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리 전초기지 Arusa
11/09/2015(월) 소나기 후 맑음
아침도 거르고 7시에 호텔을 나와 택시타고 공항으로 직행했다. 다음 여정이 킬리만자로 산사진이나 찍을려고 Mosi로 이동하기 위해서 일단 다르에스살람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모시적삼할 때 바로 그 모시하고 발음이 똑같다. 잔지바르로 들어올 때 보니까 경비행기가 아침 9시에 한 편만 있기 때문에 여기서 8시 뱅기를 타고 나가야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서둘렀다. 근데 공항가는 길에 소낙비가 쏟아져서 시간이 좀 지연되었지만 8시 조금 넘어서 비행기는 이륙하여 8시 22분에 다르에스살람 국제 공항에 착륙하였다. 부랴부랴 모시행 비행기를 수배해보니 9시편이 완전 매진으로 내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하길래 궁여지책으로 Arusa로 먼저 가서 사파리 투어를 하고 시간되면 모시로 가려고 일정을 바꾸었다. 왜냐하면 Arusa와 모시는 버스로 1시간 반 정도 거리이기 때문에 어느 쪽을 먼저 끝내더라도 이동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경우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내마음대로 여정을 조정할 수 있는 것도 배낭여행에서만 가능한 큰 잇점이다.
다르에스살람과 잔지바르 항공 사진은 3일전에 섬에 들어갈 때 실컨 찍어 먹었다. 근데 오늘 또 왕복으로 들락거리니까 잔지바르섬을 2번째로 들어 온 셈이다. 높은 고도로 날지 않는 경뱅기가 항공사진 촬영에는 제격인 셈이다. 새로운 몇 점의 싱싱한 이미지를 금방 잡아 올린 생선을 술안주 횟감치듯이 바싹하게 구워보았다.
처음에는 바로 Arusa로 간다 해놓고 Arusa 가는 손님이 별로 없으니 기장과 부기장빼고 10명 좌석중 7 명의 잔지바르가는 손님을 태워 잔지바르에 들렀다가 7명을 잔지바르섬에 내려주고 Arusa 가는 승객 1명을 태워 결국 4명만 싣고 Arusa로 향했다. 덕분에 뱅기 안에 좌석이 남아 돌아 잔지바르 주변 항공사진도 새로 한번 더 찍었고 Arusa 갈 때 까지 텅텅 빈 좌석에서 100 - 400mm 렌즈로 광활한 탄자니아 평원을 경비행기에서 실컨 보고 원없이 항공사진도 많이 찍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탄자니아 평원은 말그대로 황량함 그것이었다. 큰 산도 없었고 울창한 밀림지대도 없이 키작은 관목만이 듬성듬성하게 붉은 황토위에 점점이 박혀 있었다. 그런 황량함때문인지 몇판 찍은 항공사진에서 색다른 이미지를 몇 점 얻을 수 있었다. 그런 신선 놀음에 한 시간이 금방 지나 오후 1시 33분에 Arusa 공항에 도착하였다. 정말로 조그마한 공항이었다.
배낭여행자에게 제일 고역스러운 일이 공항에서 그 도시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큰 도시는 전철이나 일반버스 또는 공항버스가 잘 되어 있어 별문제가 없는데 Arusa같은 작은 마을에서는 문제가 된다. 경비행기로 탄자니아 평원을 가로질러 Arusa 공항에 내리니 한마디로 썰렁하였다.
시내로 나가는 버스편을 물어보니 버스가 없단다. 버스가 없다면서 공항 앞에 정차한 택시 기사들이 벌떼처럼 달려든다. 배도 출출하고 벌떼를 피하기 위해서 일단 공항 옆에 있는 작은 식당을 찾았다. 식당안에는 손님이 없어 그곳에는 벌떼대신 파리를 날리고 있었다. 메뉴를 보고 대강 배를 채울만한 것들을 주문하고 진짜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가 없는지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없다고 한다. 일반 버스가 없다면 그럼 너그들은 어떻게 공항에 일하러 다니냐고 따질듯이 물어보니 차편을 얻어타고 온단다. 믿을 수도 그렇다고 믿지 않을 수도 없어서 가져온 음식이나 열심히 먹었다. 일하는 두 종업원이 이런 조그마한 식당에서 유니폼을 입고 일하는 것도 신기했고 유니폼도 특이한 것 같아 작은 사진을 샘플로 보여주며 사진찍자고 꼬셨다.
내 성격이 무뚝뚝해서 평소에 사람꼬시는 기술은 별로 없는데 즉석 현상되는 프린트 기계가지고 이번 아프리카 여행에서는 어린애들부터 남녀 성인까지 많은 사람들을 꼬드겨 많은 사진을 찍어 묵었다. 이 식당에서도 결국 두 종업원 사진을 찍고 한장씩 프린트해 주었더니 너무들 좋아해서 그걸 보는 나도 흐뭇하였다. 점심먹으러 들어온 택시기사와 적당하게 Nego해서 결국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 왔는데 가다 보니까 공항 코앞에 까지 가는 버스는 없는데 공항에서 조금 걸어서 큰 길가로 나오니 버스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Arusa는 세렝게티를 비롯 근처 마사이족들 거주지인 응고론고로 자연보호지역등 사파리 출발하는 전초기지로 탄자니아 제일의 사파리 도시이다. 그래서 항상 사파리하러 오는 관광객들로 마을이 소란스럽다. 시간이 없어 내일 당장 출발해도 빠듯한 날짜라 3박4일 짜리를 찾아봐도 없다. 겨우 한 군데 내일 출발하는 그룹이 있는데 4박5일이란다. 3박 4일짜리 일정에 세렝게티를 하루 더 돌아보는 것을 추가해서 천상 그걸로 계약을 하고 내일부터 공원으로 들어가면 캠핑장에서 숙박할텐데 여기 호텔처럼
Wifi도 없어서 1주일짜리 2Gb data만 사용하는 Sim 카드를 사서 꽂았다. 이걸로 사파리하고 난 뒤 공원에서 사진이나 전송할 계획이다. 데이타 전송이나 잘 될련지 모르겠다.
사파리투어 회사 사무실 벽에 걸려있던 지도를 찍었다. 투어는 통상 3박4일로 사파리투어의 대명사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그 옆에 붙어있는 웅고롱고로 자연보호지와 위지도 아래쪽에 있는 타랭기레(Tarangire) 국립공원 세군데를 보는데 세렝게티가 하도 방대해서 세렝게티를 2일로 잡아서 4박 5일이 된 것이다. 위 지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렝게티 국공의 면적이 방대하고 서쪽으로는 빅토리아호수가 있고 북쪽으로 케냐국립공원과 인접하여 동물들이 계절에 따라 먹이를 찾아 이동하기가 쉽기 때문에 동물들이 세렝게티에 많이 살고 있다. 인간들이 경제활동이 편한 자기 나라의 큰 도시로 모여 살듯이 동물들도 먹이활동에 편리한 곳 세렝게티로 모여 산다고 보면 된다.
구글지도를 불러보면 위와 같다. 타랭기레 국공은 오른쪽 아래 짤려서 볼 수 없다. 응고롱고로 자연보호지와 세렝게티 국공이 인접하여 있고 세렝게티 국공은 북으로 케냐 국경선과 마주하고 있다. 사파리 투어로 유명한 곳들이다.
오늘 약식 배낭 여행 기행문이 마지막이다. 내일부터는 미국 뉴스 전문 방송국 CNN 처럼 하루 사파리 마치고 나서 저녁에 기행문없이 그 날의 종합뉴스 보도하는 것처럼 하이라이트 사진 몇 장만 올리는걸로 기행문을 대신할 것이다. 양해해 주시고 진짜 기행문은 지베가서 따신 밥 먹으면서 다시 쓰는걸로 하고 우짜든지 카매라 사파리(사파리가 스와힐리어로 사냥이란 뜻)가 잘되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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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 배낭여행기
아프리카편 18 - 다랭기레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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