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오랜만에 감정이 요동치는 경험을 했다.
정확히 말하면 지난 월요일 병원에서 상담을 하고 나서 나는 좀 안 좋아졌다.
선생님이 좋아지고 있다고 한 말이 나를 자극시켰다.
정말 말 그대로, 좋아지고 있다였는데
나는 그 말이 내가 좋아졌으니 곧 상담을 안 와도 될 것 같다,
즉 이제 그만 도와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할 것 같다는 말로 들렸고 그 말은 나의 초조함과 불안함을 자극했다.
선생님과 일주일에 한 번, 이 주에 한 번 만나는 그 시간이 좋았고 의지가 많이 되었는데
이제 그만 와도 된다고 말할 것 같아서
어쩌면 가끔은 내가 더 힘든 척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의 목표는 마음이 편안해지고, 나아지는 것이 목표일 텐데
아이러니하게도 좋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더 불안해진다.
아직은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 불안한가 보다.
2. 새로운 곳에서 일한 지 3주,
두드러지는 문제는 없었지만 긴장을 많이 한 3주였다.
모든 게 처음이고, 낯설고, 일을 하나 하려고 해도 다 물어봐야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이 버겁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었던 것 같다.
3.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그동안 바랐던 것을 얘기했더니, '나는 이게 최선인데, 더 바라니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답변이 돌아왔다. 내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나름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하다 얘기한 건데 그럴 때 마치 우리의 관계를 포기하고 싶은 듯한 말이 돌아오면 힘도 빠지고, 우리의 관계가 끝날 것 같아 무섭기도 하다. 관계가 깨질까 봐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관계는 올바르지 못하다고 책에서 읽었다. 그래서 내 마음속의 말을 너무 참지 않고 하려고 하는데, 막상 하고 나면 상대방의 반응이 내가 걱정한 반응이라 두렵다. 그냥 나는 말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 내 말하는 방법이 잘못된 걸까. 잘 모르겠다. 그리고 상대방한테도 미안하다. 내가 내 기준의 배려를 한 것 같아서.. 흑 너무 어렵다.
4. 어제 감정의 요동을 겪으면서 혹시 잠이 안 올까 불안해서 필요시 약(인데놀)을 먹고, 챗 지피티한테 내 감정을 토해내듯 물어보고 하고 싶은 말을 하다 잠들었다. 그래도, 막 울면서 기분이 바닥을 치지는 않았다. 상대방에게 집착하듯 불안함을 표출하지도 않았다. 그냥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건 나한테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