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명절 연휴 어느 날 언니와 나와 여동생이 만났다. 우리는 부모님 두 분이 일찍 돌아가셔서 친정이 없다. 우리가 다 함께 모이는 날은 부모님 산소 가는 날이다. 8월의 어느 날 산소를 다녀왔다. 엄마 기일이 6월 28일, 아버지 기일이 10월 17일이어서 그 중간을 기점으로 다녀왔다.
부모님이 안 계시니 명절이 되면 모일곳이 마땅찮다. 추석 때 남동생네는 장인어른, 장모님 뵈러 서울로 가고 각자 시댁에서 하루 보내게 된다. 정작 우린 친정이 없으니 딱히 만날 명분이 없다. 연휴 때 하루 시간을 맞추어 함께 밖에서 식사를 주로 하는데 이번에는 다들 시간 맞추기가 어려웠다.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되는 사람들이라도 보자 했는데 이때는 여자들 남편들도 다 시간이 됐는데 굳이 굳이 여자들만 보자고 날을 잡은 거였다. 따라오려는 남편들을 굳이 굳이 떼어내고 말이다.
언니랑 동생은 차로 30분 거리에 사는데 나를 배려해 이곳으로 와 주었다. 집 인근에서 5가지 메뉴로 나오는 볶음, 무침, 튀김, 탕 등으로 차려지는 오징어 요리 한 상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2차로 얼마 전 뚫어두었던 풍경이 예쁜 저수지 주변 베이커리 카페로 가서 차와 빵을 먹으며 그간 못다 한 얘기들을 나눔으로 시간을 보냈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여동생과 남동생이 없고 형부, 제부들, 짝지, 올케가 없어 아쉬움은 남았지만 세 자매가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참 의미 있고 좋았다. 밥은 언니가 사고 차는 내가 샀다. 여동생은 손수 만들어 온 식혜 한 병과 유명 베이커리에서 사 온 쿠키 세트를 선물로 주었다. 빈 손이 아니라 뭐라도 해주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예뻤다.
뻥 뚫린 산 뷰를 바라보며 오랜만에 세 자매가 뭉쳤다. 디저트로 부드러운 치즈케이크 한 조각과 맛난 커피를 마시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시간은 참 포근했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각자의 시댁 이야기와 남편들 얘기가 나왔는데 할 얘기가 많았다는 듯 돌아가면서 얘기하면 맞장구치며 들어주고 또 얘기하고 이야기가 끝이 없이 나왔다.
오랜만에 만나 점심을 함께 먹고 예쁜 산 풍경을 바라보며 맛난 디저트를 먹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맘껏 나누는 그야말로 마음 편한 시간을 보냈다. 허물없는 형제자매라서 가능하다 싶었다.
“우리끼리 봐도 좋네. 한 번씩 우리끼리 만나야겠다”면서 저녁이 될 무렵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나를 배려하여 여기까지 와 준 언니와 동생에게 고맙고 허물없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눌 수 있어 좋았고 오랜만에 참 마음이 편해지는 시간이었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여동생까지 우리 네 자매여 영원하며 남동생까지 우리 5형제여, 끝까지 함께 사이좋게 지내자꾸나. 사랑한다. 내 형제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