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행자_공부방 '사업'을 시작하며..

역행자로 살고싶은 나의 마음을 더는 외면하지 말기로.

by 제이쌤

개인과외교습자, 더 많이 불리는 단어로는 '공부방' 사업을 한 지 5년 정도 되었다. 내년에 초5학년, 중3이 되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병행해야 했기에 장소는 늘 내 집에서였다. 세 아이를 키우는 덕에 천운으로 당첨된 이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전까지 3번의 이사를 했다. 나의 사업장도 세 번쯤 바뀐 셈이다. 이 아파트에 와서는 상황이 허락되지 않아서 문의가 오는 수업도 죄송하게 거절해야 하는 일들도 종종 생겼다. 다른 과목이 아니라 나는 논술교사라서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독서와 글쓰기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그것을 일에도 적용하고, 나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서 나는 이 일이 좋다. 초기에는 몇 번 이 일이 정말 나의 일일 까도 고민했었지만, 이제는 그런 고민은 하지 않는다.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나의 열정을 쏟는다.


아이들이 이 정도 크면 꼭 나의 사업장을 따로 갖고, 더 일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리고 암 수술로 멈춰 선 시간 안에서 나는 간절히, 구체적인 꿈을 그렸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원하는 조건에 꼭 맞는 장소를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집에서도 멀지 않고 내가 일을 멈췄음에도 나를 기다려 주고 있는 고마운 학생들과 학부모님들도 생각해서 안전하고 편한 장소를 물색했다. 그 근처를 매우 자주 산책하며 구체적인 꿈을 꾸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내가 원하는 조건의 장소가 딱 나왔다. 꿈을 구체적으로 꾸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이루어진 거 같아 아직도 어리둥절하다. 오래 망설이지 않고 계약했다. 평생 처음 새 아파트에 살아보는 건데, 나의 사업장은 또 좀 오래되고 좁은 아파트 1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요즘 매일이 설렌다. 내 평생 처음 가져보는 나만의 공간. 나의 일을 집중해서 시작할 수 있는 내 공간이다. 그곳에서 오전에는 글을 쓰고 교재도 만들고, 오후에는 수업을 하고 그렇게 지낼 거다. 지인들에게 말한다. 이혼은 못하고 독립만 한다고. 나의 독립이다. 아이들은 이제 정말 많은 일을 스스로 할 수 있을 만큼 컸다. 잠은 집에 와서 자라고 아이들이 들뜬 내게 말한다. (생각 좀 해볼게. 그건..)


그 무렵 나는 요즘 인기몰이중인 <역행자>를 읽고 있었다. 공부방 사업이라는 것의 장점이 내 집에서 할 수 있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는 이 결단이 맞는 것일까 수없이 고민하고 있을 때 말이다. 그 책에서 두 가지를 얻었다.



첫째는 돈이 벌고 싶거든 돈을 좇지 말고 타인에게 도움을 주면 된다는 말이었다. 너무나 동의가 되는 말이다. 나는 돈이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은 사람이었다. 도움은 대가 없이 주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이상적인 꿈을 꽤 오랜 나이까지 꾸었던 거 같다. 교육을 하겠다는 사람이 돈을 좇는 것에 대해 어떻게 마음속에 정의를 내려야 할지 꽤 오랫동안 방황을 했다. 그것에 대해 명확한 나만의 개념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다.


나는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기에 교육사업의 소비자이기도 하다. 한 때 엄마표 교육에 엄청난 몰입을 했던 경험도 있지만, 지금의 나의 생각은 엄마표 교육의 과한 몰입은 과한 사교육보다 더 나쁘다는 결론에 조심스럽게 이르러 있다. 그건 내 아이에게 엄마와 선생님의 역할 중에 어떤 게 더 중요한지에 대한 대답으로 갈음할 수 있다. 모두 다 해 줄 수 있다면 최고이겠으나,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나의 경험에서 온 나만의 해답이다. 아무튼 그리하여 나도 내 아이들 사교육에 돈을 쓰는 소비자의 입장이다. 동시에 공급자이기도 하다. 교육 사업의 소비자 입장에서 상처?를 두어 차례 경험하고 나서 나만의 결론을 내리게 됐다. 교육보다는 사업에 아주 많이 무게를 싣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는 분들을 겪으며 참 불편했다. 아이들을 돈으로만 보는 듯한 그 느낌에. 물론 그분들이 사명감이나 책임감이 없이 그 일을 그리 오래 하고 계실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사업 부분에 너무 치우쳐져 있는 교육 공급자를 보고 마음이 불편하고 떠나고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는 거다. 역행자를 읽으면서 그 부분이 클리어하게 해결되었다. 그래, 비단 교육 사업뿐 아니라, 세상은 돈을 벌고 쓰는 일들로 돌아가고 있고, 그건 매우 자연스럽고 정당한 일이며, 나는 돈을 버는 일보다 도움을 주는 일에 마음을 더 많이 쓰면, 그러면 되는 거다.


이건 내가 가진 나만의 문제라 생각했는데, 공부방 사업을 시작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라는 걸 알았다. 왜냐하면 공부방 사업은 대부분 내 아이의 친구, 내 아이 친구의 엄마가 최초 소비자가 되는 일이 많기에 이 문제에 대해 불편해하고 쉽사리 마음속에 정립시키지 못해 그만두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마음이 정리되었다. 언제나 초심을 잃지 말고 사업보다는 교육 쪽에 더 마음을 두는 교육 사업자가 되자로!



두 번째는 나의 의지, 아니 인간의 의지를 믿지 말고, 내 상황을 일하도록 만들어 그 안에 나를 내던지라는 것이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꼭 의지 약한 인간을 비판하는 말이 아니라, 사람은 원래 그런 동물이라는 쪽으로 시각을 바꿔보자. 인간의 의지로 어렵게 마음먹은 일에 삼일을 넘기는 일은 원래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평생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포기하고 결심하고 포기하는 일이 우리 주변에 무수히 일어나고 있는 거다. 그걸 인정하고 나를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들 상황 안으로 밀어 넣으라는 거다. 역행자의 저자 자청은 그 책의 원고 마감 기한을 스스로 정하고, 출판사에 언제까지 끝내지 못하면 천만 원을 내놓겠다고 공언을 해놓고 그 책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래야 자고 싶고, 놀고 싶은 유혹을 떨칠 수가 있다고. 맞는 말이다. 나란 인간 역시 그렇다. 그 말이 그렇게 나에게 힘이 될 수가 없었다. '그래 저지르자. 월세 내려고 더 열심히 일하겠지. 나는 더 잘하고 싶고, 더 크게 성공하고자 하는 성취욕도 있는 사람이니까. 나를 그 상황에 몰아넣고 달려보자.'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준비를 치열하게 하는 중이다. 이제 정말 나의 것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시작할 것임으로 지금까지의 경험을 끌어 모으고 모아서 가장 좋은 것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준비한다.


아 그러고 보니, 그 책에서 얻은 것이 하나 더 있다.

초보가 왕초보를 돕는 시장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작게만 느껴지는 나의 역량을 무시하지 말고, 썩히지 말고 마음껏 펼치라는 거다.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브런치에 이런 글도 쓴다. 논술교사의 경험은 5년 이상 되었고, 이렇게 내 사업장을 따로 열고 사업장을 벌리는 건 처음이다. 일의 경험에 있어서는 이제는 왕초보라고 말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나만의 철학도 생겼고 노하우도 좀 생겼으며, 나만의 것을 만들기 시작할 만큼은 되었다. 그리고 사업자로서는 사업자 등록해서 세금 신고도 해봤고, 국민 연금과 건강 보험도 내가 내고 있으니, 그러니 그것도 쌩 초보는 아니다. 어찌 되었든 나는 운동복을 갖춰 입고 운동화 끈을 조이며 출발선에서 서서 땅! 하는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데 까지는 왔으니까.


교육사업이든 다른 사업이든, 시작을 망설이는 어떤 한 사람에게만이라도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이렇게 글을 쓰고 앉아 있는 이 시간이 보람될 것이다. 나의 망설임에 용기를 준 것도 바로 글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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