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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비 그리고 첫눈

by 정진우

눈이 내렸단다.

비인줄로만 알았는데, 어느새 눈이 되었단다.

매일 보는 비가 익숙해져서 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비를 비라고만 단정 지었나 보다.

그래, 너는 올해도 눈이 되었구나.

첫눈이란 추운 겨울을 보내기에 앞서 비가 보내는 따스한 위로 같은 것이 아닐까.

“올해도 수고했다”같은 인사처럼 들린다.

그 작은 인사 덕분에 우리는 올해도 사실은 따뜻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1년 만에 눈과 재회는 나를 어딘가 뭉클하게 만들었다.

아직 비 속에서 살고있는 나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어느 겨울날을 거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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