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돼지>가 주는 이미지
아이들과 서울랜드에 갔다가 핸드폰의 밧데리가 간당간당해서
요즘 '보조배터리 대여'기계가 여기 저기 많이 보이길래
서울랜드에도 어딘가 있지 싶어서 기념품 가게에 물어보니
'종합안내소'를 가보라 했다.
안내대로 '종합안내소'에 가보니 시간당 1000원이면 대여해서 쓸 수 있는 보조배터리가 가득 든 기계가 보였다.
그런데 브랜드 이름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충전돼지'
내가 이 카테고리를 이름을 지은 것과 비슷한 '되지'와 '돼지'를 언어 유희적으로 사용한 말이다.
그리고 '충전돼지'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왠지 보이지는 않는 '충전량'이 풍부할 것만 같았다.
생각해 보면 '돼지'를 브랜드에 이용하는 경우가 직접적인 돼지 고기 말고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그러고보니 '돼지바'라는 전국민이 아는 아이스크림이 생각났다.
아마 돼지 고기가 들어가지 않고 돼지란 이름을 쓰고 이렇게 유명한 음식은 '돼지바'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돼지바'란 이름이 지어진 배경은 돼지바가 나오던 해가 돼지띠라서라는데
처음 '돼지바'란 이름을 제안한 사람은 롯데푸드 사장이었고, 사내 반대는 물론 대리점까지 반대했다고 하는데...
그도 그럴만한 게 아이스크림과 돼지가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돼지바'는 히트하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우리 아이도 좋아한다.
나도 '돼지바'를 먹을 때마다 왜 '돼지바'일까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초콜렛에 가득 박힌 크런치가 뭔가 풍성해 보여 납득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돼지'는 '풍성함' 외에 승부할 수 있는 이미지가 없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전 편에 소개한 '아기 돼지 베이브'는 배려와 영리함으로 '양치기'가 되었지만,
그것으로 전체 돼지의 이미지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충전돼지'는 배터리 양이 부족해서 '보조 배터리'를 찾아 해매는 사람들에게
풍족한 충전량을 제공해줄 것 같은 이미지를 주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 작명인 것 같다.
나의 돼지에 관한 쓸데 없는 고민은
'돼지'는 풍요외에 다른 이미지를 즐 수 있을까?
다른 하나는 '배터리'의 넉넉함마저 돼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앞으로 어떤 풍족함을 돼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씁쓸한 것은
아무리 돼지가 아이큐가 높다한들 그 외모로 인해 제한된 이미지로만 쓰여지는 게 아닌가 싶다.
인간의 '외모지상주의'가 문제가 된다고 하는데 그 외모는 인간에만 국한된 게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