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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Life is ... 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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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짱 Mar 13. 2020

혼자만을 위한 선택



  

주위에 물어보면 혼자가 편하다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이제 ‘1인’이라는 개념은 영화는 물론 식사, 쇼핑, 취미활동 등 전반적인 삶 속에 녹아들어있다. 예전에는 식사라는 것이 단순히 밥을 먹는다는 것보다는 친목을 도모하고, 다 같이 모인다는 의미가 더 컸었다. 물론 지금도 중요한 사람과 식사자리를 가지거나 중요한 식사모임을 잡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의 그 의미는 많이 퇴색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제는 그냥 친한 친구나 가족 등 마음편한 이들과 함께하는 식사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함께할 시간이 되지 않는다면 그냥 혼자 식사를 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또 캠핑이나 낚시, 그림, 쇼핑 같은 취미생활을 하는데 있어서도 더 이상 혼자 하는 것이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혼자 하는 것들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나에게 보상을 준다는 자기합리화를 해가면서 말이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일단 혼자를 즐기려면 나만의 시간을 존중 받아야한다. 가족이든 친구든, 애인이든 간에 지인들과 보내는 시간 외에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 있어야 혼자인 삶에 의미가 더해지는 것이다. 물론 본인의 역할과 도덕성에 최선을 다한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물론 여기에서 서로를 잘 이해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성향이 다르거나 한 쪽이 섭섭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순간 바로 갈등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감당할 준비가 되었을 때, 서로 터치하지 않고 각자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관계에서 꼭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혼자 있으면 굉장히 자유롭지만, 자신의 행동에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혼자면 내 집에서 음악을 크게 들어도, 애완동물을 키워도, 실내공사를 해도, 조금 시끄럽게 굴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아마 제일 큰 장점일 것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세상 편하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하지만 그 행동에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한다. 특히 혼자인 경우에는 함께 책임져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모든 행동을 오롯이 자신의 책임 하에 두어야한다. 특히 1인 가구에는 외롭다는 이유로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애완동물의 산책이나 뒤처리 같은 것도 모두 스스로 해야 한다. 이러한 사소한 것조차 도와주는 이 없이 혼자 감당해야하므로 모든 것에 책임감을 더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뭐든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      


또 가끔은 혼자만의 서러움이 생기고, 이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즐기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혼자 있는데, 아플 때가 가장 서럽다고들 한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몸도 아픈데, 아무도 돌보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그 마음이 공허할까 생각해봤다. 그리고 혼자 기뻐할 때,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집에 왔는데 반겨주는 이가 아무도 없을 때 등등 외로움과 서러움의 순간은 문득문득 찾아오는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 무뎌지거나 익숙해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향에 따라 외로움을 타지 않아 이런 것에 뭐 그리 서럽고 슬픈지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은 알고 보면 다 외로운 존재들이니까. 하지만 이러한 것들로부터 자유롭고, 자유로움을 뛰어넘어 초월하는 것이야말로 혼자의 삶을 진정 즐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혼자가 편하고 당당하다 해도 영화관 같은 곳에서 자기도 모르게 눈치 아닌 눈치를 볼 때가 생기곤 한다. 예를 들어, 내가 앉아있는 좌석을 어느 두 사람(혹은 커플)이 와서 바꾸거나 양보해달라고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럴 때 어떻게 하겠는가. 아마 바꿔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싫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뭐 비행기나 기차, 음식점, 카페 등 다양한 곳에서 같은 상황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조금은 난감한 순간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역차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 요즘은 회사에서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거나 정부에서 다자녀 가정을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사회적으로, 또 정부 차원에서 임신장려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혼자인 입장에서 볼 때, 가끔은 마냥 편치만은 않은 제도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게다가 미혼자를 위한 세제 혜택은 전무하다는 사실이 가끔은 불편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자의든, 타의든 혼자인 삶에 국가적인 혜택조차 없다는 것은 분명 개선되어야하는 일일 것이다. 점점 1인 가구가 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특히나 더 해봄직한 생각이 아닐까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를 위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많아졌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내 삶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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