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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을 대하는 자세

by 지윤

유독 조직개편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잦았던 나. 전 회사에서도 잦은 조직개편에 계속 사람이 바뀌는 게 그렇게도 싫었는데, 이 회사에서도 조직개편은 피해 갈 수가 없었다. 입사하고 맞은 2번째 조직개편이었다.

마침 인사평가 시즌이라 팀장님과 면담을 하다가 "저는 이제 별로 미련이 없어요. 전국투어 돈 걸로 오프라인 한 다 풀었어요"라고 얘기했었다. 그런데 미련이 없다고 하자마자 나에게 다시 온 오프라인 행사.


이 회사가 나에게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역시 오프라인이었는데, 방송뿐 아니라 백상이나 골든디스크 같은 큰 규모의 행사를 운영해 볼 수 있다는 게 엄청난 기회로 느껴졌다. 그렇지만 입사하자마자 방송과 컨벤션으로 아예 팀이 분리가 되면서 방송 쪽 일만 담당을 하게 되었고, 그 당시에는 그게 아쉽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하다 보니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 너무 쌓였고, 아쉽다고 생각했던 오프라인도 콘서트로 모두 채웠으니 미련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컨벤션을 같이 담당하게 되었다.

역시 무언가 조급하거나 불안할 때보다는 큰 미련이 없고 마음이 편안한 상태일 때 일이 더 잘 풀리는 것 같다는 불변의 법칙.






팀장님과 면담을 하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 어쨌든 여기가 첫 정규직 커리어의 시작이고, 마지막 회사이지는 않을 거니까, 최소한 여기 있는 동안만큼은 얻어가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회사입장에서도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지윤님에게도 스스로 성장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 지윤님이 적극적이고, 마케팅 관련된 일에 유독 더 자신이 있어 보인다.

- 네트워킹이나 인풋을 쌓는데 집중하면 좋겠다. 저 사람은 어떻게 일하는지, 파트너사랑 일할 때 어떤 부분은 강점인지, 어떤 부분은 약점인지 보면서 배우자. 지윤님은 프로그램 쪽 마케팅은 해봤지만 아티스트 쪽은 처음이고, OO님은 아티스트는 해봤지만 프로그램단은 처음이니까 서로 이야기 많이 하면서 배웠으면 좋겠다

- OO님이랑도 얘기했지만 우리가 같은 팀인데 사실 서로가 하는 일에 대해서 정확하게 다 잘 알고 있지는 못한다. 그래도 대략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아는 건 필요할 거 같다.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 하자

- (조직개편은) 우리가 뭘 잘못해서 자꾸 바뀌는 게 아니라, 우리 팀이 그만큼 회사에서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딱 그 당시 나에게 필요했던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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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 올렸더니 언니가 해줬던 말 -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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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과 원온원 대화를 하며 성향상 진짜 비슷하다고 느껴졌던 부분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거, 반복적인 게 싫고 지루한 거 못 참는 사람들이라는 거!


팀장님은 대학교를 그냥 상황상 맞춰서 왔는데, 우연히 벡스코에서 알바/인턴을 하다가 사실 되게 별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가슴 뛰는 일이 있구나!' 하고 '나는 전시 컨벤션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하는데, 정말 나랑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거 같아서 너무 신기했다. 좋아하니까, 더 잘하고 싶어서 공부했고 이 회사를 5년이나 다닐 수 있었던 것도 계속 하는 일이 바뀌고 다양한 일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인도 계속 새로 해보는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부분에서.


방송도, 매니지먼트도, 공연도 결국 사람으로 하는 일이다. 회사 사람들에게서는 본인의 일에 대한 애정이 가득 느껴졌다. 그 애정이 보일 때마다 그 사람이 빛나보였다. 다른 어떤 요소보다 스스로의 동기부여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멋져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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