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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May 03. 2024

불면 III

누워 손 뻗으면

천장에 닿아도 느껴지지 않고

내려앉는 무게에

짓누르지도 않고 밀려나지도 않는

매달린 것들 떨어지지 않을까

사실 매달린 것은 나

누웠다 앉았다 섰다 다시 누워

움츠린 것들을 흔들리게 하는


나는 그것들의 천장에 누워

나의 천장 바라보며

외로운 시간은 손 끝에 감겨

침묵한 공간과 교미하며

무정한 탓 낳을 것 없고

기다리는 마음 초조하기만

누운 등 뒤 숨은 그림자가 말하기를


나는 너의 빛의 그림자

너는 나의 밤의 그림자


결국 나의 불면은 나 역시 그림자인 탓

천장의 천장

시간이자 공간

공간 속 멈춘 시간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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