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by 이윤인경

내린다 아니 스러진다
하루가 나체로 문득
우리 앞에 설 때 뒤돌아 선
태양의 뒷모습은 표정이 멀고
다만 민망함을 감출 순 없어 붉다
낯이 아름다운 너를
혼자 보냈던 힘없이 나풀거리던 손이
가엽다 아니었나 그렇게도
홀로를 참지 못하는 너는 마치
부끄러운 시의 주인처럼
시간마다 켜켜이 이야기를 겹겹이
추억처럼 봉숭아 물 배어내고
바다에 스러지는 너를
방관했다 나는
너의 달거리가 두렵다
허물어지지만 웅크린
분홍빛 자궁이 기지개를 켤 때마다
한 뼘 늘어난 너의 성숙이
어떤 나를 쏟아낼까
돌쩍스레 건넨 입맞춤이
붉다 묻어나온 하루가 스러진다
간절한 기다림이 가져다 주는 진리에 질렸다
내일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