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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수시로 나누는 사업 아이디어

아이들과 대화로 시작하는 돈 이야기(사업 편) 3회

by 비기버 Jan 25. 2025

지난 두 편에 걸쳐서 저희 가족과 초등학생 아들의 사업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오늘은 붕어빵 사업 이후 주어진 새로운 기회아이들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업에 관한 아이디어를 나눈 이야기를 해볼게요.


아이의 사업은 ing


한 모임에서 아들의 붕어빵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다들 놀라시면서도 그 과정을 지켜보시고 응원해 주시며 결과를 궁금해하셨었는데요


아쉽게 끝난 결과를 들으신 지인분께서 "올해 여름에 진행하는 축제가 하나 있는데 거기 부스 하나를 맡아서 사업을 해보면 어때요?" 하고 깜짝 제안을 해주셨어요.


여름휴가 삼아 와서 잠깐 사업도 하고 휴가도 보내면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구요.


우와! 갑작스럽기도 하고 놀라운 제안에 어안이 벙벙했는데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세라 저는 냉큼 "좋아요!"를 외쳤어요.


이런 용감한 엄마 곁에는 또 다른 사업 이야기로 신이 난 아들이 있었어요.


여름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아들은 벌써부터 "어떤 사업을 하지?" 하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어요.


당장 생각이 나는 건 아무래도 여름이니까 팥빙수를 판매하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구요.


"왜 그렇게 생각해?"라고 물으니 "일단 집에 팥빙수 기계가 있어서 팥빙수를 만들 줄 알고, 여름에 시원하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현실적인 엄마는 순간, '상업용 팥빙수 기계는 어디서 빌리지? 사야 하나? 얼음은 어디서 구하지? 어떻게 안 녹게 하지? 미니 냉동고가 있어야 하나?' 하는 질문이 마구 떠오르면서 머리가 복잡해졌어요.


과연, 이번 여름에 사업을 할 수 있을까요?


사업이 진짜 진행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또 다른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어요.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고, 여러 사람과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일을 통해 아이와 함께 깨달은 것 같아요.


자판기 사업


제가 우연히 자판기 사업에 대한 무료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그럼 어디에 자판기 사업을 하면 좋을까?"하고 질문을 던져보았어요.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이들도 질문을 듣고 대화에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저는 '이때다!'싶어 아이들에게 자판기 사업에 대한 여러 의견을 물었어요.


"우리 동네에서 자판기 사업을 한다면 어디가 좋을까?"


"놀이터 앞이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니까요."


"편의점 앞이면 되지 않을까요?"


"근처에 미용실 자리도 괜찮은 것 같아."


"저는 마트 앞이 좋은 것 같아요. 길이 여러 갈래이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녀요."


아이들은 여기저기 위치를 이야기했는데요 자판기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니 아이들도 저도 주제에 깊이 빠져서 유치원과 학교를 오가며 수시로 자판기 자리로 좋은 곳들을 살펴보기도 했어요.


이렇게 며칠 동안 탐색한 끝에 가장 적합해 보이는 장소를 한 곳 정했어요.


이제 문제는 그 장소를 어떻게 빌릴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어요.


서로 생각나는 대로 질문하고 답하고를 반복했어요.


"가게 아저씨에게 자리를 어떻게 빌리지? 아저씨가 허락해 주실까?"


"어떤 게 필요하다고 하고 얼마의 비용을 드려야 할까?"


"일단 자판기에 전기가 필요해요. 전기값을 드린다고 하면 되죠. "


"아, 비가 오면 막아줄 천막이 필요해요."


그런데 사장님의 허락을 받고 장소를 빌린다고 해도 어떤 제품을 팔 것인지가 중요했는데요 어떤 종류의 자판기를 설치할 것인지 의견을 나누었어요.


"어떤 제품을 팔면 사람들이 자판기를 많이 이용할까?"


"우리 동네에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이 많으니까 강아지 간식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오 그거 좋은 생각이다. 그런데 인터넷보다 저렴해야 사람들이 사지 않을까?"


"싸게 하면 되죠."


"저렴하게 많이 판다는 전략? 그런데 경쟁자는 없을까?"


"거리는 좀 있지만 24시간 펫 전문점이 있어. 동물 병원이 두 군데나 있지."


며칠 동안 가족들이 함께 고민하면서 '정말 자판기 사업을 해볼까?'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판매가 생각보다 잘 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아쉽지만 여기까지 이야기하며 마무리 지었어요.


그래도 이 과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사업 도구 중 하나인 자판기를 가지고 사업 장소와 판매 물품을 정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었어요.


페트병 수거 사업


하루는 동네에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기가 생긴 것을 발견했어요.

동네에 새로 생긴 패트병 재활용 기계동네에 새로 생긴 패트병 재활용 기계


페트병을 하나씩 넣을 때마다 100원씩 적립해 주는 기계였는데 자치구나 동에서 실시하는 공공사업의 일환인 것 같았어요.


아이는 이 기기를 보더니 갑자기 "엄마! 좋은 생각이 났어요!"라고 말했어요.


들어보니 아파트에 있는 페트병들을 수거해서 기기에 넣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었어요.


페트병 기기를 사업으로 연관시켜 생각하는 아들이 기발하기도 하고 기특했는데요 실제 사업으로 진행한다면 어떤 점들이 필요할지 물어보았어요.


"페트병들을 어떻게 수거할 거야?"


"사람들이 문 앞에 두면 제가 가지러 가면 돼요."


"사람들이 분리수거할 때 버리면 되는데 문 앞에 둘까? 사람들에게는 어떤 유익이 있을까?"


"사람들은 귀찮게 재활용장에 가지 않아도 되니까 좋잖아요. 저는 그걸 해결해 주고 돈을 벌구요."


"오 그거 좋은 생각이네. 그럼 사람들에게 사업을 어떻게 홍보하지? 아파트 동마다 출입 비밀번호가 있는데 어떻게 하지?"


"게시판에다가 홍보하는 걸 붙이거나 카카오톡 단체방에 알리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여러 이야기들을 이어서 나누며 생각을 확장시켜 나가 보았어요.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해 주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빈 상가 활용법


길을 지나가다가 상가가 비어 있거나 다른 상가로 바뀌는 것을 볼 때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어요.

아이와 빈 상가를 지나며 나누는 사업 아이디어아이와 빈 상가를 지나며 나누는 사업 아이디어

"여기에는 어떤 장사를 하면 좋을까?"


"여기 어떤 가게가 들어올까?"


그러면 아이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근거를 가지고 여러 업종을 이야기하는데요 신축 아파트 상가에 다이소, 단지 내 아파트에 건강식, 샌드위치 가게, 골목길에 커피숍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오가곤 해요.


그러면서 실제로 창업하는 데 비용이 얼마가 드는지 인터넷을 통해 조사해 보고 생각보다 비싼 가격과 조건에 놀라기도 하는데요


추진까지는 아니어도 이 과정에서 어른도 아이도 다양한 사업에 대해 알아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세 편에 걸쳐서 저희 가족과 아이들이 사업에 도전한 이야기들을 나누어보았는데요


사업의 'ㅅ'자도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았던 저였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관심을 가지고 제안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계획한 것들이 모두 이뤄지거나 크게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실패와 좌절도 맛보고 경험으로 얻은 것들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되었어요.


저도 아이들도 작은 경험들이 쌓여 점점 성장하고 사업에 대한 생각을 넓혀가는 것을 볼 수 있었고요.


이렇게 일상에서 길을 가다가도 가게들을 보고 물건을 보며 만들고 파는 사람들을 보시며 자녀분들과 자연스럽게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시면 분명 알게 모르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사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을 돕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 리처드 브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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