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넷째
내 밑으로 여동생이 둘인데 셋째, 넷째다. 셋째 동생은 연년생으로 나와 20개월 차이고 막내 여동생은 4살 차이다. 어릴 때 셋째 여동생이랑 제일 많이 싸웠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한 살 차이라 만만했던지 동생이 많이 대들었던 것 같다. 사실 그때 내가 응징도 많이 했다.
셋째 여동생은 어릴 때부터 골목대장이었다. 동네 아이들을 모아 이끌고 다니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금도 주위에 친구들이 많은 걸 보면 사람 좋아하고 베풀며 나누기를 좋아하는 기질 때문인 것 같다. 얼마 전 생일이었을 때는 친구들에게 선물을 비롯해 꽃돈다발 등 여러 가지 많이 받은걸 우리 남매 카톡방에 찍어 올렸었다. 어쩌면 저렇게 많은 선물들을 받고 사람들이 축하해 줄까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지금은 인도네시아에 사는데 1년에 여름에 한번, 겨울에 한번 두 번은 꼭 들어온다. 그 덕분에 가족들이 다 만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서랍장 한 칸은 자기 걸로 지정해 엄청 아기자기하게 정리를 잘해 둔 기억이 난다. 대신 자기 물건을 만지거나 손대는 날엔 난리가 난다.
몇 년 전 우리 가족 모두 광안리 펜션에서 모여 1박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노래방 시설이 되어있어 돌아가면서 한곡씩 불렀다. 동생의 차례가 왔는데 김윤아의 <하하하 송>을 불렀다. 근데 신나는 춤과 함께 약간 돈 아이처럼 곡을 소화해 내는 거다. 그때 적잖이 놀라며 와우, 저 아이한테 저런 끼가 있었네. 과연 내 동생이야 했다. 여기서 참고로 내 18번은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이다.
막내 여동생은 그냥 봐도 순둥이 다시 봐도 순둥이다. 그런데 착한 순둥이도 폭발할 때가 있다. 보기에는 안 그래 보여도 나름 많이 참으며 배려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막내 여동생은 음식을 뚝딱뚝딱 잘 만들어 낸다. 주부 내공이 쌓여 그런 거도 있겠지만 손이 빠르고 부지런하다. 그런 덕분에 가족들이 늘 맛나고 배부게 지낸다. 지난 명절땐 손수 식혜를 담아 집집마다 한 병씩 돌렸다. 6월이 되면 매실을 사가지고 와서 직접 담기도 한다. 또 막내 여동생이 잘 만드는 건 만능간장이다. 어디서 레시피를 배웠는진 모르지만 그 레시피대로 만들어 주변 지인들에게 한 두병씩 나누어 줬었는데 입소문이 나 아파트 내 주민들에게 가끔씩 판매도 한다. 아직까지 그 레시피를 배우진 못했다.
막내 여동생은 어린이집 교사였는데 그 이력으로 지금은 교회에서 유치부아이들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유치부 봉사는 사실 청년 때부터 했던 터라 거의 십몇 년째 꾸준히 하고 있다. 막내 여동생은 어릴 때부터 율동을 참 잘했다. 그래서 그런지 유치부 아이들에게 율동을 가르치며 봉사를 지금껏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 옷 입는 센스도 장난 없다. 그야말로 모든 걸 다 갖춘 동생이라 하겠다.
저에겐 이렇게 든든한 두 여동생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