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1일 루나 디톡스: 하루를 마무리하는 감사함명상 에세이 #20
오늘은 미술 전시를 보러 갔어요. 원화를 보고 싶었던 그림이 있었거든요!
같이 미술 수업을 들었던 동료 작가님의 가장 최근 작품이었어요.
월요일 낮인 데다, 전시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림에 대한 작가님의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소셜 미디어에서 사진으로만 볼 땐 도대체 어떻게 작업을 하신 건가, 했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어떤 자료들을 공부하고 적용했는지 듣게 되니 더 감탄하게 되었어요. 자연과 다른 작가들의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공을 들여 태어난 미술 작품을 보는 건, 자연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울림이 있어요.
작가님은 고전 미술 작품은 어떻게 그린 건가, 여러 재료로 구현해보기도 하고, 또 고전적인 방법에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더해 창의적인 시도를 해보는 등, 실험 정신이 강한 분이에요. 저도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마침 요즘 작품화를 위해 실험 중인 재료 얘기를 하게 되니 그 재료 쓰는 걸 좋아하신다길래, 같이 신나게 얘기하게 됐어요.
"MBTI가 뭐예요?"
어제는 명상 리트릿 참여자에게 들었던 질문을, 오늘은 작가님에게서 들었네요.
"저는 왔다 갔다 하는데요, 최근에 했을 때 INFP, ENFP 왔다 갔다 했어요. 그전에 회사 다닐 땐 ENTJ였고, 이후엔 INTJ 나온 적도 있었어요."
최근이라고 해봤자 2, 3년 전이라 지금은 또 어떨지 모르겠어요. 작가님은 성인이 되어 사회화가 된 상태에서 하는 검사는 정확하지 않고, 사회화가 아직 되지 않은 순수한 어린아이였을 때를 돌아보며 해야 진짜 성향이 나온다는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하여튼, 그래서 작가님은 ENTJ라고 했는데 저도 그랬던 성향이 있어서 그게 맞는 건지, 얘기하다 보니까 참 비슷하고 재밌는 거예요. 전에 같이 들었던 미술 수업에도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왔었어서, 우리끼리 얘기할 때도 잘 맞나 보다, 하고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종이와 캔버스 얘기부터, 물감, 오일 파스텔, 붓 등등 다양한 재료 얘기를 끝없이 끝없이 했어요. 얘기하면서 신이 나서 그런지, 제가 온다고 작가님이 준비해 주신 샌드위치, 케이크 두 개, 붉게 익은 체리까지 다 먹어치웠지 뭐예요.
세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어요. 집에 갈 때 배웅을 나와준 작가님이 제안을 주었어요.
"연구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몇 명 모아서 세미나 같은 거 해요."
"좋아요. 실패했던 얘기를 잔뜩 해야겠어요. 근데, 종이를 찾아보고 원하는 느낌의 종이가 정 없으면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특허권을 내서 수익화하는 거예요."
"수요만 있다면... 잠깐, N이에요?"
작가님도 참, MBTI를 좋아하나 봐요.
"네. N은 변하지가 않아요."
"N끼리 얘기해서 이런 얘기까지 나오나 봐요. 종이 개발하면 이제 제지 회사까지...?!"
N끼리 그림 얘기하면 이런 일이 벌어져요. 분명 처음엔 작가님 작품 얘기로 시작했는데, 재료 얘기로 넘어가서, 제지 회사까지 차리고 말았어요. 물론, 작가님이랑 전시도 이미 했죠. 가상의 미래에서 말이에요!
세상에 아직 없는 것을 작품으로 구현하는 것, 각자의 작품을 같이 전시하는 미래를 그려보는 것. 생각만 해도 너무 좋은 것이, 같이 얘기하면 더 신나요. 마음이 맞아 오래도록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어요. 아직 작품 활동을 제대로 시작하지 않았지만, 그 길을 먼저 가고 있기 때문에 쌓인 경험으로 해주는 조언도 고맙고요. 다음에 만나서 전시도 같이 보고, 재밌는 그림 얘기도 많이 하기로 했어요. 부디,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는 작품으로 세상에 영감을 주는 일을,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기를!
일하시는 분야, 직장에서 마음이 맞는 동료가 있으신가요? 그 동료와 어떤 도움을 서로 주고받고 계세요? 그 사람을 떠올리면,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드시나요?
동료에게 감사한 것이 있다면 충분히 느껴보세요. 그리고, 여러분만의 창의적인 방법으로 그 마음을 그 사람에게 전달해 보세요! 서로의 마음이 따뜻해질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