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모두 잠든 밤.
현관문 바깥쪽에
색종이 한 개를 붙여놔.
매직으로 굵게 쓴 색종이.
이건 내 아이를 늘 응원하는 요정이 보내주는 색종이야.
가끔은 침대 위에 색종이 선물을 내려주기도 하고 식판 안에 숨겨두기도 하고
신발 안에 반 접어 넣기도 해.
우편함에 넣어줄 때도 있더라고 요정님이 참 부지런하셔~
색종이에는 낱말이 써져 있지.
구두
가방
우유
같은 쉬운 낱말을 시작으로
사랑해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행복해요.
글자 수가 늘어나고
언제나 널 응원해.
너의 하루가 행복하길 바라.
넌 참 행복해 보인다.
오늘 날씨는 포근한 듯 따뜻해.
문장이 되고...
요정님의 색종이 한 장 선물은
엄마 요정의 발칙한 노력이랄까.
서윤이는 많이 써서 효과 봤던 이 방법을
이제 곧 아윤이에게 똑같이 써먹으려 해.
뻔히 알 꺼야 아마 엄마가 한 줄.
근데 웃긴 건 애들이 기다린다는 거.
현관문 앞을 확인한다는 것.
신나서 아침마다 낱말 하나씩 머리에 넣고 눈에 넣고 행복해한다는 것.
효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