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기도 힘든 적막 속
외롭고도 가엽다
간헐적인 숨에 담배 불빛 불쑥 눈을 뜨고
가슴을 치는 바람
눈빛은 파문처럼 일렁인다
어디서 왔을까
빛이 낯선 이 곳까지
바람냄새 따라 눈 돌려 보니
이파리도 없이 하늘에 핀 꽃 하나
바다 한 데 그림자를 내렸다
바람이 운다
섬이 내뱉는 한숨은 빛난다
빛나지 못한 한숨은 구름이 되어
흩어지고 이내 밤이 된다
그게 서럽다 한다
바다가 운다
섬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별
하늘에서 떨어지고 바다에 뜬 내가 슬퍼서
떨고 있는 어깨가 가여워서
홀로 노래하는 바람이 젖어서
기대면 안길까 두려움에 밀어내는
파도의 이율배반적 연민에 기가 막혀서
그렇게 운다
섬이 그렇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