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_시선을 바꿔서 생각해 보기
다양한 관점으로 통찰력 기르기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지은이:존 보인
출판사 : 비룡소
발행 연도 : 2019년 1월 28일
다양한 관점을 어떤 사건을 바라보거나,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은 관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책은 사고력을 확장해 주고 통찰력을 길러줍니다. 한참 생각이 자라는 사춘기 시기에 꼭 이런 책을 읽으며 생각을 크기를 키워 갔으면 좋겠습니다.
또 이 시기쯤이 되면 세계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만나는 모든 아이들이 이 나이쯤이 되면 세계사에도 관심을 가져보기를 권하고, 재미있게 이 세계에 빠져들도록 애를 써봅다. 중학교 교과 과정에서 새로 만나게 되는 과목이라 아무 배경지식이 없는 아이들이 유독 어려워하는 과목이기도 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는 한국사는 내 세상에서 시간을 확장하는 것이었다면, 세계사를 공부하는 것은 시간과 공간 모두를 확장하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세계사는 인문학, 과학, 종교, 경제, 사회 모든 분야를 이해하는데 기초가 되어주는 학문이기에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세계를 넓히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이번에는 세계 2차전 때 대학살을 당한 유대인에 관한 책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말미에 소개하겠지만, 이 당시 유대인의 아픔에 대해 다룬 소설은 아주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중에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여타의 책과는 조금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책이 피해자인 유대인의 시각으로 쓰여 있다면 이 책은 가해자 가족의 입장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니 함께 찾아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독일인 브루노는 나치당 엘리트 장교의 아들입니다. 아버지의 전출로 베를린에서 폴란드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그곳이 바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입니다. 그곳이 농장인 줄만 알았던 철조망 너머의 사람들이 왜 똑같은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을까 궁금해합니다.
‘똑같은 사람인데 왜 한쪽은 제복을 입고, 다른 한쪽은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을까?’
그리고 그곳에 있던 동갑내기 소년 쉬무엘을 만나게 됩니다. 폴란드에 살고 있던 유대인인 쉬뮈엘은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이곳 아우슈비츠로 끌려왔습니다. 철조망 하나를 사이에 둔 두 소년의 삶은 너무나 다르게 흘러갑니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둘은 비밀스러운 우정을 키워나가게 되고, 이 이야기는 상상 이상의 슬픈 결말을 맺게 됩니다.
머리에 이와 서캐가 생긴 브루노와 누나를 보고, 브루노 엄마는 이곳의 생활이 지긋지긋하다며 베를린으로 먼저 돌아가겠다고 선언을 합니다. 그리고 브루노와 쉬무엘은 마지막으로 탐험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쉬뮈엘이 구해다 준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사라진 쉬뮈엘의 아빠를 함께 찾아보기로 합니다.
엉겁결에 행진 대열에 끼어든 둘은 밀폐된 공간으로 들어가며 오히려 비를 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곳이 가스실이라고는 죽은 순간까지 상상도 하지 못했을 쉬뮈엘과 브루노는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는 사이에서도 둘은 손을 꼭 잡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브루노는 쉬뮈엘과 운명을 함께 했습니다.
브루노의 실종에 괴로워하던 사령관은 철조망 아랫부분이 들려 있음을 발견합니다. 작은 몸 하나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왜 브루노의 옷가지가 발견되었는지, 사실을 깨달은 사령관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가해자의 아들인 브루노는 끝까지 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고 죽음을 맞이 했을까요, 아니면 죽는 순간 알았을까요.
비슷하게 <마사코의 질문>이라는 책도 권하고 싶습니다.'일본인의 입으로 일본의 잘못을 묻다.'라는 주제로 원자폭탄 피해를 일본인 아이의 입장에서 할머니에게 묻습니다. 이런 책들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너무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지 말고, 다양한 관점에서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를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역사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나와는 상관없는 먼 세상의 일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이야기를 ‘나’와 접점을 찾으면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세계사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우리의 한국사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많이 알고 있는 우리나라 일제 강점기 이야기로 시작하여 제2차 세계대전 이야기로 확장하고, 또 홀로코스트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가 주시면 됩니다. 일제 강점기 이야기를 시작할 때는 주변에 생존해 계신 증조할머니, 할아버지의 태어나신 해를 생각해 보자며 그것이 아주 먼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역사이며, 곧 그것이 ‘나’의 역사임을 알려주세요.
가벼운 성장소설 등은 별다른 배경지식 없이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이런 역사소설은 배경을 알고 읽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그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해 주시는 것이 아이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좋은 팁입니다.
*<배경지식>
홀로코스트란?
일반적으로 인간이나 동물을 대량으로 태워 죽이거나 대학살 하는 행위를 총칭하지만, 고유명사로 쓸 때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스 독일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대학살을 뜻한다. 특히 1945년 1월 27일 폴란드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포로수용소가 해방될 때까지 600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이 인종청소라는 명목 아래 나치스에 의해 학살되었는데, 인간의 폭력성, 잔인성, 배타성, 광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20세기 인류 최대의 치욕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세계대전을 다룬 소설>
-에바
-클라라의 전쟁
-안네의 일기
-소녀, 히틀러의 폭탄을 만들다.
*관점 바꿔 생각해 보기 좋은 책
<고전>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홍길동전
<그림책>
- 아기돼지 삼 형제
- 종이봉지 공부
<인문>
- 흑설공주 이야기
- 백설공주는 왜 계속 문을 열어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