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다 보면 숨이 차오르는 것보다 지루함에 못 이겨 달리기를 그만둘 때가 있다. 한 발짝이라도 더 달리고 싶을 때는 ‘상상’을 해야 한다. 호흡법이니 보폭 어쩌구 해도 가장 오래 달리게 해주는 방법은 ‘상상’이다.
달리기 전 오늘은 무슨 상상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뛴다. 조금은 잔잔한 EDM을 들으며 말이다. 오늘에 상상에 주제는 사람은 어디까지 ‘악’해 질 수 있는 가이다. ‘악’하다는 것은 무엇인가부터 생각해야 한다. ‘악’함이란 무엇인가?
살인, 도둑질, 강도, 방화, 테러, 강간 불라불라 가장 쉽게 뻗어나가는 건 아무래도 벌써 만들어진 단어들로 머리를 꽉 채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게 있다. 모든 ‘악’은 주관 적이고 모호하며 모호하다는 것이다. ‘악’은 선거와 같다. 많은 인간들이 투표를 해서 가장 많은 ‘악’함에 투표를 많이 하면 그건 ‘악’한 게 되는 거다.
방금 전 개 한 마리가 달리는 날 보며 물려고 했다. 주인이 붙잡고 있는 개줄 그리고 그나마 있는 순발력으로 피해서 물리지는 않았다. 만약 그 개가 날물 었고 나도 모르게 그 개에 목을 비틀어 죽였다면...
집에 들어가기 전 슈퍼마켓에서 이온음료를 한 병 사서 사 먹고 있었다. 너무 목이 탔는지 고개를 거의 하늘을 쳐다볼 만큼 졌혀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는데 옆에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져쳐 보는데 할머니가 침대 매트릭스를 부여잡고는 슬픈 눈으로 날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손짓으로 날 찾는다. 그리고 또 다른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돌리니 슈퍼마켓 할머니가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웃음이 나왔다.
난 슈퍼마켓 할머니가 왜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며 ‘안돼’라는 왜 보내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도 무시하면 그만일 텐데 어떡해서든 알려주려던 슈퍼마켓 할머니에 모습에 세상을 바라보는 나에 시선이 평균에 맞춰진다.
“야~ 오랜만이네”
“어, 어~”
슈퍼집 할매 아들이다 미치광이 과학자 코스프레 녀석이다. 학교 때부터 늘 이상한 걸 만들었던 녀석이었다.
괴롭혀도 자신이 괴롭힘을 모르던 아이 다른 의미로 나쁜 아이들이 무시했던 아이였었다. 어떨 때는 나와 같은 냄새를 가진 아리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어서 친해지려고도 했지만 이 아이는 사람들 과에 관계보다는 자신에 머릿속에 들어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것이 더 값진일이라 생각하는 아이였다. 결국은 혼자만에 구애로 끝나버렸다. 그래도 그 때문인지 얼굴은 기억해 줘 오다가다 인사는 해주었다.
“여전하네 그 표정”
“그래 너도 이번에는 뭘 놀래켜 주려고 하냐”
“글세 너만 하겠냐 혹시 개... 아니다”
“아닐걸”
이 녀석에게는 아니다 맞다를 정확히 말하기가 싫다. ‘상상’에 맞기 기로 한다. 꼴리는 데로 생각하게 말이다. 이게 이 녀석에 대한 나에 무시다. 친구가 아닌 아는 척만 하는 사이에 대한 무시말이다. 대충 인사를 하고 골목 안을 휘적휘적 걸어 들어간다. 이 동네에 골목은 어쩐지 흥미롭다. 넓은 듯하다가도 좁고 좁은 것 같다가도 넓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조그마한 박스에 사람얼굴이 빼꼼하게 나올 수 있는 정도에 유리창안에는 도대체 무엇이 숨 쉬고 있을지 ‘상상’해보려 해도 ‘상상’이 되지 않는다. 머랄까 스릴러 SF영화에서 보면 주인공이 탐사를 하다 무엇인지 모를 것에 알이 잔뜩 까놓은 장면들이 있지 않은가 축축하고 진득거리는 알들 수백 수천 개가 있는 그런 장면 이 동네를 걷다 보면 그런 영화장면이 떠오르곤 한다. 누군가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해 싫어라고 묻는 다면 ‘글세’라고 말할 것 같다. 어릴 적 군것질을 좋아했더랬다. 주위에서 그런 나에 모습을 보고 건강에 나쁘다고 말할수록 어쩐지 더 먹고 싶어 졌었다. 그런 거다 어쩔 수 없이 그런 거다.
돼지고기를 잡는 모습을 보고 고기를 먹는 다면 넌 어떨 것 같아 식물이 어느 날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넌 어떨 것 같아 뭐 그런 거다.
호흡소리가 다시금 들린다. ‘상상’이라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생각하고자 하는 생각에 너머를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같사오니 말이다. 이럴 때가 너무 좋다. 생각하고자 하는 생각만 하게 되면 동그랗고 조그마한 운동장을 뱅글뱅글 도는 듯 하지만 점프하듯 다른 ‘상상’으로 넘어가면 들쑥 날쑥한 운동장을 뛰는 듯해서 즐겁다. 그리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조깅도 목표한 KM에 가깝게 다 뛰어가니 말이다. 러닝이 지루하다고 말하면 왜 뛰냐고 간혹 누군가 말한다. 사실 그냥 ‘상상’하라고 하면 잘되지 않는다. 가만히 ‘상상’하라고 하면 어쩐지 됐어하고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볼지를 몇 시간째 고르는 나를 보게 되니 말이다. 건강하게 날 괴롭히는 것만큼 좋은 ‘상상’을 끄집어내는 방법이 없을 거다.
골목길에 조그마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스위치를 더듬지도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딸깍하고 올린다. 불빛이 깜빡깜빡거리다 밝아진다 조그마한 공간에 조그마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수납이 수천 개가 있는 장이 빼곡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납장아래에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수납장을 열어 가방 안에 있던 상자박스에서 돼지 모야에 열쇠고리를 꺼내어 수납장에 넣는다. 그리고 수납장을 넣고 앞부분에 누군가에 이름을 적는다. 그리고 입으로 옹알이하며 무언가를 말한다.