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있기에 시작이 있다.
겨울방학이 되었다. 그리고 작은딸은 초등학교 6년의 대장정을 마치고 졸업을 한다.
자그마한 꼬맹이가 자기 몸 만한 책가방 들고 입학식에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학교생활을 꿈꾸던 6년 전. 이 날이 있을 거라는 건 알지만,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제는 꼬맹이가 아닌 제법 숙녀 티가 나는 모습으로 초등학교 졸업을 한다. 둘째라 더 작아 보이고, 한없이 어려 보이며, 나 없이는 아무것도 못할 거 같은데 이제 초등학생이 아닌 중학생이라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큰 딸 졸업할 때도 감회가 새로웠지만, 또 작은 딸 졸업도 다른 감정이 마구마구 교차한다.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그런 감정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게 참으로 심란하다는 표현밖에 할 수가 없다.
아직도 내 손이 많이 가고, 내가 해줘야 하고, 내가 도와줘야 하는 것들이 산더미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두 딸들은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말을 자주 한다. 내는 겪어보지 못했던 도움과 케어기에 내가 해줄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해주려고 하는데, 아이들은 내 맘과는 다르게 하루하루 너무 빨리 커버린다. 스스로 무언갈 하려고 하고, 해내고, 실패도 하면서 잘 자라고 있는데 왜 난 자꾸만 맘 한편이 헛헛한 건지... 이제는 딸이라기보다 친구 같은 모습에 행복하기도 하면서 오히려 내가 보살핌을 받고 있고, 위로받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어버리니 더 늙어가기만 하는 것 같다.
딸들이 아가일 때는 빨리 컸으면 했는데, 이렇게 자꾸 크고 있으니 왜 그때 빨리 컸으면이라는 생각보다 그 순간만을 즐기고 느끼질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자꾸 후회로 남는다. 친정엄마가 아이들이 크는 만큼 우리는 늙어가는 거라고 했을 땐 그냥 한 귀로 듣고 넘겼던 말이, 이제는 하루하루 너무나도 맘과 몸이 체감을 하고 있다.
언젠간 나도 방학을 하겠지. 그리고 졸업도 하겠지. 그때는 후회보다는 행복했던 시간을 더 많이 떠올릴 수 있게 지금을 살아가야겠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다시 맘 다잡고 힘내보자. 너무나도 소중하고 또 소중한 순간인 지금을 더 즐기고, 중학생이 되는 울 막내 응원해야지. 그리고 중3 되는 우리 귀여운 욕심 많은 큰딸도 응원하고.!

'초등학교 졸업 축하해. 울 막내. 너무너무 사랑해.'
그나저나... 또 돌밥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밥하고...)의 시작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