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 욕설을 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다. 운전을 하지 않을 때 운전하면서 욕을 하고 차를 쫓아가는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나중에 운전을 하게 되면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도 했었다.
어느덧 나도 제대로 운전을 하고 다닌 지 5년이 지났다.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비보호 신호에서 좌회전을 하려고 하는데 반대편에서 차가 와서 잠시 섰다. 거기서도 비보호라 좌회전 깜빡이를 켰다면 나도 바로 좌회전을 했을 텐데 깜빡이가 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잠시 멈춰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차는 보란 듯이 좌회전을 해서 갔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속으로 욕이 나왔다.
'깜박이는 왜 안 켜는 거야. 진작 켜줬으면 내가 진작 갔을 거 아냐.'
물론 내뱉지는 않았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서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밖으로 내뱉지만 않았을 뿐, 나는 욕을 한 거랑 같은 게 아닌가 하고.
예전에 어떤 분이 말했던 영상이 기억이 났다. 내가 무의식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나중에 모두 말로 내뱉어진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때 그 영상을 보고 깊은 공감을 했다. 보통은 말을 내뱉기 전에 한번 더 생각을 하고 말을 한다. 하지만 긴장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편한 사람과의 대화를 할 때, 혹은 술을 마시거나 취했을 때에는 굳이 한번 더 생각하고 조심을 하지 않게 된다.
평소 내가 생각하던 것들이 거침없이 내 입을 통해 말이 되어 내뱉어진다. 마음속 나의 생각들, 나의 속 마음들이 결국엔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이 온다. 그때 정신을 붙잡고 필터를 거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순간들엔 나중에 후회할 일들도 생기게 된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도 말 한마디에 나의 이미지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
그 영상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필터 없이 말이 튀어나와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내가 내뱉는 말들이 나를 나타내고 보여준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내가 입 밖으로 내뱉기 전에, 내가 생각하는 것부터 잘 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에서 하는 말부터 관리를 해야, 결국 그 마음들이 말이 되어 밖으로 나올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