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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담 May 18. 2024

평범한 워킹맘이 브런치 작가로 10개월간 글을 써봤더니

브런치스토리로 생긴 놀라운 변화들

매번 고시원 에세이를 연재하다가 오늘은 조금 색다르게 저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물론 저의 일상에 그 누구도 관심이 없으실 거라는 것을 알기에 제대로 된 글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평범함 워킹맘이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고 무엇을 얻었으며,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대해서 기록해보려 합니다. 일종의 브런치스토리 회고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브런치 작가가 되고 브런치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 지 10개월이 흘렀습니다.  브런치 작가에 지원할 때 제가 쓰고자 마음먹었던 주제는 바로 '고시원'이었습니다.

대기업 남편을 퇴사시키고 30대 워킹맘이 고시원 원장이 되었다는 흥미진진 스토리.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할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저의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습니다.

브런치 연재를 시작한 지 3일 차, 네 번째 글을 올렸을 때 단 4개의 글로 10만이 넘어가는 조회수를 돌파했고 이삼일간 다음포털과 브런치 메인을 오가며 장식했습니다. 지금껏 마흔 개가 안 되는 글을 올리는 동안 브런치의 간택을 받아 25개 이상의 글이 모두 메인에 노출되었고, 0명이었던 구독자는 어느새 700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성과는 아마도 출간 계약일 것입니다.



브런치작가가 되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SNS에서 저를 자랑할만한
다수의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 글알못 워킹맘이 브런치 작가 하루 만에 합격하는 법

- 왕초보 작가가 글 하나로 10만 뷰 돌파한 비법

- 단 네 개의 글로 12일 만에 출간 계약 러브콜까지 받을 수 있었던 이유

- 포털 메인에 걸리는 끌리는 글 쓰는 법

- 평범한 내가 10개월 간 에세이를 쓸 수 있었던 이유



조금은 남부끄럽지만 소위 말해 ‘후킹’ 하기 좋은 위와 같은 수식어를 달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자격 같은 것들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1년 가까이 브런치작가로 활동하면서 진짜 얻은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 가슴 깊이 깨닫게 된 하나의 계기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로 황보름 작가님의 북토크를 다녀왔어요.

북토크에서 받은 싸인본 책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저자인 황작가님은 몇 년간 노트북에 묵혀두었던 원고를 브런치에 연재하면서 세상에 이름을 떨쳤다고 합니다. 평범한 대기업 직장인이었던 그녀가 10년간 다녔던 회사에서 퇴사를 결심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제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스토리를 전하며 북토크를 설 수 있게 된 작가로서의 성장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는 딱딱하게 굳어있던
저의 가슴을 요동치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그녀의 말처럼 저 또한 10년 이상 회사를 다녔고, 그 일이 저에게 맞지 않는 것을 꽤 빨리 알아챘지만 묵묵히 버텨왔으므로 묘한 동질감마저 느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브런치스토리라는 세계를 통해 글 쓰는 기쁨을 조금씩 알아가며 어쩌면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혹은 긴 시간 좋아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고, 청중 앞에 서 있는 작가님의 모습에 나를 대치해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죠.



오랜만이었습니다.

아주 조금이나마 가슴이 뛰고 있음을 느낀 것은요.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어 하죠. 그리고 특히나 대한민국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평생 풀어야 할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 또한 오랫동안 그것을 찾고 싶어 괴로웠습니다. 어떻게든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어 애를 쓴 적도 많았지만 그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해 이내 포기하곤 했었습니다.



그런 저의 가슴이 조금씩 꿈틀거렸다는 것은 매우 역사적인 일이었습니다. 만일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았다면 10년 넘는 직장생활 동안 잊고 있었던 이 떨림을 알아챌 수 있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진정 제가 좋아하고 평생의 업으로 삼을만한 일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전업 작가의 삶이 녹록지 않음을 이미 숱한 에세이서 간접적으로나마 보았거든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 누구보다 돈을 사랑하는 자본주의 워킹맘인 저는 아직 돈이 우선순위에 있습니다. 다만 마흔 살 가까이 되어서야 찾게 된 떨림의 감각과 오랜 숙제의 힌트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고무적이라는 생각입니다.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앞으로 저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시작이 분명 제 인생의 좌표를 바꾸어 준 것은 분명합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잘 나가는 사람들, 성공한 사람들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었습니다. 마치 그것을 알게 된다면 성공으로 가는 마스터키를 열 수 있을 것만 같았거든요.



하지만 2년간 약 200권의 책을 읽으며 블로그를 하고, 1년 남짓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어쩌면 성공 한 사람들의 원동력은 거대하고 원대한 무언가가 아니라 작은 성취의 반복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었습니다.



수영을 할 때 물을 박차고 나가는 순간의 동력은 발을 뻗고 손을 휘젓고 몸을 움직일 때만 생깁니다. 한 번 두 번 휘젓다 보면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지요. 사실 저는 수영을 한 번도 제대 로 해본 적이 없지만, 그것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시원 사업에 도전한 것

블로그에 그 과정을 기록한 것

무료 창업 강의를 해 본 것

브런치에 지원해 본 것



하나하나의 사건들이 마치 나를 계속해서 밀어내고 끌어당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물살의 흐름을 탄 이상 이제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브런치를 통해 무엇을 이루셨나요? 가끔은 헛발질도 하고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분명 우리는 그 안에서 무언가 배우고 새롭게 느끼는 것이 있을 겁니다. 그 감각에,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으면 합니다.



(+ 그리고 부족한 저의 글을 구독해주시고, 따스한 댓글 달아주신 구독자 분들께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해요. 저의 글을 자주 메인에 올려주신 브런치 관계자분께도요. 그 덕분에 10개월간 글을 꾸준히 쓸 수 있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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