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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Sep 08. 2021

생애 첫 NGO 보고서 발간하다: 7개의 난관

6개월간의 준비 끝에 나온 보고서

2021년 1월 난 NGO에 입사해서 10년 넘게 하던 일과 완전히 다른 일을 시작했다. 여기서 나는 캠페인 하나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


캠페인을 하면 여러 가지를 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보고서 발간하기였다. 전임자가 세운 계획에 보고서 발간하기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난 전임자의 원안대로 하기로 했다.


보고서와 관련하여 내가 할 일은 관련 단체들에게 설문지를 돌리고 답을 받아서 분석하고 이를 보고서에 담아야 했다.


첫 내부 회의를 했을 때 보고서를 내가 써야 하는 것인 줄 모르고 보고서 누가 쓰냐고 물었다가 뭇매(?)를 맞았다. 난 보고서라면 외부에다 맡기는 줄 알았다. 내가 한 번도 이런 걸 안 써봤으니 알턱이 있나…


첫 난관은 해당 단체의 담당자 연락처 찾기였다. 비법(?)은 여기서 공개하기가 어려우나 신통방통한 구글의 도움이 가장 컸다.


 번째 난관은 단체들의 협조 구하기. 의외로 쉽게 풀렸다. 단체들이 NGO에게 비교적 협조적이었다. 설문지  받겠다고   알았는데 2021년이다 보니 문전박대는  당했다. 요새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강화하는 추세다 보니, 단체들이 원치 않아도 시민단체나 소비자 단체에 협조를 그럭저럭 한다.


 번째 난관은 보고서 미리미리 쓰기. 하루에 얼마 정도 시간을 내서 쓰려고 하면 다른 일에 대한 승인 요청, 검토 요청, 회의, 업데이트끝이 없다. 결국은 평일 저녁과 주말에 시간을 빼서 초안을 완성했다.


 번째 난관은 초안을 끝내는 .  쓰이지 않다 보니 몸을 비틀면서 썼다. 다행히 다니는 NGO 내에 과거 보고서들이 있어서 그것을 많이 참고했다. 하지만 관련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보고서를 쓰려다 보니  힘들었다.


다섯 번째 난관은 수정과 피드백에 대응하기. 다른 선생님들이 초안을 보기 시작하니 수정할 것이 하루하루 늘어났다. 나중에는 하도 바뀌다 보니  보고서를 내가   같지가 않았다. 수정과 코멘트가 너무 많아서 구글 독스(구글의 온라인 문서 프로그램)버벅거렸다. 결국 보고서를 새로운 링크로 옮겼다. 영화 고지전(625 전쟁영화) 북한 장교 역을 맡은 류승룡의 대사가 나의 심정을  대변했다: “이젠 하도 싸우다 보니 싸우고 있는 이유도 잊어버렸다.” 나의 경우, “이젠 하도 수정하다 보니 보고서를 쓰는 이유도 잊어버렸다”랄까.


여섯 번째 난관은 보고서에 들어갈 사진 고르기. 나의  반응은 내가 사진도 골랴야 해야 하나. 다른 팀이 해야 하는  아닌가. 하지만 사진을 골라주는 사람은... 없다. 사진 선정 감각 제로인 내가 직접 골라야 했다. 그러면 수정 선생님들이 피드백을 주었다.


일곱 번째 난관은 보고서 디자인해주는 업체에 피드백 고 수정본 받기. 내부 피드백을 취합해서 업체에 전달하는데, 수정된 보고서를 받을 때마다 새로운 오타가 보인다. 일부는 내 잘못 일부는 업체 잘못. 그런 와중에 단체들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내용에 반영하다 보니 디자인뿐만 아니라 내용도 바꿔야 한다.


예정보다  늦었지만 마침내 보고서가 나왔다. 발간 후 검색해보니 조중동을 제외한 언론들이 보고서에 대해 보도를 했다. 아무래도 조중동은 여러 단체에서 광고를 많이 받다 보니 단체들을  좋게 평가한 보고서를 기사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생에 고생을 해서 보고서는 다시는 안 쓰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곧 또 하나의 보고서를 준비해야 한다.




보고서 작성 관련 글:

https://brunch.co.kr/@jitae20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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