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용상 Jul 14. 2024

힐링과 회복, 작용과 반작용

느리더라고 꾸준히 향하고 있다는 것

누구나 그렇다고 함부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나는 이상주의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항상 꿈같은 이상적인 생각이나 목표를 항상 품어왔다.

나이에 따라, 시기에 따라 그러한 이상적인 생각이나 목표들이 현실과 섞여 다듬어지거나 달라지는 변화는 항상 있어왔지만 나만의 이상을 적어도 하나씩은 간직해오고 있는 게 지금까지의 나의 삶인 것 같다.


자석이 +극과 -극으로 이루어져 있듯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루는 기본적인 법칙이나 구성요소는 하나로 통일되어 있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복잡한 자연계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성격도 각양각색, 삶의 배경과 문화의 다양함도 셀 수 없다.


너는 어디서 어떻게 굴러들어 왔니?


순종적인 사람이 있다면, 따르길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수수하고 단정한 사람이 있다면, 화려하고 장식적인 사람도 있다.

정리 정돈 하는 방식도 물건을 수납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열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파티하고 사교적인 행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으는 사람이 있다면,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도 있다.

남에게 봉사하고 헌신하는 것에 의의를 두는 사람이 있다면, 남을 괴롭히고 싸워서 이기는 것에 의의를 두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극과 +극이 만날 수 없고, 항상 +극과 -극이 만날 수밖에 없는 자연의 진실처럼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 또는 환경을 만나 의도치 않게 또는 필연적으로 마음의 생채기를 하나 둘 얻곤 한다.

생채기면 다행이게? 나도 모르는 멍이 들어있거나 회복 불능처럼 보이는 상처가 생기면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존재한다.


상반되는 두 사람 간 갈등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한 사람의 성격이 다른 한 사람의 성격과 똑같이 흡수될 수 없는 것처럼 각자는 여전히 각자로 존재하는 법이다.

그렇게 상처라는 작용이 있다면 회복하기 위한 노력인 반작용도 있어야 하는 법.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패인만큼의 살을 새살로 돋우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일본에서 지내는 이 시간은 그동안 나도 모르게 패어있던 내 살에 새살을 돋우기 위한 힐링의 시간이다.

또 다른 환경에서의 어려움도 없지는 않지만 내가 가진 이상을 느리지만 꾸준하게 다듬고 다듬어가며,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위로나 재미와 같은 긍정적인 기운을 줄 수 있는 것이 되었으면!

이전 09화 지나간 물건도 다시 보게 되는 일본의 카이토리 문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