지는 않았지만, 합격 발표 후 출국 전까지 남은 5-6개월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시길 바란다. 이때 아니면 마음껏 놀 수 없기 때문이다.



5. 치과 및 건강 검진


© carocaro1987, 출처 Unsplash

이렇게 1. 서류 준비 2. 방 정리 2. 이민 가방 챙기기 4. 전공 예습 등을 마치면, 5. 건강 검진이 남는다. 미국 병원비가 얼마나 비싼지 학을 떼는 사람들의 호러 스토리(horror story)를 여러 번 들었다. 같은 팀 후배는 뉴욕에서 구급차에 한 번 실려갔는데, 비용이 2,000불 넘게 나왔다고 했다. AHR (Admission Health Record) 관련 검사 및 예방 접종도 모두 끝냈고, 평소에 건강만큼은 자신이 있었던 나는, 출국일을 1달 남짓 남겨두고 약소하게 치과 검진을 갔다. 그런데 유학 준비 과정에서 내가 했던 가장 큰 실수가 바로 이것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갔던 치과 검진에서 종양이 발견되어 예정에도 없던 수술을 받게 되었고, 그래서 제때 출국하지 못할 뻔했다. 다행히 나의 급한 상황을 배려해 초고속으로 날짜를 당겨주신 의사 선생님 덕분에 제때 출국 및 입학을 할 수 있었다. 이 에피소드가 궁금한 분은 다음 글을 참고하시길.


아찔함과 분주함의 연속이었던 8월 한 달이 지나고, 어느새 출국일이 되었다.

내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열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 자료/이미지 출처: 작가 나봄 블로그, Unsplash,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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