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니 자기계발서 <꽂히는 글쓰기의 잔기술>
글쓰기 비결은 책 읽기에 달려 있다
무슨 일이든 그 일에 좋은 결과를 내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비결이 있다. 창업 성공의 비결, 전교 1등의 비결, 인맥의 비결 등 그들에게는 분명한 열쇠가 있기 때문에 성과를 내는 것이다. 나는 중학교 때 처음으로 그 비밀이 궁금했다.
‘도대체 저 아이의 성적이 좋은 이유가 뭘까?’
중학교 2학년 때 우리 반 반장은 여느 반장과는 달리 수업 시간에 늘 잠을 잤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수업 태도가 말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론적으로 그녀의 성적은 하위권을 달려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성적이 나오는 날이면 늘 5등 안에 이름을 올렸다. 대체 그 비결이 뭘까?
며칠을 궁금해하던 나는 쉬는 시간에 그녀에게 가서 물었다. “너 혹시 학원이나 과외받니?” 별스러운 걸 묻는다는 표정으로 “아니, 난 한 번도 그런 거 해 본 적 없어.”라는 답이 날아왔다. 갈수록 나의 궁금증은 더해만 갔다. 학원도 안 다니고, 과외도 안 받는 데다가 수업 시간에는 잠만 자면서 성적이 좋을 수는 없었다. 뭔가 이유가 있는 게 분명했다.
한 학기가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는데, 그녀는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앞 동에 살았다. 우리 집 베란다 창문으로 그녀의 방이 보일 정도였다. 급기야 나는 스토커(?)가 되어 그녀의 방을 체크했다. 그제야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밤 12시, 1시가 지나도 방 불이 꺼질 생각을 안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언가 계속 읽고 있는 듯했다. ‘아, 저거구나.’ 그녀는 교과서를 달달 읽고 외우고 있었다. TV나 매체에서 ‘교과서로만 공부했어요.’라는 흔한 말은 믿지 않았는데, 눈앞에서 실체를 보고만 것이다. 당시 내 성적은 이곳에 차마 적기도 민망할 정도로 안 좋았다. 성적표를 받는 날이면 ‘양’과 ‘가’는 단골손님이었다. 담임선생님 말씀에는 ‘조용하고 착하나 성적이 부진하다’, ‘지니의 성적표를 볼 때면 선생님 마음이 너무 아프단다’ 등의 측은한 문구들로 채워지기 일쑤였다. 공부 잘하는 애들의 비결은 역시 숨은 노력과 교과서였다.
그렇다면 글쓰기의 숨은 비결은 뭘까? 바로 ‘책’이다. 무언가 놀랄 만한 답을 기대했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독서 없이 글을 잘 쓰겠다는 것은 도둑놈 심보와도 같으니까. 공부를 잘하려면 교과서를 십분 활용하라고 하고, 글을 잘 쓰려면 책을 읽으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마술 봉으로 없던 새를 만드는 것처럼 독서로 하루아침에 필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독서를 하지 않는다면 좋은 글이 나올 수는 없다. 자신의 생각이 닫혀 있기 때문이다. 읽는 사람에게 공감을 줘야 하는 글에 설득의 뉘앙스가 없다면 이 보다 더 안타까운 글은 없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내 나이 또래에 비해서 많은 직업을 경험했고, 기쁨과 슬픔이 넘나드는 연애 스토리도 적지 않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 시도와 실수도 많이 했다. 그래서인지 유독 내 이메일이나 전화, 혹은 만나서 고민을 털어놓는 분야 역시 굉장히 넓다.
“우리 팀 상사와 사이가 너무 안 좋은데, 어떡하죠?”
“이 일을 하기 전에 미리 알아둬야 할 게 뭘까요?”
“그 남자가 정말로 나를 좋아하는 걸까요?”
“그곳(여행지)에 가면 특별히 신경 써야 하는 건 뭐죠?”
“XX와 친하게 지나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지니 님은 외국어 공부를 어떻게 했나요, 그 비법은요?”
“자꾸만 안 좋은 생각이 들 때는 어떡해야 하나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이 일이 나한테 맞는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
“연예인이 미치도록 좋은 내가 비정상인가요?”
질문의 분야는 모두 다르지만 나는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준다. 내 말이 무조건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직접 몸으로 부딪혀 겪은 일이기 때문에 실수한 길로 가지 않게 막을 수는 있다. 살아온 날을 돌아보면 징그럽게 안 풀린 날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나는 현실을 탓하지 않았다. 분명 내가 잘 모르고 시도해서 실패했거나, 준비가 덜 되어서 실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일에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 주어진 상황을 탓하기보다, 얼른 툭툭 털고 일어나 내일을 맞아야 한다. 지나고 보니 이러한 경험이 글을 쓸 때에도 도움이 되었다.
글쓰기에서 책 읽기가 이래서 중요한 것이다. 나처럼 다양한 분야에 경험이 있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내가 가지 못한 영역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일부러 시도할 필요는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독서’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직업이나 일을 경험한다. 심지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 가서 이름도 알지 못하는 부족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것은 독서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특권이다. 책에서 알게 된 사실이나 정보에 내 생각을 더해서 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 강원국의 말을 들어보자.
“대통령들에게 독서는 글쓰기의 원천이었다. 두 대통령 모두 밑줄을 긋고 메모해가며 책을 읽었다. 주로 글쓰기와 정책 수립에 참고가 되는 부분에 밑줄이 그어졌다. 김 대통령은 독서의 완결이란 읽은 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데까지라고 했다. 노 대통령 역시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영감을 정책에 반영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책으로 집대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맹자가 얘기한 ‘이의역지(以意逆志)(자신의 생각으로 저자의 뜻을 받아들임)’에 충실했던 것이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서 지나치지 않다. 더구나 글을 쓰겠다고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서점에 가면 하루에도 수많은 책이 쏟아진다. 모든 책을 읽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주제나, 앞으로 눈여겨볼 주제 혹은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알고 싶은 영역의 책 정도는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글쓰기를 잘하는 사람을 떠올려 보라. 그(그녀)에게 무언가 특별한 비법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열 명에게 묻는다면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하나일 것이다. 마술을 보면 그 안에 비밀이 숨어 있듯이 글쓰기 역시도 마찬가지다. ‘독서’를 해야만 그 비밀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