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이란 말이 싫었다.
이유를 말한다면
[허무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없다고 생각했다.
빈 공백없이 꽉꽉 채워지고 싶었다
그것이 아주 작은 소소한 행복일지어도
작은 불행이지어도 그냥, 보단
왜냐하면, 이 있었으면 좋겠고
허공에 부숴지듯 파편화된 단어와 문장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너를 대변하고 우리를 대변한
거대한 성이고 싶었다.
공백이 없다는 건, 하염없이 숨이 턱이 멎을만큼
매일을 달리는 것이라는 걸 알았을 때
그래서 '멈춤'을 선언하고 '공백'이 필요하다
생각했을 때, 이미 늦어버린 '쉼'은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몰라 허우적대는 꼴이 되었다.
이유를 물어봐도, 오히려 이유 때문에 공백을
만들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모든 것을 부숴버리고 싶을 만큼 분노하고 있었다
분노는 슬픔을 슬픔은 눈물을 눈물은 비참함을
비참함은 비난을 낳았으며, 너덜너덜 해졌을 때 쯤
배게에 얼굴을 처박고 곤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ing
[그냥]은 [침묵]이다.
[그냥]은 [잡음]을 만들고 싶지 않는 것이다.
[그냥]은 [지키고]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