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집 초대받고 생일상도 받은 날,
딸아이의 생일은 1월 5일이다. 이 날짜가 얼마나 생일 파티에 불리한 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야 깨달았다. 생일이 방학과 겹친다는 것 자체도 초대학가 어려운 데, 호주에서의 12월 말부터 1월 첫째 주 혹은 둘째 주까지의 시즌은 피크 중에서도 피크 시즌이다. 해외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많고, 다른 지역에서 사는 가족들이 적어도 이 시기에는 꼭 한 번은 만나는 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특별주간에 내 딸아이의 생일이 있다. 아이는 늘 생일 파티를 하고 싶어 했지만 여태껏 단 한 번도 친구와 해보진 못했다.
그런 우리가 딸 베프 집에 초대를 받게 되었다. 그것도 바로 아이의 생일 딱 하루 전 날 말이다.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던지. 뭐라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나는 아이 친구 엄마에게 날이 날인 만큼 내가 음식을 좀 준비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럼 자기가 내 아이의 생일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러지 말라며 그저 생일 전날에 만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 그런 거니 노래나 같이 불러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생일상에 케이크 심지어 생일 파티를 위한 놀이들까지. 그 간 내가 못 해주었던 미안함을 대신 풀어주듯 그렇게 우리 부부까지 대접을 받게 된 것이었다.
딸아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우리 부부야말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하루였다.
아이가 학교에서 적응을 잘하고, 친구와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며, 부모들끼리 가끔이나마 이렇게 만나서 와인 한 잔씩 나눌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금 느낀 하루였다. 정말이지 내 딸 덕분에 나도 늘 정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