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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Sep 07. 2020

블랙 팬서: 美 흑인들의 자부심

와칸다 국가, 흑인들의 현실과 Black Lives Matter

2020년 8월 28일 영화 블랙 팬서(2018)의 주인공 채드윅 보스만은 대장암 투병을 하다가 사망했다. 향년 43세. 한참 뜨려고 했던 배우가 세상을 떠나니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나는 채드윅 보스만을 마블 영화들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블랙 팬서, 어벤저스 3(2018), 어벤저스 4(2019)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가상의 아프리카 국가 와칸다의 차분하고 위엄 있는 왕의 연기로 그는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영화 줄거리는 단순하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왕에 오른 주인공은 와칸다가 계속 세상으로부터 숨어서 지내기를 희망하는데 사상적으로 다른 적과 결투해서 패배하고 나락에 빠졌다가 다시 돌아와서 적을 이기고 좀 더 성숙한 왕이 되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영화 블랙 팬서는 보고 느낀 점은: 1) 미국 흑인들이 열광할 만한 요소는 다 갖추었다(흑인들이 사는 국가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며 가장 기술적으로 앞서 있다); 2) 기존 슈퍼 히어로 공식을 갖추고 있다(주인공은 토르처럼 잘 나가는 왕족이었다가 적에게 패배하고 나락에 빠지지만 깨달음을 얻고 다시 돌아와서 진정한 왕이 된다); 3) 화려한 색감의 의상과 특수효과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여 13.46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영화 친구(2001)가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배우들이 사투리를 해서 특히 부산이 열광하게 만든 것처럼 블랙 팬서는 미국 흑인들이 가족들을 데리고 영화관에 가서 여러 번 보게 만들었다. 아래 표는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주요 도시에서 블랙 팬서 첫 주말 수입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고 있다.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들에서 블랙 팬서가 더 흥행몰이를 하였다

무엇이 하여금 흑인들을 블랙 팬서와 와칸다에 열광하게 했을까. 흑인들은 몇 백 년간 미국에서 불평등과 인종차별을 받았던 상황에서 영화 속 자신감 넘치는 와칸다의 모습을 통해서 잠깐이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흑인들이 처한 현실은 참혹하다. 아래 표를 보면 백인과 흑인 가구의 중위소득을 비교한 것이다. 60여 년간 흑백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으며, 심지어 흑인 가구의 소득은 이 기간 동안 거의 정체되어 있다.

백인 가족의 중위소득은 흑인 가족의  10배가 넘는다.

그리고 영화 설정상 와칸다가 기술 초강국이지만, 현실에서 흑인들이 최첨단 회사에 근무하는 경우는 어떠한가. 중위소득 격차와 비슷한 결과다. 흑인들이 주요 실리콘 밸리 기업에 근무하는 숫자는 여전히 바닥이다. 2014년부터 애플,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인종별 직원수를 공개하기 시작했는데, 아래를 보면 2014년이나 2019년이나 전체 직원수의 4~6프로이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여전히 말한다: "There's more work to do"(흑인 고용 관련하여 개선할 여지가 아직도 많다).

이러한 극심한 소득 불균형과 기술 회사들에서 매우 저조한 고용률을 가진 흑인들 입장에서 볼 때, 최근 일어난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사건들에 대한 Black Lives Matter 운동(흑인 인권운동)이 지속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고 변화를 갈망하는 대다수 흑인들 입장에서는 "Wakanda Forever"를 외치고 행동하고 싶을 것이다.

 

영화 블랙 팬서에서는 우주에서 운석이 와칸다로 날아왔는데, 와칸다 사람들은 영화 설정상 가장 강한 금속 중 하나인 바이브라늄이라는 광물을 운석에서 채광하고 사용한다. 그 결과, 와칸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기술적으로 앞선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현실의 흑인들에게는 바이브라늄이 없다. 이들은 무엇으로 미국 사회의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참고로 아래는 우리 가족이 6월 초 포틀랜드 Black Lives Matter 시위 당시 참가했던 사진이다.

Black Lives Matter 관련 글:

https://brunch.co.kr/@jitae20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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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jitae20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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