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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또 Oct 30. 2020

내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가다 보니 지금 여기에

 



 나는 하고 싶었던 게 없었다.

학창 시절 때 장래희망을 조사하는 설문지에도 대다수가 쓸 거 없으면 적는 교사, 사업가 내지는 과학자까지, 심지어 남의 꿈을 베껴 제출할 정도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교실 뒤편에 놓여 있던 직업 리스트 책을 펼쳐보니 가장 눈에 띄던 직업은 바로 여행을 하며 일을 할 수 있는 승무원이었다.


바로 이거지! 


일하면서 돈도 벌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 싶었다. 

사실 2005년도는 해외여행 한번 하는 것이 왠지 모르겠으나 지금처럼 쉽지 않았었고, 운이 좋아 대학교 시절에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도 마다했다. 

승무원이 되면 실컷 할 수 있을 테니까 그야말로 완벽한 계획이었고 나에게 여행을 참는 것이 일종의 마시멜로우 같은 거였다.


 하지만 승무원 되는 것은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았고 고등학교 때부터 꿈꿔온 나의 야심 찬 계획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일단 취직하고 다음에 재도전하자는 생각에 되는대로 제약회사에 입사하였다. 


 어찌 저찌 바삐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해외여행은커녕, 국내여행 가기도 힘든 판국이었다. 나날이 스트레스가 커져 갈수록 삶의 질은 떨어졌고 어느 순간 현타가 오듯 내가 행복하지 않은 지금이 의미 없는 시간 낭비 

중이라는 걸 깨달았다. 결국에는 입사 2년 만에 사표를 내고 퇴사 2주 만에 첫 해외로의 첫걸음을 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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