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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May 02. 2024

추억은 인생의 댓글

일상과 사랑이야기

   추억은 그것의 주인만이 꺼내 볼 수 있는 인생의 댓글이다. 담배 하나 입에 물고 내뿜는 연기 속을 헤치고 희미하게 떠오르는 설렘이다.

    지금까지 내 삶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담배연기의 은밀한 접촉에 눈이 시려 미간을 찡그리기도 하면서 누구도 이유를 모르게 나는 미소짓고 있다.
   잘 마시지도 않는 커피 한잔에, 추억을 불러오는 마술같은 담배 하나에, 오늘 같은 날 곁에 있는 고마운 흑백사진 느낌의 친구 하나에...

    그래, 커피보다 소주 한잔이 나았다. 함께 내 삶에 걸쳐있는 댓글들을 넘어가는 술잔만큼 되뇌이고 싶다. 나도 그 친구의 댓글 중 하나일테고, 친구도 내 댓글 속 주인공 중 하나일테니 함께 추억할 수 있을 거다.

    삭제는 없다. 이미 지나온 시간이고 악성댓글이라 할 지라도 소주 한 병 정도로 몽롱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지울 수는 없다. 추억이 그 주인만 꺼내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소유는 '나만'이 될 수 없다. 그 속에는 언제나 혼자가 아니었기에 그럴 권한이 내게는 없다.


    오늘 지난 댓글들을 차례로 읽는다. 한참을 멈추어 골몰하는 몇몇의 댓글 속 친구들을 떠올린다. 그립다. 그냥 그리움이 그립다. 이름조차 잊혀진 친구도, 사진 속 장소도, 함께 한 그 순간도 참 그렇다.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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