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끝나지 않는, 치열한 사춘기 육아기 파이팅!
계속 40대 여자가 용감하게 살아내는 삶과 책 이야기를 써내려 가겠지만, 사춘기엄마들을 위한 이 브런치북은 이렇게 한 꼭지 마무리를 지어보려고 합니다.
에필로그를 쓰는 오늘, 오랜만에 나의 사춘기를 함께 보낸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이 친구들을 만나면 나의 사춘기를 만나는 느낌입니다. 30년쯤 된 우리의 그 시절에 우리는 우리가 세상의 전부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우리의 혼돈을 지켜보시며 힘드셨던 그 부모님들 중 몇 분은 이미 세상을 떠나셨고, 우리는 또 엄마가 되어 있습니다.
그때의 어른들은 위태롭게만 우리를 바라보셨겠지만, 우리는 나름의 규칙도 있었고, 벗어나면 안 되는 경계선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충분히 방황했지만 우리는 모두 지금의 삶을 또 잘 살아내고 있습니다.
마흔의 중반쯤, 쉬운 삶이 없습니다. 늙어가시는 부모님이 애달프고, 커가는 자식들에 대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여기저기 몸이 아픈 친구들도 생겨납니다. 평소에는 뭐든지 자식먼저 챙기느라 챙기지 못하는 나 자신을 위해 맛난 것도 먹고, 마사지도 받고,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또 각자의 삶으로 흩어집니다.
모든 삶의 레이더를 자식에게서 나에게로 좀 전환해 보는 것이 인생의 숙제라는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아이는 믿는 만큼 자란다고 했습니다. 내가 놓은 그 빈틈만큼 아이들이 그 틈을 매우며 살아갈 것을 믿으며,
어렵지만 꼭 해야 할 그 숙제, 완전히 하루아침에 되지 않더라도 조금씩 수행해 나가 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또 사춘기아이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 하고 싶은 백 마디 잔소리는 한마디로 줄이고, 억지로라도 한번 안아줄까 합니다. 하하.
우리의 끝나지 않는, 치열한 육아기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